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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직장인 점심 : 2022년에 오픈 대기중인 맛집들, 디저트 맛집 얀 쿠브레와 노티드 베이커리, 그리고 렌위치와 점보 씨푸드

d0u0p 2022. 2. 2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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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 달만에 오픈하는 파리 디저트, 얀쿠브레

그 중 얀쿠브레가 드디어 2월 23일, 수요일에 문을 연다. 아침 일곱 시부터 오픈이라고 하니 하루에 열 개만 판매한다는 바닐라 밀푀유는 못 먹을 것 같다. 작정하고 서둘러 가봐야 여덟시 반일텐데 이미 동나고 없을 것 같아 마음 편히 천천히 출근할 예정이다.

반디앤 루니스가 충격적으로 문을 닫은 후, 한동안 그대로 휑하게 비어 있다가 공사를 하면서 스펠링만 봐서는 도저히 읽기 어려운 얀 쿠브레와 카페콤마가 2022년에 문을 연다고 벽에 붙어 있었다. 파리에 가 본 적이 없으니 파리에서 얼마나 힙한지는 알 수 없지만 벽에 붙어 있는 사진만 봐도 뭔가 맛있어 보이게 생겼다. 정교한 여우 패턴이 아름다운 케이크 사진이었다. 카페 콤마는 한 번에 봐도 카페임을 알 수 있었으니 전혀 궁금하지 않았지만, 정교한 패턴이 보이는 케이크는 궁금해서 일단 검색을 돌려 보았고, 때마침 현대백화점에 팝업 스토어가 열렸다고 하니 또 안 가 볼 수가 없었다. 그게 벌써 지난 해 11월 초의 일이다.

어디에선가 어릴 때 여우와 뛰어 놀았던 기억이 어쩌고라면서 여우를 모티브로 삼았다는 글을 본 것 같기는 한데 동물에 호감이 없는 나로서는 굳이 이렇게 케이크에 쫑쫑 박아 넣을 일인가 싶기만 하다.

처음 선택한 메뉴는 에클레어와 메르베이유였는데, 오랜만에 맛보는 풍미가 살아 있는 고급진 에클레어 맛에 깜빡 넘어갔다. 메르베이유는 백화점에서 팝업 스토어가 철수하고 또 올 해 초에 잠깐 열었을 때 한 번 더 사먹었는데, 다이어트를 끊어 버리고 싶은 맛이었다.

얀쿠브레의 눈 앞에서 뛰어 놀던 여우들이 이제 케이크 위에서 뛰어 놀고 있다. 달고나 뽑듯이 여우 한 마리 씩 떼어서 야금 야금 천천히 먹어야 좋을 가격이지만 과감하게 반을 먹어 치웠다. 여우들이 뛰어 노는 초콜릿 커버춰 아래에는 헤이즐넛 프랄린과 초콜릿 무스가 어울려서 달콤하고 부드럽고 짭조름하면서 고소해서 굳이 반을 남겨 놓고 싶지 않았지만, 기를 쓰고 덜어낸 살을 다시 붙일 수는 없으니까 차마 다 먹을 수 없어서 꾹 참고 다음 날 나머지 반을 먹었다.

이제는 정말 바로 코 앞에 정식 매장이 생겼으니 스트레스가 쌓일 때 마다 사 먹고 다시 튼튼하게 살찌울 일만 남았나 싶다. 매장 오픈하기 전인데 문이 열려 있어서 구경하러 들어 갔다가 카페 콤마 음료 한 잔 얻어 마시고 2층까지 구경할 수 있었는데, 원래 있던 서점 느낌을 거의 그대로 살린 북카페랄까 자리 잡고 앉으면 책과 함께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공간 같아 좋아 보였지만, 곧 시험 기간이 되면 동네 중고등학생이 몰려와 온종일 앉아 시험공부를 하고 과외를 하는 진풍경을 마주하게 될 것 같아 씁쓸했다. 어디 구석 자리나 겨우 하나 건져 앉을 수 있으면 다행이지 싶다. 심지어 영업 시간은 오전 일곱 시 부터 오후 일곱 시 까지라고 하니 업무 시간 외에 카페에서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은 고작 세 시간 뿐이다. 뭐, 어차피 나돌아 다니지도 못하는 시국에 일찍 집에 가야지, 카페는 무슨, 디저트나 사 들고 집에 가서 발 닦고 잠이나 자면 그만이다.

2월 24일 목요일에 오픈 예정인 카페 노티드 IFC몰

그렇게 줄이 길고 힙하다는 카페 노티드도 이번 주 금요일인 25일에 문을 연다고 한다. 얼마나 문전성시를 이룰지 궁금하지만, 오전에 일찍 방문하지 않으면 원하는 도넛도 얻지 못하고 줄만 늘어지게 서 있다가 돌아올까봐 예약 채널이 열릴 때 까지 기다려 보기로 했다. 열 일 제쳐두고 뛰어 나가 줄을 설 수도 없는 직장인이고, 도너츠 사 먹자고 휴가를 내기엔 휴가가 더 소중한 직장인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다른 지점들은 이미 각 지점 별 카카오 채널을 통해서 예약 주문을 하고 픽업할 수 있다고 하니 IFC몰점 채널도 곧 열릴 것이고, N포털에서도 다른 매장은 예약 주문이 가능한 걸 보면 의외로 도너츠는 쉽게 먹을 수도 있겠다.

프리스비가 작년에 문 닫은 줄도 모르고 넘버 키 패드 하나 살 겸 프리스비를 찾아 나섰다가 프리스비가 없어서 IFC몰을 빙글빙글 돌다가 노티드 베이커리 위치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 그나마도 지금은 또 어디쯤이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IFC몰이 넓지 않아 참으로 다행이다. 운동 삼아 한 바퀴 돌아 찾으면 금방 나타나겠지. 일단 살 찔 각오부터 다지면서 온라인 예약을 기다려 보기로 하자.

3월 오픈 예정인 미국식 DIY 샌드위치, 렌위치 IFC몰

외벽에는 뉴욕에서 왔다는 것 외에는 별 정보가 없었지만 사진 한 장이 좋았다. 푸짐한 재료가 가득 들어 있으니 맛이 없을래야 없을 수가 없을 것 같지만 또 모른다. 서브웨이나 별반 차이가 없을 수도 있고, 그래도 물 건너 왔으니 다를 수도 있고, 또 그래도 대표가 한인 1.5세대라고 하니 별 거 아닐 수도 있고 아직 모를 일이다. 편견은 접어 두고 일단 맛이나 보자.

계절밥상이 가 버린 자리에 새로 오는 싱가폴 밥도둑 점보 씨푸드 IFC몰

코로나 때문에 많은 것이 변했다. 문전성시를 이루던 계절밥상이 드디어 문을 닫아 버렸다. 일부 매장은 아직 영업중인 것 같기는 한데, 일단 IFC몰점은 문을 닫았고, 그 자리에 점보 씨푸드가 입점 예정 중이다. 싱가폴 역시 가 본 적은 없어도 숱한 여행 안내 프로그램에서 떠들어 대던 칠리크랩은 모를 수가 없다. 이제는 더더욱 해외여행도 어려운데 칠리크랩을 먹을 수 있다니 반가운 일이다.

적어도 여름 생일 무렵에는 거하게 칠리크랩으로 생일상 한 번 차려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언제 오픈하는지 궁금한데, IFC몰 홈페이지에서는 아무런 정보도 찾을 수 없었다. 노티드 베이커리도 곧 오픈인데 아직까지 매장 지도 업데이트도 안되어 있어서 놀라워 하고 있다. 매각 준비중이라더니 벌써 이렇게 손을 놓고 있는 것일까, 새로운 매장들도 순식간에 바뀌어 버릴 수 있으니 정신 바짝 차리고 문 열자 마자 부지런히 다녀야겠다. 올 해는 정말 바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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