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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직장인 점심 : 2년 하고도 6개월 만에, 잭슨피자의 부활

d0u0p 2022. 3. 2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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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다이어트는 잠시 쉬어 간다. 지난 주에는 탄수화물 가득한 런던 베이글 뮤지엄의 브릭레인과 점보 쉬림프 베이글 샌드위치까지 먹어 버렸지만, 오매불망 그리던 잭슨피자가 오랜만에 다시 문을 연다는데 안 먹고 그냥 넘어갈 수는 없었다.

근처 마포에 잭슨피자 매장이 있다는 소식에 설마 여의도까지 배달이 가능한가, 마포까지 픽업가야하나, 고민도 해 본 적이 있지만, 2022년 현재 연령 대비 ‘나쁨’ 수준의 체지방률을 자랑하는 몸으로 차마 피자를 먹겠다고 마포까지 행차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이렇게 엎어지면 코 닿을 만한 거리에 잭슨피자가 문을 열었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지난 번에 피자를 먹으며 열량을 확인해 보았을 때, 적당량을 먹고 운동만 하면 다이어트에 크게 해롭지는 않을 것 같다는 결론을 냈으니, 방어기제를 백분 발휘해 당장 피자를 먹기로 했다. 피자는 순식간에 달콤한 레몬이 되었고, 안 먹어서 병이라고도 했고, 먹고 죽은 귀신이 때깔도 곱다고 했다. 그러니 맛있게 먹자.

2022.01.11 - [EATING] - 여의도 직장인 점심 다이어트 : 새 해에도 여전히 다이어트

 

여의도 직장인 점심 다이어트 : 새 해에도 여전히 다이어트

월요일 : 드디어 커스텀 샐러드에 도전, 잇샐러드, 알쏭달쏭한 열량, 대략 405kcal 커스텀으로 원하는 재료를 넣었더니 가격은 비싸지고 양은 확 줄어서 칼로리가 낮아졌다. 뭘 잘 못 했을까? 만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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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22일 귀갓길에 팀장님이 잭슨 피자 매장을 발견했다고 알려 주셔서 그 다음 날 당장 먹겠다고 작심하고 전화를 걸었다가, 25일에 문을 여신다고 해서 기운이 한 번 쏙 빠졌었다. 설마 주문이 물밀듯 밀려 들어 제 시간에 피자를 못 받아 오는 건 아닐까 싶어 오픈한 날, 오픈 시간인 열 한 시에 정확히 주문을 넣었다. 너무 오랜만이라 리얼잭슨을 사랑했는지, 수퍼잭슨을 사랑했는지도 기억이 가물 가물해서 퍼스널 사이즈로 두 종류를 다 주문하기로 했다. 무엇보다 퍼스널 사이즈가 있어서 다행이다. 팀장님 안 계실 때 혼자 몰래 먹을 수 있겠다.

열 한 시 쯤 주문을 넣으니 삼십 분 후에 준비된다는 알람을 받았다. 전에 매장에서 먹을 때에도 주문하고 나서 피자를 받기까지 한참 걸렸었던 걸 보면 원래 굽는데 그 정도는 걸리는가보다. 매장에 앉아서 기다릴 때에는 무료하고 지루하기 짝이 없더니 픽업 예상 시간을 아는 상태에서는 적당히 하던 일 마저 처리하고 맞춰 나가면 되니까 불편한 느낌이 없었다. 

열 한 시 반 조금 넘어 도착했을 때에는 화려한 화환들과 함께 주문하러 오신 분들, 배달할 피자 받으러 오신 분들, 이미 주문한 피자 기다리시는 분들이 보였다. 테이크아웃과 배달만 가능한 매장이라 매장 안은 좁기도 했고, 다른 주문 받으시느라 바쁜 상태라 제로 페이나 서울 페이 결제가 가능한지 확인했어야 하는데, 물어볼 겨를이 없이 준비된 피자만 받아들고 바로 돌아 나와야 했다. 

네 조각으로 만들어진 퍼스널 사이즈 피자를 각 종류 별로 한 조각씩만 먹겠다고 다짐했지만, 막상 피자를 마주하고 나니 욕심이 났다. 레알 잭슨을 작게 잘라진 조각으로 딱 한 조각만 더 먹기로 했다. 저녁에 운동을 조금 더 해 보기로 했다.  

치미추리 소스와 고수, 고소한 또띠야가 올라간 레알 잭슨은 향신료를 좋아하는 내 입맛에는 찰떡이다. 피자를 치즈 맛에 드시는 분들에게는 불호일 수도 있겠지만, 치즈가 가득한 피자를 느끼하게 생각하는 나같은 사람에게는 훌륭한 맛이다. 갓 구운 도우의 찰진 느낌도 너무 좋다. 냉동 식품으로 시판되고 있는 잭슨피자를 아쉬운 마음에 몇 번 집에서 먹었었는데, 어떤 방법을 써 봐도 매장에서 갓 구워 낸 도우와는 너무 달라서 맛이 없었다. 이제 따끈하고 쫀득하고 폭신한 피자를 먹을 수 있게 되었으니 신이 난다. 

잭슨 피자 메뉴 / 낮은 가격 순

  • 마가리타 P) 6,800 R) 13,500 L) 22,000
  • 페퍼로니 P) 7,800 R) 15,300 L) 25,400
  • 파이브 치즈 P) 8,100 R) 16,000 L) 26,000
  • 하와이안 P) 8,500 R) 16,800 L) 27,500
  • 페퍼로니 딜라이트 P) 8,500 R) 16,800 L) 27,500
  • 그릭콜로지 P) 8,800 R) 17,000 L) 28,000
  • 아메리칸 스피리트 P) 9,000 R) 17,500 L) 29,000
  • 베이컨 체다 할라피뇨 P) 9,800 R) 19,500 L) 32,000
  • 수퍼잭슨 P) 11,000 R) 21,300 L) 35,000
  • 레알 잭슨 P) 11,000 R) 21,300 L) 35,000
  • 레전드 P) 11,000 R) 21,300 L) 35,000
  • 멜팅 치즈 버거 P) 11,800 R) 23,000 L) 37,000
  • 하프앤하프는 라지 사이즈만 가능 : 기본 가격 22,000원 + (각 메뉴의 라지 사이즈 가격에서 2,2000원을 뺀 가격의 1/2) 정도 되는 가격인데, 하와이안 하프와 페퍼로니 딜라이트 하프 가격은 공식에서 50원이 더 비쌈, 의도인지 실수인지는 모르겠음

메뉴 정리를 하면서 하프앤하프 가격을 종류 별로 그대로 적을까 하다가 갑자기 가격에 뭔가 규칙이 있겠지 싶어서 계산해 봤는데, 하와이안 하프와 페퍼로니 딜라이트 하프는 50원씩 더 붙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재료비 때문일 수도 있고, 뭐 별 뜻 없이 올려 놓으셨을 수도 있고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왠지 알고 나니 하프앤하프 주문할 일이 있다면 두 가지 메뉴는 손해겠다 싶은 생각도 들지만, 뭐 50원인데 먹고 싶은 메뉴 먹을 수 있으면 그만이지 싶은 생각도 든다. 뭐 하와이안과 페퍼로니 딜라이트를 반반 섞어 주문할 일은 없을 것 같기는 하다. 

갈릭 디핑 소스 또한 알싸하고 고소한 느낌이 너무 좋았고, 핫 소스 대신 들어 있던 크러쉬드 레드 페퍼도 살살 뿌려 매콤함을 더해 좋았다. 뭐 그냥 다 좋았다. 팀장님은 뭐 그냥 피자일 뿐이지 별 다른 감흥은 없다 하셨으나, 나는 아마도 이제 알볼로는 안 먹을 것 같다. 입맛 다 제각각이니 모를 일이다. 입에 맞는 피자 찾아서 각자 즐겁게 먹으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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