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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직장인 점심 : 지갑도 함께 홀쭉해지는 다이어트 메뉴, 샐러드

d0u0p 2021. 3. 23.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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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드가 언제부터 이렇게 비쌌나, 비싼데만 골라 다녀서 그랬나, 메뉴를 정리하며 반성하고 있다. 지갑이 홀쭉해지는 만큼 몸도 홀쭉해 지면 좋겠는데, 몸이 마음 같지만은 않다. 

대륙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파크원 빌딩 1층에 위치한 크리스피 프레시 샐러드 

백화점은 백화점이니까 넓고 크게 지었나보다 하고 개의치 않고 지나칠 수 있었는데, 파크원 내부는 일반적인 빌딩에서 느껴지는 분위기와 사뭇 다르게 훨씬 넓고 더 큰 느낌이 들어 중국에서 보았던 빌딩들이 떠 올랐다. 물론, 요즘 여의도에 새롭게 지어지는 빌딩 외에 다른 빌딩들은 이제는 정말 후줄근해 보이기까지 한 오래된 것들이라 더 다르게 느껴졌을 수도 있지만, 실내 1층 로비의 높이가 다른 곳보다 월등히 높아 시원시원한 느낌이 들었고, 옛날 옛적에 북경에 처음 갔을 때 넓고 넓은 관광지를 한참 걸어 다녔던 그 때의 기억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떠올랐다. 오랜만에 넓고 한적한 곳에 발걸음하는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그에 비에 크리스피 프레시 내부는 다른 블로그에서 읽었던 것보다는 조금 복닥대는 느낌이 들 정도로 크게 넓지는 않아서 의외였는데, 좁지 않은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테이블 간격에 여유가 없어 보였고, 한 가운데에 큰 나무 때문에 더 복잡해 보이는 느낌을 받았을지도 모르겠다. 

위클리 스페셜 이벤트

  • 월요일 : 아보카도 쉬림프볼 11,800원
  • 화요일 : 비프 플레이트 12,800원
  • 수요일 : 연어포케 11,800원
  • 목요일 : 치킨 플레이트 11,800원
  • 금요일 : 쉬림프 포케 11,800원
  • 토요일 / 일요일 : 비프 골드 라이스 10,800원

앱에서 포장 주문을 하고 찾으러 가니, 문 앞에 있는 위클리 스페셜 이벤트에 대한 안내를 볼 수 있었다. 화요일이라 미리 알았다면 가장 고렴한( ! 누군가에게는 비싸고 누군가에게는 저렴하고 누군가에게는 적당한 가격인데 비싸지만 하필 그날은 저렴한) 비프 플레이트를 먹었을텐데, 그냥 호기심에 (여전히 늘 걱정과 우려는 안고 있으면서도 거부할 수 없는)아보카도와 구운 새우가 함께 구성된 아보카도 쉬림프볼을 주문했고, 시그니처 메뉴라는 튜나 멜트는 앱에서는 품절인 상태라 어쩔 수 없이  (또 여전히 걱정과 우려는 안고 있지만 주면 거부할 수 없는)아보카도가 들어 있는 아보모짜 파니니를 주문했다. 

비타민K가 풍부하다는 케일도 꼬박 꼬박 챙겨 먹어야 하니까 눈에 보이는대로 케일주스까지 주문하니 합이 30,300원이었다. 둘이 나누면 15,150원이니까, 환상 속에 존재하는 7,500원짜리 국밥 두 그릇 값이다. 7,000원이 넘지 않는 국밥이 있긴 있을까? 부산아지매국밥의 순대국밥만 해도 8,500원이다. 이런 풀 쪼가리와 빵 쪼가리, 풀 갈아 넣은 음료를 15,150원에 먹는 일이 이해가 안되는 분들도 있을 수 있지만, 각자 먹고 싶은 대로 맛 있게 먹고 살면 그만이다. 

저렴하지는 않았지만, 정말 오랜만에 향긋한 바질 페스토를 씹으니 기분이 좋아졌고, 바삭한 나초에 폭신한 곡물 빵까지 입에는 아주 딱 맞아서 맛있게 잘 먹었다. 아보카도 쉬림프 볼에는 고수가 외롭게 딱 한 줄기만 들어있었던 점이 제일 아쉬웠다. 그래도 맛있게 먹었다. 화단에 고수를 좀 심어봐야겠다. 

사실 참치는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튜나멜트는 여전히 반신반의하고 있다. 동원에서 운영하는 브랜드라고 하니 당연히 참치를 넣은 튜나멜트를 시그니처로 내세운 것이 아닐까 음모론을 펼쳐 본다. 튜나멜트는 일단 제쳐 두고 다음에는 위클리 스페셜에 맞춰서 비프 플레이트를 먹어봐야겠다. 팀장님이 화요일에 휴가를 가시면 좋을텐데.

딸기 잔치중인 파리크라상, 리코타 치킨 샐러드

딸기와 리코타 치즈라니, 지난 번에 앱에는 언제나 품절인 이탈리안 콤비네이션 포카차를 사러 갔다가 샐러드 코너에 있는 딸기 리코타 치즈 샐러드가 눈에 들어 왔다. 

이탈리안 콤비네이션 포카차도 물론 있었지만, 부라타 치즈 포카차를 들고 왔다.

사실 딸기 샐러드는 십 수년도 지난 일이라 그 맛을 그대로 기억하고 있다고 자신할 수는 없지만 세븐스프링스의 봄 철 딸기 샐러드가 최고였다고 생각한다. 세븐스프링스에서 딸기샐러드가 사라지고 나서는 그 어디에서도 비슷하거나 더 훌륭한 맛의 딸기 샐러드를 먹어 본 적이 없다. 파리크라상의 딸기 리코타 치즈 샐러드는 일단 담음새가 예뻐서 마음에 들었다. 짭조름한 닭가슴살이 숨어 있어서 단백질도 적당히 섭취할 수는 있었는데, 닭가슴살이 반갑지는 않았다. 샐러드만으로는 설마 양이 부족할까 싶어서 소시지 롤 하나를 추가해서 푸짐하게 먹었더니 배를 꽉 채울 수 있었지만 2,900원 짜리 단짠 소시지 롤만큼 지갑은 가벼워졌다. 홀쭉해지고 싶어서 선택한 메뉴였는데 배를 덜 채웠어야 했다. 

애자일하게 변하는 파리크라상의 샐러드 메뉴 

  • 딸기 리코타 치즈 샐러드 9,500원
  • 단호박 & 머쉬룸 샐러드 9,500원
  • 튜나 & 카펠리니 파스타 샐러드 9,500원

작년에 파리크라상에서 샐러드 메뉴를 처음 보았을 때만 해도 비슷한 메뉴가 계속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 시즌 따라 이렇게 메뉴가 바뀌는 줄은 몰랐다. 샐러드 뿐만 아니라 케이크도 그렇고, 커피도 그렇고 메뉴와 가격이 정말 순식간에 바뀌고 있다. 굳이 기록할 필요가 없는 것 같다. 커피도 지금은 큰 사이즈와 작은 사이즈를 구분해서 판매하고 있다. 딸기 샐러드가 기대만큼 맛있지는 않았고 다른 종류 샐러드는 또 궁금하지도 않아서 새 시즌, 새 샐러드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겠다. 

푹 푹 퍼 먹을 수 있어서 더 쉽게 많이 먹을 수 있는 더 현대 서울 잇샐러드

모든 메뉴를 기본적으로 숟가락으로 떠먹을 수 있게 잘라서 만들고, 기본으로 정해진 샐러드 메뉴 중 몇 가지는 치아바타 사이에 끼우면 샌드위치 메뉴로 탈바꿈한다. 

에너자이저 샐러드와 스트레스 릴리즈 샌드위치

잇샐러드 메뉴

  • 클래식 치킨 시저 샐러드 11,900원 / 샌드위치 10,900원
  • 에너자이너 샐러드 12,900원 / 샌드위치 10,900원
  • 스트레스 릴리즈 샐러드 12,900원 / 샌드위치 10,900원
  • 포시즌스 12,900원 
  • 리프레시 12,900원
  • 비건 라이프 샐러드 12,900원 
  • 양양 포케 12,900원

주문지에 직접 원하는 재료를 선택해서 받을 수도 있다고도 했는데, 백화점 매장에서 가능한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앱으로 테이크아웃 주문을 넣었는데, 대기 시간 없이 바로 준비된다고 해서 화들짝 놀라서 다녀오느라 정신이 없었다. 

직접 선택하는 메뉴는 아무래도 고민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릴테니 일단 정해진 메뉴를 먹어보려고 했던 것이었는데, 에너자이저는 새콤하고 상큼한 맛은 찾아 볼 수가 없고, 고추장 없이 들기름에 버무린 나물과 밥을 함께 먹을 때의 그런 느낌이랄까, 담백하고 부드러운 맛에 패치 완료되신 분들 입 맛에 어울릴 맛이었다. 갖은 향신료와 강한 간을 사랑하는 내 입맛에는 스트레스 릴리즈가 잘 맞았다. 둘 중 하나라도 맞아서 다행이었다. 

정말 매운 맛이 골고루 쏙쏙 들어있는 신기한 맛이었다. 직접 선택해서 주문할 수도있다고 해서 주문하고 나면 그 때부터 조리를 시작해서 조리 시간이 꽤 걸리는 메뉴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매장에 가보니 포장까지 마무리된 샌드위치들이 이미 냉장고 안에 자리잡고 있었다. 너무 붐빌만한 시간 아니면 굳이 테이크아웃 예약은 하지 않아도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 같다. 대신 메뉴를 선택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 메뉴 이름이 직관적이지 않아서 이름이나 사진을 봐도 어떤 맛의 샐러드인지 눈치채기가 너무 어렵다. 아주 작고 흐린 글씨로 써 있는 구성 재료를 모두 읽어내야 어느 정도 맛을 상상할 수는 있는데, 상상한 맛과 메뉴 사진이 또 어울리지 않아서 내가 먹게 될 샐러드의 정체를 가늠하기가 힘들다. 

레몬 드레싱과 자몽이 함께 들어간 리프레시가 상큼해 보여서 궁금하긴 한데, 그 리프레시라는 메뉴가 상큼할 것이라는 것을 알아내기까지 정말 오래 걸렸다. 다른 메뉴 재료도 다 봐야 하고, 심지어 메뉴 목록은 정렬이 마음대로라 샐러드와 샌으뒤치 중간 중간에 요거트 메뉴가 섞여 있어서 본 메뉴인지, 다음 메뉴인지, 또 본 메뉴인지, 봐야 할 메뉴인지 파악해야 해서 스트레스였다. 그래서 스트레스 릴리즈 메뉴가 있나보다. 메뉴 목록은 다시 봐도 욱한다. 

둘 중 하나가 입에는 맞았지만 또 먹겠냐고 했을 때 또 먹고 싶은지는 잘 모르겠다. 크리스피 프레시가 조금 더 나았다. 진정하고 다음 기회에 리프레시 샐러드나 먹어보기로 하자. 

그 마저도 흡족스럽지 않다면, 투썸플레이스가 최고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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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직장인 점심 : 샐러드라고 배부르지 말란 법 없다, feat. 탄수화물

적당한 가격에 괜찮은 구성의 샐러드를 찾아 볼까 해서 사무실에서 어느 정도 가까운 거리에 있는 파리 크라상에 들렀던 적이 있었는데, 의외로 샐러드 종류도 많았고, 샌드위치 반 샐러드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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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피 프레시 옆에 크게 하나 더 생겼으니 코로나로부터 자유로워지면 공원 나들이 겸 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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