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TING

여의도 직장인 점심 : 파리크라상 탐구생활

d0u0p 2021. 1. 29.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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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크라상은 커피가 맛있다. 그리고 궁금한 점이 많다. 

파리크라상에서 샐러드를 사다 먹으면서 눈 여겨 보았던 반반 믹스 샐러드 박스는 샌드위치도 반 반 구성으로 두 가지가 들어 있어서 생각보다 양이 푸짐했다. 크렌베리 치킨 샌드위치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메뉴였지만 구성을 변경할 수는 없는 상태라 그냥 먹어야 했다. 

2020/12/22 - [EATING] - 여의도 직장인 점심 : 샐러드라고 배부르지 말란 법 없다, feat. 탄수화물

 

여의도 직장인 점심 : 샐러드라고 배부르지 말란 법 없다, feat. 탄수화물

적당한 가격에 괜찮은 구성의 샐러드를 찾아 볼까 해서 사무실에서 어느 정도 가까운 거리에 있는 파리 크라상에 들렀던 적이 있었는데, 의외로 샐러드 종류도 많았고, 샌드위치 반 샐러드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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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반한 믹스 박스 9,500원

파리 크라상을 다시 들렀을 때에는 푸짐한 것 보다는 쉽고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메뉴를 찾아 보았는데 에그마니 샌드위치가 좋아 보이긴 했지만 다 먹자니 푸짐해 보이고 반만 먹자니 부족해 보이는 애매한 사이즈라, 사이즈는 작아도 열량이 조금 더 높아 보이는 에그 베이컨 토스트를 선택했고, 계산하기 직전 샌드위치를 구매하면 커피를 할인해준다는 안내 메시지에 혹해 홀린듯이 아메리카노를 추가 주문했다. 

가볍지만 든든하게 열량을 채울 수 있는 토스트와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는데 9,200원이라고 하셔서 잠깐 당황했다. 토스트 가격을 잘 못 봤나보다 싶었고 토스트는 샌드위치가 아니라서 커피 할인은 되지 않아 그런가 싶어 계산하고 들고 나왔고, 커피를 주문했을 때 큰 사이즈인지 작은 사이즈인지 묻지 않았는데 설마 큰 사이즈 커피가 있어서 마음대로 큰 사이즈 커피를 내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반은 먹어치운 에그 베이컨 토스트 + 아메리카노 9,200원

토스트는 데우기 애매한 상태라 그냥 먹었는데 특별히 맛있다는 인상은 전혀 아니었고, 의외로 커피가 맛이 좋아서 큰 컵임에도 불구하고 거의 남기지 않고 끝까지 잘 마셨다. 근래에 마셔 본 커피 중에 훌륭한 맛이었다. 나중에 메뉴를 찾아 보니 원래 아메리카노는 4,300원이고 사이즈 구분 없이 한 가지 종류였다. 그냥 비싼 값 하는 커피였던 것이고, 동네 파리 바게트에서 똑같은 에그 베이컨 토스트가 3,100원인데 여의도 파리 크라상에서는 4,900원이라는 것이 놀라울 뿐이었다. 위치와 브랜드의 차이라고 하기에는 차이가 너무 많이 난다. 1,800원이면 커피코트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고 남는다. 가볍게 먹자고 선택한 점심 값이 9,000원이 넘어 버린 것은 아메리카노 때문이 아니라 토스트 때문이었다. 

이 빵과 저 빵 사이를 오가며 궁금했던 메뉴가 또 있었다. HMR 메뉴가 여러 가지 나와 있었는데 그 중에 라따뚜이 펜네파스타가 궁금했다. HMR은 Home Meal Replacement의 약자로 가정식을 대체하는 메뉴를 말한다. 한글로 순화하실 생각은 없으신가 보다. 급하게 만들어낸 느낌이 물씬 난다. HMR이니 데우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서 앱을 사용하기로 했는데, 메뉴를 보니 그 맛있는 아메리카노와 세트로 할인 가능한 HMR 세트 메뉴가 있어서 선택하려고 하니, 가격 차이가 있어서 그런지 세트 구성이 가능한 메뉴는 함박 스테이크와 치킨 오므라이스 뿐이었다. 함박 스테이크 보다는 라따뚜이 펜네 파스타가 먹고 싶었다.

세트 메뉴로 구성이 가능한 치킨 오므라이스는 단품 메뉴에서는 또 찾아 볼 수 없어서 이미지를 확인할 수 없었다. 결국 커피를 시원하게 버리기로 하고 원래 궁금해 했던 라따뚜이 펜네파스타를 주문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 앱으로 주문을 넣자마자 낯 익은 여의도 지역 번호로 전화가 오길래 받았더니 전화기 너머로 전자 레인지가 고장이 나서 데워드릴 수가 없다고 애석한 감정이 묻어나는 목소리가 들렸다. 과장된 표현도 아니었고, 거짓인 느낌 하나 없는 진짜 미안함이 묻어 있는 목소리였다. 

라따뚜이 펜네 파스타 HMR 8,200원

그냥 받아 온 라따뚜이 펜네 파스타를 사무실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맛있게 먹었다. 펜네는 정말 오랜만이었고, 간편식 치고는 맛이 괜찮은 편이었고 너무 부실한 느낌도 아니라 좋긴 했는데, 가장 의문이었던 것은 라따뚜이라 하기에는 호박과 가지의 양이 너무 적었지 않았나 하는 것이다. 사진에서 눈으로 셀 수 있는 호박 두 점과 가지 두 점이 전체 메뉴에 포함된 호박과 가지의 전부라서 먹는 내내 정말 아까 그것이 전부였나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치즈로 감춰진 부분에는 펜네가 푸짐하게 들어 있기는 했지만 전체 메뉴에 비해 탄수화물 양이 너무 많게 느껴졌다. 그 정도는 먹어야 포만감이 생긴다는 것도 알지만 식사를 했을 때 꼭 포만감이 생겨야 하는 것도 아니라고 소심하게 주장하고 싶다. 적당히 맛있게 먹고 열량도 채우지만 배는 무겁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은 욕심일까. 펜네를 반은 걷어 내고 호박과 가지, 버섯을 그만큼 채워서 먹고 싶다. 집에서 입맛대로 만들어 먹으면 가능하겠지만, 프랜차이즈에서 기대할 일은 아닌가보다. 프랜차이즈는 비싼 호박과 가지는 두 조각만 넣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재료인 펜네를 가득 넣어 주는 것이 정석이다. 진짜 아쉽다. 호박이랑 가지가 얼마인지 갑자기 궁금해졌다. 

이래 저래 메뉴도 보고 가격도 볼 겸 가끔 앱을 열어서 뒤적거리면서 궁금한 점이 또 있었다. 파리크라상 메뉴 중에 늘 언제나 이 두 가지 메뉴는 품절이라고 표시 되어 있는데, 매장에 가면 둘 다 찾아 볼 수 있다. 모르는 사이에 품절이 풀리는 것인가, 아니면 어쩌다 품절 처리 해 둔 것을 계속 그 상태로 두고 계시는 것인가, 모를 노릇이다. 그리고 또, 지난 번에 매장에 직접 갔을 때 벽 뒤에 숨겨져 있던 딜리버리 메뉴를 본 적이 있는데, 브런치 메뉴를 양을 줄여서 만 원에 가능하다고 적혀 있길래 궁금해서, 매장에서는 주문을 못 하는 메뉴냐고 물으니 앱에서 배달한다는 내용이라는 뉘앙스이긴 하지만 팔지 않는다는 것 같은 애매한 뉘앙스로 답변을 하시길래 나중에 앱에서 찾아 보자니, 브런치 메뉴는 매장과 동일한 가격의 메뉴만 있었고 배달 전용 메뉴가 따로 보이지는 않아서 이상하다고 생각했었는데, 라따뚜이를 받으러 가서 살펴 보니 그 때 보였던 안내는 치워지고 없었다. 프렌치 토스트가 먹고 싶기는 한데, 다른 메뉴들과 함께 푸짐하게 구성되어 있는 것 같아서 늘 주저하게 된다. 딜리버리 메뉴에서는 뭔가를 걷어 낸 것 같아서 혹했었는데, 모르는 사이에 사라져 버렸다. 일단은 언젠가 거하게 브런치 먹고 싶은 날을 기약해 본다. 

커피는 금요일에만 마셔야겠다. 큰 컵을 다 마시고 나면 잠을 잘 수가 없다. 커피도 파리바게트가 저렴하던데 같은 커피인지도 궁금하다. 파리바게트에도 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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