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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직장인 점심 : 눈 비벼 가며 힘들게 찾아 본 만 원의 행복

d0u0p 2023. 3. 4.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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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식이나 국수 종류는 아직 여전히 만 원 이하로 식사가 가능한 식당도 많지만 만 원으로 든든하게 챙겨 먹으려면 어느 정도까지 가능할까 궁금해서 그간 먹었던 메뉴 중 아주 저렴한 미정국수나 김밥집은 빼고 정리해 보았다. 

일단 제일 가까운 곳에 있는 기소야, 김치 우동은 만원, 김치 가쯔돈은 9,500원

팀장님과 나는 김치 가쯔돈을 먹을 때는 맵지 않고 기본 가쓰오부시 국물 맛이 풍부한 7,500원 짜리 가케 우동을 주로 먹기도 한다. 얼큰하고 시원한 국물에 쫄깃하고 탱탱한 면발이 살아 있는 김치 우동은 날씨가 아주 약간만 추워져도 꼭 생각나는 메뉴다. 

아주 오래 전에 다른 지역 기소야를 만나 반가워서 같은 메뉴를 주문해 봤었는데, 사무실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지점에서 먹는 맛과 사뭇 달랐다. 그 이후로는 다른 매장은 애써 찾아가 본 적이 없어서 맛에 차이가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뭐 일단 사무실에서 제일 가까운 곳에 있는 기소야의 우동은 나무랄데가 없이 맛있어서 좋다. 작은 공기에 밥도 추가로 주시니 꽤 든든하다. 22년 연말 기준 냉모밀과 비빔모밀 가격도 9,500원이었다. 가츠돈이 푸짐하게 구성된 세트 메뉴가 아닌 단품 메뉴는 만 원 이하인 메뉴가 꽤 있으니 적당히 한 끼 찾아 먹기에는 좋은 것 같다. 

곰탕이 만 원이기 쉽지 않은데 아직까지는 만 원인 할매가곰탕

메뉴를 선택하는데 공들이는 일 조차 버거울 정도로 피곤해서 아무거나 한 술 뜨고 싶을 때 자주 찾아갔다. 메뉴도 심플하니까 고민할 것도 없이 좋았다. 

다만, 요즘 들어 고기 누린내가 조금씩 심해지고 있어서 발걸음이 점점 뜸해지고 있다. 같은 가격에 품질을 유지하기가 역시 어려운 일일지 모르겠다. 

회덮밥이 8,000원인 선미횟집

역시 사무실에서 너무나 가까운 곳에 위치한 횟집인데, 회덮밥이 있는 줄도 몰랐고 저렴한 줄도 몰랐다가 어느 날 포털에서 마늘 맛이 강하다는 리뷰를 보고 홀린 듯이 찾아갔던 곳이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생마늘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나에게는 완벽한 메뉴였다. 

횟집이라 늘 신선한 횟감이 있고, 신선한 상태의 자투리 횟감도 있으니 저렴한 가격의 회덮밥이 가능한가보다. 매콤하고 알싸한 양념도 아주 잘 어울리고, 푸짐한 채소도 너무 좋았다. 그러나, 회덮밥은 선미횟집에서 먹을 수 있는 가장 저렴한 메뉴이고 생대구탕이며 도다리 쑥국 같은 메뉴는 대체로 15,000원 정도였다. 

대구탕도 궁금해서 한 번 먹었다. 멀리 있는 오복 수산 대구도 먼 걸음해야 하는 수고를 감안하면 거의 비슷한 가격이라고 볼 수 있으니 이제 대구탕은 가까운 곳에서 먹을지도 모르겠다. 회덮밥과 함께!

 

 

새 해를 맞이하여 만두국 찾아 먹으러 진진에 갔다가 줄이 길어 포기하고 떡국 먹으러 찾아간 동우 황태, 황태 떡국 9,000원

황태구이를 포함하고 있는 점심 정식 메뉴는 13,000원이지만 황태 떡국, 황태북어국 모두 점심엔 9,000원 아침엔 8,000원으로 동일한 가격이다. 그리고 그 날은 떡국을 먹고 싶은 날이었으니 9,000원으로 한 끼 먹을 수 있었다. 

이여곰탕에서는 곰떡국이 12,000원 진진 만두 손만두 떡국은 14,000원이니까 황태를 넣고 구수하게 끓인 떡국이 9,000원이면 고마운 가격이다. 탄수화물 땡기는 날 자주 갈 수 있겠다. 

9,500원이면 고등어구이, 8,500원이면 멍게비빔밥을 먹을 수 있는 고동치 

신선한 해물 요리를 한 가득 먹을 수 있어서 아주 옛날 방송에도 나왔다던 그 고동치에 오랜만에 가 보았다. 고등어를 먹고 싶었는데 10,000원으로 고등어 솥밥을 먹을 수 있었던 솥밥집 울림에 갔더니 상호가 바뀌어 있었고, 카이센동 종류는 여전히 그대로 메뉴에 있었지만 고등어 솥밥은 찾아 볼 수가 없어서 발 길을 돌려야 했다. 

그렇다고 고등어를 못 먹을 일인가 싶어 기억을 더듬어 고등어 구이가 있었더 고동치를 찾아 갔다. 

고동치 메뉴

  • 볼락구이정식 11,000원
  • 고등어 조림 9,500원
  • 고등어 구이 9,500원
  • 멍게 비빔밥 8,500원
  • 홍합부대찌개 8,000원
  • 홍합 순두부 7,500원
  • 해물 된장 찌개 7,500원

정식은 만 원이 넘지만 고등어 구이 단품은 9,500원이니 마음 편히 먹을 수 있었다. 고등어 구이와 된장 찌개를 하나 하나 주문했는데 고등어 구이에 된장 찌개가 함께 나온다고 하셨다. 고등어를 마음껏 즐기고 싶으신 분들은 각자 1고등어 구이를 주문하셔도 되겠지만, 입도 짧고 위도 작은 우리는 한 마리를 둘이 먹어도 남길 수 있으니 그냥 찌개 메뉴를 하나 더 추가했다. 찌개는 기본으로 나온다 치면 멍게 비빔밥을 먹었어도 괜찮았을 것 같다. 

근처에 만 원 이하 식당이 많지 않아서인지 손님이 꽤 많아서 줄을 서야 했다. 오래 기다리지는 않았지만 여유가 있는 식당이라고 생각하고 느긋하게 찾아갔는데 의외였다. 바삭하고 촉촉하게 구운 고등어 한 마리와 오징어 젓갈에 된장 찌개면 밥 한 공기 비우는 것은 일도 아니다. 게다가 만 원이 넘지 않고, 영양가도 높아 몸에도 좋으니 자주 가야겠다. 

 

 

스몰 사이즈 위장을 가진 소식좌에게는 만 원으로 행복할 수 있는 하노이의 아침 양지 쌀국수 M 사이즈 9,500원

다이어트 중이더라도 양껏 먹을 수 있는 쌀국수는 칼로리가 높지 않아 기본 사이즈로 먹어도 괜찮지만 늘 M 사이즈로 먹다 보니 이제는 자연스럽게 내 정량이 M 사이즈라고 생각하고 있다. 만 이천원 씩 내고 먹으면서 남기는 것 보다는 작은 사이즈를 저렴한 가격에 깔끔하게 먹어치울 수 있는 식당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잘 먹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같은 돈 내고 다 못 먹고 남길 수 밖에 없는 사람들도 있으니 다양성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줄여 환경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제공하는 메뉴의 양을 충분히 세분화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은 극소수 소비자의 이기심일 뿐일까. 아무튼 하노이의 아침에서만 먹을 수 있는 M 사이즈 쌀국수는 꼭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문전성시를 이루는 쌍대포집 맷돌 순두부 9,000원

특별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또 막 부족하지는 않았던 장단콩 순두부 역시 9,000원이었다. 부족한 점은 칼칼함이었달까. 호불호 없이 적당한 순두부 맛이어서 그런지 대체로 늘 줄이 길어 기다려야 한다. 

2022.12.14 - [EATING] - 여의도 직장인 점심 : 11월 점심 비용 정산, 최고가는 팔레토 파스타, 최저가는 ?

 

여의도 직장인 점심 : 11월 점심 비용 정산, 최고가는 팔레토 파스타, 최저가는 ?

11월 3일 목요일 쌀쌀한 날씨에 잘 어울리는 저렴한 미정국수, 멸치국수 4,500원X서울페이10%할인 = 4,050원 / 최저가 추운 날 가볍게 먹기 좋은 따끈한 멸치 국수가 있는 미정국수는 다른 식당들보다

d0u0p.tistory.com

해물 순두부가 깔끔하게 시원한 느낌은 아니었어서, 이왕이면 조금 더 저렴한 기본 맷돌 순두부가 나을 것 같다. 

 

아직 대체로 만 원으로 가능한 중식, 밍 1956 짬뽕 9,500원

  • 매운굴탕면 9,500원 / 매운굴탕밥 9,500원
  • 간짜장 9,500원
  • XO볶음밥
  • 짬뽕 9,500원 / 짬뽕밥 9.500원
  • 잡채밥 11,000원

신희궁에서 고추 쟁반 짜장과 짬뽕밥을 자주 먹기도 하지만, 밍 1956 짬뽕이 조금 더 마음에 든다. 희궁 짬뽕은 그 날 그 날 컨디션이 약간 다르고, 개운한 맛 보다는 뭔가 뭉근하게 끓인 느낌이 있는데 비해 밍 짬뽕은 재료를 불에 바싹 볶은 느낌이 물씬 나고, 칼칼하고 시원한 맛이 난다. 달걀 후라이 톡 얹혀진 짜장도 좋고, 이래 저래 좋다. 

전에는 많이 붐볐지만 이 날은 여유롭게 먹을 수 있어서 더 좋았다. 

분식이라기에는 든든한 즉석떡볶이, 오락에서 둘이 밥까지 볶아 먹고 나눠 내면 9,000원, 모퉁이네에서 밥까지 볶아 먹고 나눠 내면 8,500원 

오락은 기다리면 달콤한 쿨피스 한 잔 덤으로 마실 수 있고, 모퉁이네는 이제 줄이 너무 길어서 점심 시간에 맞춰 먹기 어려울 지경이다. 

오락 즉석떡볶이

오락은 많이 맵지 않고 달콤한 맛에 가깝고, 모퉁이네는 향긋한 깻잎과 칼칼한 맛의 떡볶이를 즐길 수 있다. 칼칼해서인지 단 맛이 조금 덜한 모퉁이네가 조금 더 마음에 든다. 오락도 매운 짜장으로 먹으면 매운 맛이 강해져서인지 단 맛이 덜한 느낌이긴 한데, 언제나 그렇듯이 맵찔팀장님과 먹으려니 매운 짜장을 덜 매운 짜장으로 먹어야만 하니 늘 마음 한 구석이 아쉽다. 

모퉁이네 즉석떢복이

지난 주에 모퉁이네 찾아갔다가 도저히 그 줄을 서서 기다려 먹었다가는 점심 시간이 끝나기 전에 사무실로 다시 복귀하기 어려울 것 같아 포기하고 돌아와야했다. 날 잡아서 큰 맘 먹고 한 번 다녀와야겠다. 

 

그냥 월급을 더 많이 벌면 되는데, 그마저도 쉽지 않다. 긴급 비상 조치로 자율이긴 하지만 휴직 모드에 돌입하였으니 이제 점심은 집밥으로 대체하게 될 것 같은데, 또 그렇다고 맛 집 찾아 삼만리를 하지 않을 수는 없으니 오히려 맛 집 마실 다니느라 더 바쁠 수도 있다. 내 앞 일을 모르겠는데, 이렇게 걱정하지 않고 놀아도 되나 모르겠지만, 일단 쉬어 가는 셈 치고 놀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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