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고민 82

여의도 직장인 점심 : 식은 죽 먹기보다 쉬운 한강에서 라면 먹기

십 수 년이 넘게 여의도에서 근무를 하면서도 한강 공원에 가서 라면 한 그릇 먹고 오는 일이 그리 쉽지 않았다. 라면 한 그릇 먹겠다고 짧은 점심 시간에 한강 공원까지 거의 달리듯이 다녀와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렇게 멀리 가지 않아도 사무실 주변에는 맛있는 식당들이 천지에 널렸으니 꼭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러나 또 다시 봄바람이 살랑 불고 벚꽃이 만발하는 계절이 찾아 왔으니 올 해에는 꼭 한 번 가 보자했던 다짐을 실천하고 싶었고, 더 이상 화창할 수 없는 그런 어느 날 한강 공원까지 달려가(사실 걸어갔지만), 라면을 먹고 오기로 했다. 예전(정말 오래 전, 라면기계가 없던)과는 다르게 기계가 있고, 원하는 봉지라면을 선택해서 각자 취향껏 먹을 수 있으니 가볍게 점심 한 끼 먹기에는 아..

EATING 2024.04.16

여의도 직장인 점심 히레카츠 탑티어, 더현대서울 긴자 바이린

혼밥하는 날 신나게 찾아가서 카레우동 정식을 주문했는데, 정식 메뉴는 우동이나 메밀과 함께 새우튀김 또는 히레카츠 두 조각이 함께 구성되어 있어서 평소에 좋아하는 카레우동도 먹고 그렇게 맛있다고 소문난 돈가스도 맛 볼 수 있겠다 싶어서 카레우동 정식을 주문했다. 카레 우동은 카레에 매콤한 맛이 없어 그런지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적당한 중간 맛이었고, 히레카츠는 반동강으로 잘라져 선홍 빛 속살을 자랑하는 트렌디한 히레카츠와는 사뭇 다르게 클래식한 버전으로 만들어졌지만 적당히 바삭하고 따끈하게 튀겨져서 한 입 베어 물면 촉촉한 육즙이 살아있어 맛있었다. 따끈함이 지나친 나머지 뜨거울 지경이라 조심해서 먹어야 했지만 참으로 꿀맛이었다. 특로스카츠 25,000원 바이린 (왕새우+히레+멘츠) 22,000원 로히카..

EATING 2024.03.28

여의도 브라이튼에 열린 새 식당 도장 깨기, 신홍러우, 미담, 소이연남, 알라보

후분양이라더니 아직까지 공사가 끝났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브라이튼의 상가들이 문을 열긴 열었다. 지나다니면서 보면 공사 자재들이 아직도 이쪽 저쪽으로 놓여 있어서 아직 멀었다 싶었는데 '브라이튼 스퀘어'로 이름 붙여진 상가동에는 몇 개의 식당이 영업중이었다. 멀리서 봤을 때 이미 딱 봐도 비싸 보이는 식당들인 것 같아서 애써 외면해 왔었지만 이제는 더 이상 궁금한 걸 참을 수는 없어서 둘러 보기로 했다. 브라이튼 스퀘어는 지상층처럼 보이지만 지하 1층인 곳에 위치하고 있다. 전체 단지 구조를 여전히 잘 모르니 딱 짚어 어느 쪽이라고 설명하기가 애매하다. 그냥 간판 몰려 있는 곳에 뭐라도 있겠거니 싶어 따라가 보았다. 단체 모임하기 좋은 고급 중식당 신홍러우 마파두부밥 15,000원 피에프 창 앞에 서 있..

EATING 2024.02.28

여의도 직장인 점심 : 눈 비벼 가며 힘들게 찾아 본 만 원의 행복

분식이나 국수 종류는 아직 여전히 만 원 이하로 식사가 가능한 식당도 많지만 만 원으로 든든하게 챙겨 먹으려면 어느 정도까지 가능할까 궁금해서 그간 먹었던 메뉴 중 아주 저렴한 미정국수나 김밥집은 빼고 정리해 보았다. 일단 제일 가까운 곳에 있는 기소야, 김치 우동은 만원, 김치 가쯔돈은 9,500원 팀장님과 나는 김치 가쯔돈을 먹을 때는 맵지 않고 기본 가쓰오부시 국물 맛이 풍부한 7,500원 짜리 가케 우동을 주로 먹기도 한다. 얼큰하고 시원한 국물에 쫄깃하고 탱탱한 면발이 살아 있는 김치 우동은 날씨가 아주 약간만 추워져도 꼭 생각나는 메뉴다. 아주 오래 전에 다른 지역 기소야를 만나 반가워서 같은 메뉴를 주문해 봤었는데, 사무실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지점에서 먹는 맛과 사뭇 달랐다. 그 이후로는 ..

EATING 2023.03.04

여의도 직장인 점심 : 망할 뻔 했던 불굴의 4주차 다이어트 메뉴

몸무게는 주중에는 감량세를 보이다가 주말이면 마음껏 먹고 누워만 지내서 다시 증량세를 보여 느린 보합세가 나타나고 있다. 이래가지고야 목표한 기한 내에 목표 체중에 도달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주말에 진짜 너무 추웠다. 크리스마스라고 사층빵집에 들러 바나나초코쉬폰과 초코 스모어 쿠키를 사다가 먹어치우면서 손가락 몇 번만 까딱거려 크리스마스 캐롤을 재감상하고 붓을 들어 미뤄둔 그림을 살짝 덧칠하는 일 외에는 거의 미동도 없이 누워 지냈더니 그리되었다. 그래서 월요일부터 샐러드를 먹었다. 월요일 : 아직도 잇샐러드, 스트레스 릴리즈 1/2 (190g), 드레싱까지 495kcal 조금 넘치는 열량을 개의치 않기 시작했다. 이대로 괜찮을까, 운동하지 뭐, 더 먹은만큼 운동하면 되는 것이다. 단백질이 탄수화물보다..

EATING 2022.01.04

여의도 직장인 점심 : 너무 그리운 소듐(구 나트륨) 메뉴 포장

나트륨이 언제부터인지 소듐이 되었다고 한다. 교과서에 실리는 용어들이 많이 바뀌어서 이제 젊은 사람인 척 하려면 새 교과서에 실린 용어들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부탄도 메탄도 이제는 부테인, 메테인이고 나트륨은 소듐이다. 세상이 바뀌고 있다. 열 한 시 반 전에 주문해야 포장이 가능한 기소야 더위가 식을 무렵 장마가 다시 찾아 와 비가 한참 오고 있고, 비가 오는 날이라면 응당 국물 있는 따뜻한 메뉴를 먹어주는 것이 합당하다고 생각했다. 배달앱을 뒤적거리니 약간 거리가 있는 다른 기소야 지점에서는 배달 주문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기소야도 포장이 가능한지 확인이 필요했다. 앱에는 보이지 않으니 앱으로는 주문할 수 없었고, 매장에 직접 전화를 하면 포장할 수 있을까 궁금..

EATING 2021.09.01

여의도 직장인 점심 : 지갑도 함께 홀쭉해지는 다이어트 메뉴, 샐러드

샐러드가 언제부터 이렇게 비쌌나, 비싼데만 골라 다녀서 그랬나, 메뉴를 정리하며 반성하고 있다. 지갑이 홀쭉해지는 만큼 몸도 홀쭉해 지면 좋겠는데, 몸이 마음 같지만은 않다. 대륙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파크원 빌딩 1층에 위치한 크리스피 프레시 샐러드 백화점은 백화점이니까 넓고 크게 지었나보다 하고 개의치 않고 지나칠 수 있었는데, 파크원 내부는 일반적인 빌딩에서 느껴지는 분위기와 사뭇 다르게 훨씬 넓고 더 큰 느낌이 들어 중국에서 보았던 빌딩들이 떠 올랐다. 물론, 요즘 여의도에 새롭게 지어지는 빌딩 외에 다른 빌딩들은 이제는 정말 후줄근해 보이기까지 한 오래된 것들이라 더 다르게 느껴졌을 수도 있지만, 실내 1층 로비의 높이가 다른 곳보다 월등히 높아 시원시원한 느낌이 들었고, 옛날 옛적에 북경에 ..

EATING 2021.03.23

여의도 직장인 점심 : 분식 잔치

마녀김밥은 김밥도 맛있고 떡볶이도 맛있지만 막상 분식 잔치를 열기에는 메뉴 구성이 애매하다. 둘이서 김밥 한 줄 떡볶이 한 줄을 주문하면 뭔가 허전한 느낌이고, 김밥을 두 줄 주문하자니 너무 많은 느낌이고 그렇다고 가벼운 오뎅이나 순대가 있는 게 아니라서 다른 선택지가 없으니 불가능하다. 그러니 대신 여러 가지를 골고루 선택할 수 있는 다른 분식집을 찾다 다니고 있다. 1. 자꾸 김가네라고 이름을 착각하고 있는 바르다 김선생, 직접 주문해서 가격 기억나지 않음 키토 김밥이 새로 나왔길래 푸짐한 분식 잔치를 시작했다. 배달 서비스가 급증하면서 어찌나 정신없으신지 만두 역시 새로 나온 튀김 만두를 주문했는데, 갈비 만두를 싸 주셨다. 사무실에서 포장을 풀고 나서야 만두가 바뀐 걸 알았으니 다시 바꾸러 가기에..

EATING 2021.02.04

여의도 직장인 점심 : 파리크라상 탐구생활

파리크라상은 커피가 맛있다. 그리고 궁금한 점이 많다. 파리크라상에서 샐러드를 사다 먹으면서 눈 여겨 보았던 반반 믹스 샐러드 박스는 샌드위치도 반 반 구성으로 두 가지가 들어 있어서 생각보다 양이 푸짐했다. 크렌베리 치킨 샌드위치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메뉴였지만 구성을 변경할 수는 없는 상태라 그냥 먹어야 했다. 2020/12/22 - [EATING] - 여의도 직장인 점심 : 샐러드라고 배부르지 말란 법 없다, feat. 탄수화물 여의도 직장인 점심 : 샐러드라고 배부르지 말란 법 없다, feat. 탄수화물 적당한 가격에 괜찮은 구성의 샐러드를 찾아 볼까 해서 사무실에서 어느 정도 가까운 거리에 있는 파리 크라상에 들렀던 적이 있었는데, 의외로 샐러드 종류도 많았고, 샌드위치 반 샐러드 반 d0u0p..

EATING 2021.01.29

여의도 직장인 점심 : 명란은 꼭 아보카도가 필요한가?

채소 튀김이 올라가 있는 오미식당의 10,000원 짜리 명란덮밥에는 아보카도가 없다. IFC 몰에 닭고기 도시락을 사러 갔다가 허탕을 치고 두리번거리다 오미식당을 찾아갔더니 다행히 메뉴 포장이 가능하다고 해서 신나게 사들고 왔다. 오는 동안 튀김이 한 김 식는 바람에 바삭한 느낌은 사라졌지만, 식었어도 식은대로 부드러운 느낌과 고소한 맛이 있어서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새콤짭조름한 장아찌 하나와 와사비가 화룡정점이랄까, 전에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지만 아보카도가 없어도 모든 재료가 명란과 잘 어울려 조화롭고 맛있다. 단 맛, 짠 맛, 쓴 맛, 신 맛, 감칠 맛, 다섯 가지 맛을 정성스럽게 담는다는 오미식당이고, 음식 또한 식당 이름에 딱 어울리는 매력적인 맛을 갖고 있는 것이다. 명란과 아보카도가 짝궁..

EATING 2021.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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