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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직장인 점심 : 분식 잔치

d0u0p 2021. 2. 4.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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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김밥은 김밥도 맛있고 떡볶이도 맛있지만 막상 분식 잔치를 열기에는 메뉴 구성이 애매하다. 둘이서 김밥 한 줄 떡볶이 한 줄을 주문하면 뭔가 허전한 느낌이고, 김밥을 두 줄 주문하자니 너무 많은 느낌이고 그렇다고 가벼운 오뎅이나 순대가 있는 게 아니라서 다른 선택지가 없으니 불가능하다. 그러니 대신 여러 가지를 골고루 선택할 수 있는 다른 분식집을 찾다 다니고 있다.  

1. 자꾸 김가네라고 이름을 착각하고 있는 바르다 김선생, 직접 주문해서 가격 기억나지 않음 

키토 김밥이 새로 나왔길래 푸짐한 분식 잔치를 시작했다. 배달 서비스가 급증하면서 어찌나 정신없으신지 만두 역시 새로 나온 튀김 만두를 주문했는데, 갈비 만두를 싸 주셨다. 사무실에서 포장을 풀고 나서야 만두가 바뀐 걸 알았으니 다시 바꾸러 가기에는 이미 늦었다. 갈비 만두는 단 맛이 강해서 좋아하지 않는다. 제육 튀김 만두가 너무 궁금했는데 아쉽다. 

가락 떡볶이에 올라가는 토핑은 바삭함이 중요했는지 특별히 따로 포장해 주셔서 다시 합체해서 맛있게 먹었다. 키토 김밥은 달걀 지단이 조금 더 푸짐하고 부드럽고 오동통했으면 좋을 것 같은데 얇고 가늘어서 씹는 식감이 질깃한 느낌이라 약간 아쉬웠다. 만두 하나만 추가했는데도 푸짐하게 잘 먹은 느낌이 단단히 들어서 좋았다. 자주 먹고 싶지만 일단 앱에서 포장 서비스를 하지 않아 직접 포장 주문하러 가면 하세월 기다려야 해서 요즘은 발길이 뜸하다. 

토핑을 따로 챙겨 줬던 떡볶이 집이 또 있었다. 

2. 세상 비싼 퍼스트플러스에이드의 현미 떡볶이, 떡볶이만 18,000원

현미로 된 떡이 건강에 좋으면 얼마나 좋길래 떡볶이가 만 팔천원씩이나 하는지 궁금해서 명란 라이스볼을 먹을 때 함께 주문해 먹었었다. 떡을 씹으면 현미의 고소함이 폴폴 풍기는 직접 만든 건강한 떡이라는 느낌은 들었지만 시그니처 메뉴라고 하기에는 떡볶이 양념이 너무 평범했고, 따로 포장되었던 두부 튀김은 떡볶이 양념과 잘 어울리는 느낌이 덜했다. 

두부가 간이 전혀 되어 있지 않은 날 것의 상태에 가까웠는데 양념이 묻으면 두 가지가 조화를 이루는 것이 아니라 두부 특유의 맛이 더 강하게 느껴져서 애매했다. 몸에 좋은 약이 입에 써서 그렇다기에는 만 팔천원으로 마녀김밥에서 떡볶이를 세 번 먹는 편이 입에도 달고 정신 건강에도 이로울 것 같다. 애써 필수 영양소 골고루 챙겨 먹고 심신이 지쳐 스트레스 받을 때 처방전으로 내리는 떡볶이가 화끈하고 맛있으면 최고지, 고소하고 향긋한 풍미에 당뇨 걱정까지 해 가며 굳이 현미떡을 찾아 먹어야 하나 싶다.  

3. 드디어 양 조절에 성공한 맛있게 매운 현선이네, 베이비세트 + 추가 15,000원

분수를 모르고 갈 때마다 세트를 주문해서 자꾸 음식을 남겨 버릇하다가 이제는 과감하게 베이비 세트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이름에 베이비가 들어가니 선뜻 주문하기 망설여졌던 것도 사실이다. 정말 너무 쪼끔일까봐, 먹어도 먹은 것 같지 않을까봐 주문할 수 없었다. 

그러나 늘 튀김 반이나 떡볶이 반, 순대 반 씩을 남기게 되는 현선이 세트나 콤보세트를 먹느니 과감하게 베이비 세트를 선택하고 다른 메뉴를 추가해 보기로 했다. 게다가 떡볶이를 꼭 매운 맛과 안매운 맛 반반으로 먹고 싶었는데 앱에서 추가 선택해서 주문할 수 있게 되어 있어서 너무 반가웠다. 베이비 세트의 떡볶이는 원래 1/2 사이즈이지만 반반으로 주문하면 1,000원이 추가되면서 양도 약간 늘어난다. 탄수화물 러버인 팀장님 양이 혹시 더 부족할까 싶어서 꼬마김밥도 하나 더 추가해서 받아 왔는데 진짜 양이 딱 안성맞춤이었다. 게다가 맵반, 안맵반이라 안매운 맛에 매운 맛을 살짝 섞어서 입에 맞는 맛으로 만들어 먹었더니 너무 좋았다. 지금도 침이 고인다. 너무 맛있다. 영양소 따위 신경쓰지 않는다면 매일 먹어도 좋을 맛이다. 현선이네 떡볶이야말로 스트레스를 화르르 불태워 주는 처방전이다. 

4. 쫄면을 먹을 수 있는 오영주 김밥, 쫄면 7,000원 영주김밥 3,800원 크레미샐러드김밥 6,000원

쫄면을 너무 오랜만에 먹었다. 나드리 쫄면을 집으로 주문해서 아주 가끔 먹었는데, 그마저도 이제 구할 수 없게 되었고, 쫄면은 어지간한 분식집에서 흔하게 먹을 수 있는 메뉴임에도 불구하고 사무실 근처에는 희한하게도 찾기 어려운 메뉴였다. 

그러다가 오영주 김밥에서 쫄면을 주문해 보았는데, 너무 맛이 있었다. 상큼하고 매콤하고 쫄깃한 느낌이 너무 좋았다. 흑돈가의 오겹 먹을 때 함께 먹었으면 훨씬 좋았을 것 같은데 그 때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쫄면에는 김밥보다는 오겹이나 군만두가 더 잘 어울리지 않나? 다음에는 서궁 군만두와 함께 먹어봐야겠다. 오겹도 좋고, 군만두도 좋고, 다 좋다. 분식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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