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OTING 133

극혐아저씨들

습하고 더운 날, 동네 공원에 나가 땀을 뻘뻘 흘리며 모기에 뜯기면서도 꾹 참고 사진을 찍는데 다짜고짜 욕을 뱉는 노인을 만났다. 이미 거의 만취 수준이었고 스마트폰을 들고 사진을 찍는 지나가는 사람들 모두에게 시비를 걸고 노려 보며 욕을 하길래 근처에 관리인을 만나거나 역 앞에서 경찰을 만나면 해코지할까 무서우니 도와달라고 해볼까 싶었지만 그 누구도 보이지 않았다. 절뚝거리며 걸어가는 욕쟁이 노인네의 행선지는 귀가길과 같은 방향이라 최대한 속도를 늦추고 따라갔다. 노인네는 또다른 취한 노인네들과 만난 식당 앞에서 주저 앉았고, 그들은 왠지 몇 번은 집 앞 주차장에서 술판을 열어 시끄럽게 하던 무리들과 비슷해 보이기도 했다. 공원에서 욕쟁이 취객을 뒤따라 가며 112에 신고해 볼까도 생각했지만, 서울역 ..

SHOOTING 2020.07.22

기억 속의 코스모스는 그 자리 그대로

아스파라거스 뿌리가 섞인 흙을 퍼담아 양귀비 씨를 뿌린 텃밭에 드디어 양귀비 꽃이 피었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달려갔다. 로즈마리 차를 즐기겠다며 지난 번에 구석에서 꺼내둔 피크닉 바구니를 챙겨 갔다. 손잡이에 찌든 때 좀 지워야겠다. 2020/05/15 - [SHOWPPING] - 갑자기 갬성 플렉스갑자기 갬성 플렉스자세히 들여다 보면 큰일난다. 십 수 년 전에 사서 고이 모셔 두었던 피크닉 바구니 세트를 갑자기 열어 보았다. 손잡이는 먼지가 더께 더께 앉았지만 내부에 있는 구성품들은 나름 멀쩡하다. 마d0u0p.tistory.com 더웠지만 쑥갓 꽃과 강아지풀 코스모스를 마음껏 꺾어다 넌출넌출하게 병에 꽂아 보기도 하고 신이 났다. 어릴때에는 매 해 추석마다 보고 지내던 그 코스모스를 정말 오랜만에 여유..

SHOOTING/FLOWER 2020.07.16

까일지 안 까일지 궁금한 초록초록 잎

이미지보다는 타이틀이 문제, 영문으로 작성한 은유적인 표현은 모두 까이고 있다. 거친 비가 온 뒤에 꿋꿋이 서 있는 싱그러운 초록 잎들같은 구구절절한 미사여구가 붙은 제목은 이해해주지 않고 있다. 사무실 건물 화단에서 활짝 웃으며 나에게 인사하는 백일홍같은 제목도 퇴짜맞았었다. 그럴거면 애초에 몇 단어 이상 꼭 적어야 한다고 규정하지 말 것이지. 애써 작문해서 적어 넣었는데 이해를 못하겠다며 영어로 다시 적으라는 메시지를 첨부해서 계속 반려하고 있다. 2020/07/02 - [USING] - 조명 사망 신고 새 조명을 들고 나가서 서른 장 정도 찍었는데 날이 어두워서 조명을 켜도 만족할만한 사진을 얻을 수는 없었다. 그나마 이 정체 모를 초록 잎 사진이 제일 나아서 일단 승인받으려고 넣었는데, 초점이나 ..

SHOOTING 2020.07.03

호기심 해결, 풀잠자리 알

2019/11/26 - [SHOOTING/FLOWER] - 완벽한 제비꽃완벽한 제비꽃스케치로 옮기기에 완벽한 제비꽃을 드디어 발견했다. 전에는 카메라 프레임 안에 오브제가 얼마나 예쁘게 들어오는지에 집중했었던 것 같은데 이제는 화폭에 옮길 때 이미지를 생각하며 온전�d0u0p.tistory.com그 때 보았던 벌레의 알일 수도 있다는 그것은 정말 벌레의 알이었다. 다른 벌레일 수도 있지만 주로 풀잠자리가 나뭇잎이나 풀에 알을 낳아 놓는다고 한다. 출근하기 전 아침 방송에 희한한 일이라며, 경상도 어디 절에서 불상에 우담바라가 핀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돌고 있어서 사실인지 확인하는 내용이 나왔는데, 불상에 딱 이렇게 생긴 것들이 붙어 있었다. 마지막에 생물학자님이 짠하고 등장하셔서 이것은 풀잠자리의 알이..

SHOOTING 2020.06.22

아파트 단지 화단 마실, 달맞이꽃

작년에 놓쳤던 달맞이꽃을 올 해 드디어 제대로 만났다. 작년에도 이렇게 많이 피어 있었는데 너무 늦어서 못 보았을까, 작년보다 올 해 많이 자라난 것일까, 원래 잘 가꾸시는 화단이라 새로 부지런히 심으셨을까, 오종종한 노란 달맞이꽃들이 한가득 피어 있었다. 주변에 풀이 많아서 좋은 그림을 찾기는 어려웠지만 그래도 건강한 꽃들을 만나게 되서 반가웠다. 이제 더워져서 또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올 해까지는 더위에 몸 사리고 얌전히 지내자. 여름에는 가만히 실내에 앉아서 그림을 그려 보자.

SHOOTING/FLOWER 2020.06.21

백화점 화단 뱀딸기

서울에서 뱀딸기를 만났다. 그것도 백화점 뒷뜰에 뱀딸기가 자라고 있었다.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서 열심히 사진을 찍다 보니 생각보다 많이 열려 있었다. 한 주 지나 다시 가면 더 많이 열려 있었을 것 같기는 한데, 날은 더워졌고, 공사다망했고, 코로나 확진자가 근처를 배회하고 있다 하니 다시 가 볼 수는 없었다. 사무실 옆 아파트 단지에서도 뱀딸기가 피어 있는 모습을 지나가면서 보았다. 어디서 씨앗이 날아왔길래 이렇게 눈에 많이 띄나 궁금하다. 아파트 단지 화단을 지날 때에는 해가 너무 뜨거워서 더 자세히 보기 어려워서 스쳐 지나왔다. 여전히 부지런하지 못해서 뱀딸기는 이제 또 볼 수 없다. 농장에도 산딸기가 한창이라는데 눈으로 보기가 어렵다. 더워서 진짜 꼼짝하기가 싫다. 올 해에는 더 이상 꽃을 못 ..

SHOOTING/FLOWER 2020.06.21

셔터스톡에서 안 받아 준 농장 식물들

사랑스러운 구상이들과 너맞어 브로콜리들과 저녁 노을 배경의 청보리들 사진이 모두 까였다. 거절 이유를 보니 Noise / Film Grain : Content contains chrominance noise, luminance noise, sharpening noise, or film grain that detracts from the main subject. 들고 간 라이카 X-1은 여전히 초점이 맞다가 안맞다가를 반복해서 분통이 터지는 바람에 편리한 손전화로 찍어댔더니 저녁 무렵이라 그런지 대체로 어두워서 ISO가 높게 설정되었나보다. 초점도 어렵고, 어차피 조리개 조절도 안되는 핸드폰으로 촬영을 해 보겠다고 용을 쓰는 것도 그렇고 힘이 든다. 겨우 백 컷은 넘겼는데, 이천 컷 넘게 올린다고 해도 필..

SHOOTING/FLOWER 2020.06.19

멀티자아, 부캐의 시대, 셔터스톡 컨트리뷰터를 시작하면서 장비 탓을 해 보자.

내 자아는 이미 본업 외에, 유투버, 블로거, 이모티콘 캐릭터 저작권자 정도 되는데 이제 리소스 사진 작가가 추가되었다. 그 어느 것도 아직 성공적인 수입은 없고 부지런히 작업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하나 더 추가되었다. 사진으로 돈 버는 법이라며 내용을 차근차근 정리해 놓으신 유투버님의 글을 저장해 둔 지 일주일이 안됬을 무렵 엄마마마님께서 방송에서 어떤 할아버지가 꽃 사진을 올려서 저작권료로 용돈벌이를 하신다며 말씀을 전하셨다. 어디를 가도 꽃 앞에 카메라를 대고 한참 쭈구리고 있는 딸내미를 보셨으니 하시는 말씀이셨다. 이미 모르는 바 아니지만 더 좋은 사진 찍고 싶어서 카메라를 알아 봤었는데 너무 비싸더라며 너스레를 떨어드리고 조만간 새 카메라가 집에 들어 올 수도 있음을 암시해 드렸는데, 집에 있는..

SHOOTING 2020.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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