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OTING 133

여의도 직장인 출근길 : 걷기 시작

걷기 시작한 날 아직 날은 덥고 처음부터 걸으면 왕복 만 보인 거리가 부담스럽다며 고민하다가 교통카드란 놈을 다시 쓰기로 했다. 얼기설기 3D 펜으로 마감해 놓은 티머니 카드는 아직 문제없이 작동한다. 대방역까지 두 정거장을 타던지, 신길역까지 한 정거장을 타고 나머지를 걸으면 만보에서 오는 부담을 줄일 수 있는데 왜 진작 생각을 못했나 모르겠다. 지하철을 출근 시간대에 타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운 일이라 선택지에 넣지 않았었을 수는 있다. 출근 시간대를 변경한 지금은 지하철을 타 보니 복잡하지 않아서 스트레스가 훨씬 덜하다. 진작 타고 다닐걸 그랬다. 1,250원 쓰니까 이런 파란 하늘 아래를 걸어 출근할 수도 있으니 너무 행복하다. 돌아오는 길은 그 때 그 때 상황에 맞춰 바꾸면 되는데, 날이 더워서 ..

SHOOTING 2021.10.20

안녕, 달개비

렌즈가 문제인지 내 손이 문제인지 카메라가 문제인지 고민이다. 핀이 맞은 것 같으면서도 한 가운데만 뿌옇게 보이는 경우가 자주 보인다. 그렇다고 당장 카메라를 바꿀 일은 아니지만 더위 끝에 기운내서 나갔다가 돌아 왔는데 고생만 하고 얻은 게 없어서 다시 의기소침해졌다. 해가 들면 반짝 반짝 아름다워지는데, 그늘에 피어 있는 놈들이 많아서 더 어려웠다. 해를 등지고 한 시간 남짓 앉아 있다가 들어 왔는데 등짝은 알러지로 우둘두툴 난리가 났고, 기이한 동작으로 쭈그리고 앉아 있었더니 몸통 전체 근육이 다 뻐근해서 다음 날은 종일 기어 다녔다. 운동하자.

SHOOTING/FLOWER 2021.09.08

작약 @ 인천대공원 수목원

일요일 아침부터 부지런을 떨었더니 밀린 숙제를 해치운 것 같은 느낌이라 마음은 놓이지만, 해가 쨍하게 뜨지도 않은 5월 마지막 주인데도 이렇게 더울 일인가 싶게 땀이 흘렀다. 언제나 그렇듯이 작약도 그렇지만 찔레도 1~2주 늦어서 절정이 지나 약간 시들하다. 5월 중순에 제일 바쁘게 움직였어야 하는데 올 해에는 주말만 되면 비가 오기도 했었으니 핑계 아닌 핑계가 있다. 방 수리까지 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삼각대 없이 들어갔다가 그늘에서 찔레를 발견하고 다시 삼각대를 가지러 가느냐 마느냐 고민했지만 삼각대까지 들고 다닐 기력은 없고, 어차피 절정도 지났으니 삼각대 없이 몇 컷만 시도해 보고 말았다. 작약은 한 가운데에 자리가 따로 마련되어 있어서 뙤약볕이라 빛이 좋아 삼각대 없이 집중하면 그럭저럭 ..

SHOOTING/FLOWER 2021.05.24

여의도 직장인, 빈센조 브릿지 퇴근길

올 해 들어 부지런한 분들이 부쩍 많이 보인다. 노루귀 사진을 찍으러 갔다가 열혈 촬영하시는 분들을 마주쳐 감화받은지 얼마 안지난 것 같은데, 샛강교 앞에 일몰 시간에 맞춰 대기중이신 분들이 계셔서 또 한 번 놀랐다. 우연히 시간이 맞으면 얻어 걸렸다며 좋아하기나 했지 미리 앉아 카메라 들고 대기해 본 적이 없다. 정해진 시간에 퇴근해야 하는 일반 직장인이기 때문이라는 핑계를 가져다 붙일 수는 있겠지만, 열정이 부족하고 게으른 탓이라는 건 만천하가 다 알고 있을 것 같다. 그렇게 옹기종기 대기하고 계신 분들을 보니 아이폰이라도 꺼내서 풍경을 담아야겠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ㅏ. 출퇴근 시간을 바꿔 일몰 시간에 맞춰 샛강교를 건너며 좋은 풍경을 볼 수 있었는데 실은 이른 시간에 급하게 도망쳐 나온 적이 많아..

SHOOTING 2021.04.30

평생 못 볼 줄 알았던 노루귀

체력도 안되고, 봄 꽃은 추울 때부터 산 속에 찾아 다녀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노루귀 같은 꽃을 내 평생은 못 볼 줄 알았는데 쉽게 볼 수 있는 곳이 있었다. 인천대공원에서 복수초와 노루귀를 볼 수 있다고 해서 복수초가 행여나 다 지고 없을까 불안한 마음으로 미세먼지가 가득한 날임에도 불구하고 부득불 찾아 갔었다. 입구에서 좌측으로 연결된 수목원이 그렇게 넓지 않아서 잠깐 왔다 갔다 하면 꽃을 금방 찾을 수 있었고, 꽃 사이에 데크까지 잘 둘러져 있어서 촬영하는 것도 쉬웠다. 데크가 넓지 않아서 삼각대를 펼칠 수 있는 환경은 아니었고, 당연히 풀과 꽃들을 보호해야 하니 안 쪽으로도 삼각대는 펼치면 안되는 상황이었지만 데크가 충분히 지지대 역할을 해줘서 문제없이 마음껏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

SHOOTING/FLOWER 2021.03.31

셔터스톡에서 까인 매화

비슷한 사진이 많다고 까였다. 내 사진 중에는 몇 장 없는데 원래 매화 사진이 많은 것인지 비교적 비슷해 보였는지 아무튼 까였지만 사랑스러운 그림들이라 개인적으로 걸어 본다. 그렇게 어두운 날, 어두운 시간도 아니었는데 그래도 조명이 있으면 뭐가 확실히 달라지는 것인지, 중년 어르신 사진 모임에서 매화를 두고 한창 촬영하고 계셔서 깜짝 놀랐다. 그에 비해 어린 나는 열정도 부족해서 카메라와 삼각대 하나씩만 들고 다니는 것도 힘에 부친다. 미리 미리 운동 열심히 해 둬야겠다. 사진도 욕심이 나지만 그림도 욕심이 난다. 이렇게 술이 풍성한 매화를 과연 그릴 수 있을까?

SHOOTING/FLOWER 2021.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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