점심 메뉴 66

여의도 직장인 점심 : 식은 죽 먹기보다 쉬운 한강에서 라면 먹기

십 수 년이 넘게 여의도에서 근무를 하면서도 한강 공원에 가서 라면 한 그릇 먹고 오는 일이 그리 쉽지 않았다. 라면 한 그릇 먹겠다고 짧은 점심 시간에 한강 공원까지 거의 달리듯이 다녀와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렇게 멀리 가지 않아도 사무실 주변에는 맛있는 식당들이 천지에 널렸으니 꼭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러나 또 다시 봄바람이 살랑 불고 벚꽃이 만발하는 계절이 찾아 왔으니 올 해에는 꼭 한 번 가 보자했던 다짐을 실천하고 싶었고, 더 이상 화창할 수 없는 그런 어느 날 한강 공원까지 달려가(사실 걸어갔지만), 라면을 먹고 오기로 했다. 예전(정말 오래 전, 라면기계가 없던)과는 다르게 기계가 있고, 원하는 봉지라면을 선택해서 각자 취향껏 먹을 수 있으니 가볍게 점심 한 끼 먹기에는 아..

EATING 2024.04.16

여의도 직장인 점심 히레카츠 탑티어, 더현대서울 긴자 바이린

혼밥하는 날 신나게 찾아가서 카레우동 정식을 주문했는데, 정식 메뉴는 우동이나 메밀과 함께 새우튀김 또는 히레카츠 두 조각이 함께 구성되어 있어서 평소에 좋아하는 카레우동도 먹고 그렇게 맛있다고 소문난 돈가스도 맛 볼 수 있겠다 싶어서 카레우동 정식을 주문했다. 카레 우동은 카레에 매콤한 맛이 없어 그런지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적당한 중간 맛이었고, 히레카츠는 반동강으로 잘라져 선홍 빛 속살을 자랑하는 트렌디한 히레카츠와는 사뭇 다르게 클래식한 버전으로 만들어졌지만 적당히 바삭하고 따끈하게 튀겨져서 한 입 베어 물면 촉촉한 육즙이 살아있어 맛있었다. 따끈함이 지나친 나머지 뜨거울 지경이라 조심해서 먹어야 했지만 참으로 꿀맛이었다. 특로스카츠 25,000원 바이린 (왕새우+히레+멘츠) 22,000원 로히카..

EATING 2024.03.28

여의도 브라이튼에 열린 새 식당 도장 깨기, 신홍러우, 미담, 소이연남, 알라보

후분양이라더니 아직까지 공사가 끝났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브라이튼의 상가들이 문을 열긴 열었다. 지나다니면서 보면 공사 자재들이 아직도 이쪽 저쪽으로 놓여 있어서 아직 멀었다 싶었는데 '브라이튼 스퀘어'로 이름 붙여진 상가동에는 몇 개의 식당이 영업중이었다. 멀리서 봤을 때 이미 딱 봐도 비싸 보이는 식당들인 것 같아서 애써 외면해 왔었지만 이제는 더 이상 궁금한 걸 참을 수는 없어서 둘러 보기로 했다. 브라이튼 스퀘어는 지상층처럼 보이지만 지하 1층인 곳에 위치하고 있다. 전체 단지 구조를 여전히 잘 모르니 딱 짚어 어느 쪽이라고 설명하기가 애매하다. 그냥 간판 몰려 있는 곳에 뭐라도 있겠거니 싶어 따라가 보았다. 단체 모임하기 좋은 고급 중식당 신홍러우 마파두부밥 15,000원 피에프 창 앞에 서 있..

EATING 2024.02.28

여의도 직장인 점심 2023년 11월 정산

∷ 2023년 11월 1일 동동국수, 육개장 칼국수 11,000원 서울페이 가능 원래 계획은 오복수산대구에서 얼큰한 대구탕을 먹는 거시었는데 열 두 시 반 전에는 1인 식사가 불가능하다는 문구를 보고 실망할 여유도 없이 부리나케 달려간 곳이 동동국수였다. 에머이와 배꼽집이 있는 빌딩에 새로 문을 연지 한참이 지난 동동국수를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어서 궁금하던 차에 잘 됐다 싶었다. 육개장 칼국수를 주문했는데 자주 다니던 이화수 육개장 칼국수와는 다르게 육개장 국물과 삶은 칼국수 면이 따로 나왔다. 어차피 다시 섞어 먹을텐데 이러면 면의 식감이 조금 더 살아 있는 것일까, 왜인지 궁금하다. 다만 탄수 화물을 최대한 줄여보고자 노력하는 중년으로서는 이렇게 따로 주시니 다 넣지 않고 깔끔하게 남겨 놓을 수는..

EATING 2023.12.19

가깝고도 먼 서여의도라 가 볼 수 없었던 평양 냉면 맛집 정인면옥

여의도는 마포대교와 이어진 도로를 중심으로 동여의도와 서여의도로 나눠진다. 동여의도로 출근하는 자에게는 그 큰 도로 너머 서여의도까지 가서 점심을 먹고 오후 업무시간 전에 복귀하려면 거의 뛰어다녀야 하고, 커피 한 잔 하는 여유도 생각할 수가 없다. 그러니 건너편 저쪽에 위치한 냉면집에 가 볼 일이 없었다. 회사를 쉬는 동안에나 여유만만하게 건너가 먹고 올 수 있었던 동여의도 직장인에게는 새로운 맛집이었지만 여유 부자인 동생댁에게는 냉면 먹고 싶을 때 그냥 가는 집이었던 것도 모르고 있었다. 무려 5년 동안 미슐랭이었는데, 5년 동안 깜깜하게 모르고 있었다니 과거의 내가 너무 게을렀을까, 광화문 국밥이 사라지고 나서는 이런 메밀면을 점심 시간에 먹을 수 없다며 좌절하고 있었는데 노력하면 먹을 수 있는 거..

EATING 2023.08.02

여의도 직장인 점심 : 해물 칼국수와 바지락 칼국수

붉은 살코기를 넣어 끓인 육수로 만든 칼국수만으로는 늘 모자람이 있었다. 너섬 칼국수의 얼큰한 칼국수도 구수한 황생가 칼국수도 맛이 있고, 김영삼 대통령이 즐겨 먹었다는 비싼 안동국시를 파는 소호정도 새로 문을 열었지만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너섬 칼국수 메뉴 양지 칼국수 9,000원 얼큰 해장 칼국수 10,000원 손만두국 10,000원 떡만두국 11,000원 너섬 칼국수에서 얼큰한 해장 칼국수를 양지 칼국수보다 천 원 더 내고 먹어 보았지만 딱히 또 다른 환상적인 맛은 아니었다. 그냥 기본 양지 칼국수에 다대기를 조금 더 넣고 적당히 얼큰한 정도로만 먹어도 괜찮을 것 같았다. 소호정의 국수는 부드럽고 담백해 보였지만 칼칼하지 않은 메뉴를 선뜻 선택하기가 싫어서 소고기 국밥을 먹었고, 팀장님이 주문한 국..

EATING 2023.02.02

여의도 직장인 점심 : 2022년에 오픈 대기중인 맛집들, 디저트 맛집 얀 쿠브레와 노티드 베이커리, 그리고 렌위치와 점보 씨푸드

넉 달만에 오픈하는 파리 디저트, 얀쿠브레 그 중 얀쿠브레가 드디어 2월 23일, 수요일에 문을 연다. 아침 일곱 시부터 오픈이라고 하니 하루에 열 개만 판매한다는 바닐라 밀푀유는 못 먹을 것 같다. 작정하고 서둘러 가봐야 여덟시 반일텐데 이미 동나고 없을 것 같아 마음 편히 천천히 출근할 예정이다. 반디앤 루니스가 충격적으로 문을 닫은 후, 한동안 그대로 휑하게 비어 있다가 공사를 하면서 스펠링만 봐서는 도저히 읽기 어려운 얀 쿠브레와 카페콤마가 2022년에 문을 연다고 벽에 붙어 있었다. 파리에 가 본 적이 없으니 파리에서 얼마나 힙한지는 알 수 없지만 벽에 붙어 있는 사진만 봐도 뭔가 맛있어 보이게 생겼다. 정교한 여우 패턴이 아름다운 케이크 사진이었다. 카페 콤마는 한 번에 봐도 카페임을 알 수 ..

EATING 2022.02.23

여의도 직장인 점심 : 너무 그리운 소듐(구 나트륨) 메뉴 포장

나트륨이 언제부터인지 소듐이 되었다고 한다. 교과서에 실리는 용어들이 많이 바뀌어서 이제 젊은 사람인 척 하려면 새 교과서에 실린 용어들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부탄도 메탄도 이제는 부테인, 메테인이고 나트륨은 소듐이다. 세상이 바뀌고 있다. 열 한 시 반 전에 주문해야 포장이 가능한 기소야 더위가 식을 무렵 장마가 다시 찾아 와 비가 한참 오고 있고, 비가 오는 날이라면 응당 국물 있는 따뜻한 메뉴를 먹어주는 것이 합당하다고 생각했다. 배달앱을 뒤적거리니 약간 거리가 있는 다른 기소야 지점에서는 배달 주문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기소야도 포장이 가능한지 확인이 필요했다. 앱에는 보이지 않으니 앱으로는 주문할 수 없었고, 매장에 직접 전화를 하면 포장할 수 있을까 궁금..

EATING 2021.09.01

여의도 직장인 점심 : 지갑도 함께 홀쭉해지는 다이어트 메뉴, 샐러드

샐러드가 언제부터 이렇게 비쌌나, 비싼데만 골라 다녀서 그랬나, 메뉴를 정리하며 반성하고 있다. 지갑이 홀쭉해지는 만큼 몸도 홀쭉해 지면 좋겠는데, 몸이 마음 같지만은 않다. 대륙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파크원 빌딩 1층에 위치한 크리스피 프레시 샐러드 백화점은 백화점이니까 넓고 크게 지었나보다 하고 개의치 않고 지나칠 수 있었는데, 파크원 내부는 일반적인 빌딩에서 느껴지는 분위기와 사뭇 다르게 훨씬 넓고 더 큰 느낌이 들어 중국에서 보았던 빌딩들이 떠 올랐다. 물론, 요즘 여의도에 새롭게 지어지는 빌딩 외에 다른 빌딩들은 이제는 정말 후줄근해 보이기까지 한 오래된 것들이라 더 다르게 느껴졌을 수도 있지만, 실내 1층 로비의 높이가 다른 곳보다 월등히 높아 시원시원한 느낌이 들었고, 옛날 옛적에 북경에 ..

EATING 2021.03.23

여의도 직장인 점심 : 천국같은 헬 게이트가 열렸다, 더 현대 서울

사람이 얼마나 몰릴까 상상하기 어려워서 일단 가 보기는 하기로 결심을 하고, 하필이면 회식을 하는 날이었으니 정말 오랜만에 회식도 할 겸 점심을 후딱 먹고 오기로 했다. 정말 오랜만에 바깥 밥을 먹기로 결심을 하고 나갔다. 하늘이 어찌나 파랗고 맑은 날인지 강한 빨강 기둥이 대조적으로 더 강해 보이는 날이었다. 회식을 하기로 했으니 일단 각종 고기 맛집들이 콜라보했다는 '수티'를 목표로 하고 출발하면서 바로 현대 식품관 앱에서 웨이팅을 신청했다. 대기 번호는 25번을 받았고, 14팀이 이미 대기중이라는 안내를 확인하고 포스팅용으로 이미지를 캡쳐하고 앱을 닫았는데, 이미 대기중인 팀이 줄어 드는 속도가 궁금해서 다시 앱을 열어 확인하려고 하니 문제가 있었다. 앱 어디에서도 '예약 확인'이라던가, '나의 예..

EATING 2021.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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