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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직장인 점심 : 도시락, 도시락, 도시락

d0u0p 2021. 1. 21.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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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쓰레기, 필요 이상으로 환경 오염 물질을 사용하고 버리고 있다는 죄책감에서 절대 벗어날 수 없지만 결핵이 유행하면 결핵에 걸리고, 신종 플루가 유행하면 신종 플루에 걸려 버리는 저질 체력으로는 아무리 바이러스 확산세가 감소세로 돌아서고 있다지만 선뜻 식당에 나가 앉아 점심을 먹을 배포가 없어서 여전히 도시락을 먹고 있다. 

1. 오영주 도시락

김밥과 쫄면을 주문해서 먹다가 다른 손님들이 유난히 제육덮밥을 많이 주문하시는 것 같아 덩달아 먹어보고 싶었다. 오영주 김밥에서 제육을 주문할 수 있지만 도시락만 전문적으로 만드시는 오영주 도시락에도 제육이 있길래 같은 제육이겠거니 싶어서 도시락으로 주문했다. 오영주 김밥의 제육은 밥 위에 제육을 푸짐이 얹어 주시는 것 같았는데, 아직 맛을 모르니 적당한 양으로 일단 맛을 보기에는 도시락이 좋을 것 같았다. 

오영주 수제 도시락 8,500원

  • 수제 도시락 : 선택메뉴(황태구이, 양념생선구이, 제육볶음, 찜닭, 버섯불고기, 생선조림) + 7찬 + 밥 + 국 8,500원
  • 수제 특선 도시락 : 선택메뉴(황태구이, 양념생선구이, 제육볶음, 찜닭, 버섯불고기, 생선조림) + 7찬 + 밥 + 국 + 떡갈비 12,000원
  • 수제 VIP 도시락 : 선택메뉴(황태구이, 양념생선구이, 제육볶음, 찜닭, 버섯불고기, 생선조림) + 7찬 + 밥 + 국 + 떡갈비 + 샐러드 + 과일 16,500원
  • 수제 오오도시락 (2인 이상) : 제육볶음 + 치킨 1조각 + 미니돈가스 + 새우튀김 + 계란말이 + 단무지 + 김치 5,500원
  • 수제 육오도시락 (2인 이상) : 제육볶음 + 치킨 2조각 + 미니돈가스 + 새우튀김 + 계란말이 + 단무지 + 김치 + 꼬마김밥 + 샐러드  6,500원

오오 도시락이나 육오 도시락도 끌렸지만, 7찬이 더 끌렸다. 무엇보다 오오와 육오는 단백질이 너무 푸짐하게 구성된 느낌이라 뻑뻑할 것 같기도 한 기분이 들어 일단 기본 수제 도시락으로 주문해서 제육 볶음을 선택했다. 너무 나쁘지는 않았지만 너무 좋지도 않았다. 기본 반찬은 다 좋았다. 특히 도라지 푸짐하게 주셔서 아주 잘 먹었다. 제일 아쉬웠던 점이 제육이 정말 최강 단짠맵 자극적인 맛이라서 덮밥으로 먹기에는 질리지 않을까 싶은 느낌이 들었다. 도시락으로 주문하기를 잘 했다고 생각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또 덮밥도 여전히 궁금하기는 하다. 언젠가 생각나면 시도해 볼 지 모른다. 

2. 에덴식당 

점심에 주로 포장 주문을 선택해서 앱으로 미리 주문하고 시간 맞춰 직접 가서 받아 오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앱을 사용하고 있다. 식당에 따라서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느냐 마느냐가 다른데 애석하게도 에덴식당은 배달 서비스는 가능하지만 포장 주문 서비스는 하지 않아서 전화로 주문하고 있다. 전화로 주문해도 금방 포장이 가능하고 무엇보다 맛이 있어서 남기지 않고 깔끔하게 도시락을 비워낼 수 있는 메뉴라 좋다. 

배달 11,000원 전화주문 10,000원

전화 주문했을 때 10,000원을 받으셨던 것 같은데 정확하지는 않다. 다른 배달 앱도 사용하고 계시는지 그 날 눈이 너무 많이 와서 배달 주문이 불가능해서 직접 온 것이라고 생각하고 계신 걸 보면 포장 서비스가 있다는 것을 모르고 계시는 것 같기도 하다. 뭐, 전화 주문 받아 주시니 괜찮다. 돈 많이 벌어서 자연송이탕 산나물 정식 많이 먹고 싶다. 

3. 깐부치킨 자율식당 도시락

의외의 장소에서 저렴한 도시락을 만나서 기분이 좋았다. 카레 치킨 가스가 맛있어서 자주 갔었는데 언제부터인지 점심 시간에 자율식당을 운영하고 계셨고, 뷔페식 자율식당이라고 하니 매장에서만 취식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도시락으로 포장을 할 수 있다고 식당 밖에 붙여 놓으셨길래 궁금해서 찾아갔다. 

깐부치킨 도시락 6,500원

게다가 6,500원이면 도시락 하나를 포장할 수 있다. 치킨 가스가 아니라서 애석했지만 돈가스도 나름 괜찮았다. 무엇보다 내 손으로 직접 도시락을 채우니 딱 먹을만큼만 밥을 담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고, 봄동을 보니 반가웠고 김치국마저도 맛이 있었고, 굳이 먹고 싶지 않은 마카로니 콘 샐러드를 건너 뛸 수 있어서 좋았다. 도시락을 사들고 오면 대체로 밥을 1/3 정도는 덜어놓고 먹으니 미리 양을 맞춰 담을 수 있어서 신이 났다. 오랜만에 자율배식을 하다 보니 은근 반찬 욕심이 앞서서 양 조절이 어려웠다. 치킨가스 메뉴인 날 다시 가야지. 

4. 카레오

반찬 가지 수가 많지 않아도 바닥까지 깔끔하게 다 먹을 수 있는 메뉴 중 하나가 카레오의 카레다. 물론 플라스틱이 겹겹인 느낌이라 마음 한 쪽은 불편하기는 한데, 최근에 못 보던 카레 식당이 새로 생겼길래 혹시나 맛이 있을까 싶어서 주문했다가 과대 포장의 끝판왕을 만난터라 그에 비하면 카레오의 포장은 정말 양반임을 새삼 깨달았고, 틀림없는 맛집인 것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좌 : 카레오+새우튀김 12,500원 / 우 : 과대포장의 끝판왕 식당의 시그니처 카레

괜히 다른 집 카레 주문했다가 벌 받은 기분이었다. 사진에 있는 포장은 빙산의 일각이라고 할 수 있다. 피자 한 판만한 크래프트 박스 하나가 일인분이고 열어보니 여러 종류 크기의 그릇들이 여섯 개나 거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맛이 없었음에 대해서는 구구절절하게 다시 거론하기 싫으니 넘어가기로 하고, 카레는 꼭 카레오에서 먹기로 다시 한 번 다짐한다. 

먹고 났을 때 바닥이 보이고, 남은 플라스틱이 많지 않을 때 마음도 홀가분한데 그런 식당 찾기가 쉽지 않다. 그런 면에서는 덮밥 메뉴나 한컵 메뉴가 깔끔하게 비울 수 있어서 좋은데 그 메뉴 또한 찾기 어렵다. 마음 편하게 좀 먹고 싶다. 내 건강도 보호하고 환경도 보호하고 싶다. 왜 제로웨이스트 운동을 하는 시그니처 매장같은 것은 방이동에만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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