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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직장임 점심 : 다이어트 마지막 주 메뉴

d0u0p 2022. 2. 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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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처음 목표했던 만큼 감량을 하지는 못했지만 이 나이대에는 살이 절대 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감량을 하기는 했다는 것과, 앞으로 길게 석 달 정도 더 노력하면 옷장 속에 쑤셔박혀 있는 옷들을 모두 꺼내 입을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얻었으니 일단 다행이다.
끝이 없는 다이트는 아직 더 남아 있지만 식단을 꼼꼼히 챙겨서 정리하는 것은 일단 여기서 그만 두기로 한다. 어느 정도 먹고 있는 음식에 대한 무게감은 익숙해졌으니 양은 조절해서 먹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탄수화물을 최대한 자제하고 단백질 섭취량을 챙겨가며 먹을 수 있는 메뉴에 집중해서 점심 식사를 해 볼 예정이어야 하지만, 그래도 먹고 싶은 따뜻하고 칼칼하고 달콤하고 짭조름한 메뉴를 계속 참았다가는 어느 날 갑자기 폭식하게 될지 모르니 먹고 싶은 메뉴들은 아껴 두었다가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챙겨 먹기로 한다. 연휴동안 '마지막'으로 치킨을 먹고 싶었다는 댓글에 놀란 식당 주인이 경찰에 신고해서, 경찰이 출동해 알아보니 다이어트를 할 예정이라 마지막으로 치킨을 먹겠다는 글이었다는 웃픈 기사를 보면서, 먹고 싶은 음식을 '마지막'으로 먹고 그만 두겠다고 할 것이 아니라 간헐적으로 먹고 싶을 때에는  양을 줄여서 조금씩 찾아 먹으면서 감량 목표일에 천천히 도착하는 방법을 택하기로 했다.

그 기록의 끝이던 주에는 대체 무엇을 먹었었는지 다시 한 번 짚어 본다.

월요일 + 화요일 : 마치래빗의 두부 샐러드에 케이준 새우와 버섯 추가하여 다 먹으면 539kcal이지만 반만 먹어서 240kcal

반만 먹을지 다 먹을지 고민은 했고, 열량이 높지 않아서 다 먹어도 문제는 없는 식단이었는데, 채소의 양이 많고 골고루 섞어 먹지 못하고 따뜻한 재료들을 먹고 나서 나머지 채소를 하염없이 몰아서 먹다 보면 채소가 많아서 물리는 느낌이 있었고, 그게 싫어서 나눠 먹기로 했다. 소박하고 담백한 맛이 좋기는 하지만 그것들만 모여 있을 때 느껴지는 단조로움을 참지 못하는 것은 그냥 성격 때문인 것 같기도 하고, 강렬하고 화려한 양념이 가득한 메뉴에 그동안 너무 길들여져 있었던 탓인 것 같기도 한데 길들여졌다기 보다는 자연스럽게 취향이 그 쪽으로 발달하게 되서 그랬을 것 같기도 하지만, 아무튼 맛이 지루하면 다 먹기는 힘들다.

원래 기본 메뉴에 있는 두부 샐러드에 케이준 새우와 구운 버섯을 추가했고, 두부 샐러드에는 원래 오리엔탈 드레싱이 나오지만 매콤한 치폴레 마요도 곁들여 먹고 싶어서 치폴레 마요를 추가했다. 

주문할 때마다 실패했던 샐러리는 지금 집에 차고 넘쳐서 집에서 아주 조금 챙겨 갔다. 엄마마님께서 허락하신 양이 20그람이었을 뿐 내 의도는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오리엔탈 소스는 얼추 반을 넣는다고 넣었지만 10g 정도 넣게 되었고 치폴레 마요는 섞지 않고 가끔 재료들을 찍어서 먹었다. 

샐러드를 먹고 125ml 짜리 작은 사이즈의 딸기 우유를 하나 마셨고 퇴근 전에 배가 고프면 뭐라도 챙겨 먹어야지 했는데 퇴근 시간까지 배고픈 기미가 별로 없어서 얼결에 그냥 퇴근했다. 그리고 다음 날은 아침에 날씨도 스산하고 아무리 다이어트 중이지만 적당히 탄수화물도 씹어줄 겸 따끈한 스콘을 추가해서 먹었다. 

눈이 오기 시작해서 멀리 갈 수 없어 가장 가까운 '하얀과자점'에 들러 눈 앞에 바로 보이는 트러플 치즈 스콘을 주문했다. 무게를 재고 열량을 확인하니 차마 다 먹을 수는 없었다. 

스콘은 반 정도만 먹고 크림치즈도 적당히 먹다가 나중에 먹을 심산으로 일단 보관했다. 오후에 간식으로 먹을 줄 알았는데 또 참으니까 참아져서 그냥 그대로 퇴근했다. 

수요일 : 단백질 섭취를 위한 홈메이드 김치볶음밥과 전 날 남은 크림치즈에 샐러리 420kcal

집에서 먹는 반찬 중 몇 날 몇 일 질리도록 밥상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던 삶은 새우와 갑오징어를 해치우기로 했다. 마침 무김치도 이제 그냥은 도저히 못 먹을 정도로 쉬어 꼬부라진 상태라 다 함께 볶아서 도시락을 챙겨 보기로 했다. 이왕이면 단백질을 많이 넣겠다며 저울을 꺼내 무게를 달고 오만 난리를 치다가 엄마마마님께 등짝도 맞을 뻔 했지만 무사히 볶아서 들고 왔다. 

단백질 섭취량을 맞추려고 이것 저것 넣어서 확인했더니 크림치즈도 꽤 단백질 비중이 높아서 곁들여 먹으려고 싸들고 간 샐러리와 함께 먹기로 했다. 트러플오일 향도 솔솔 나는 고급 크림치즈와 샐러리가 아주 훌륭했다. 배추김치도 마구 익어가고 있는데, 김치볶음밥을 몇 번 더 해 먹어야겠다. 

목요일 : 생선 단백질 가득한 오복수산 지라시즈시 466kcal

건강한 단백질을 일일 권장량의 반 이상 섭취할 수 있는데, 가격도 오르고 늘 손님이 많아서 자주 먹기는 어려울 것 같다. 원재료 가격이 올라서 어쩔 수 없이 지난 주 부터 모든 메뉴가 2,000원 씩 올랐다고 한다. 지라시즈시는 15,000원, 카이센동은 20,000원이다. 

아무래도 짜투리 회를 밥에 얹어 먹는는 개념의 메뉴라 단백질의 양에 대해서는 기대하지 않았는데 의외로 양이 많았고, 더 의외였던 것은 달걀 지단이 한참 들어 있어서 고단백 식단으로 충분한 메뉴였다는 것이다. 

밥은 먹을 만큼만 덜어서 110g, 톳은 대략 10g, 흘린 지라시까지 합치면 얼추 100g인 연어/광어/참치

톳을 한 올 한 올 올려 계량하다가 혼절할 뻔 했다. TARE 버튼 누르는 것도 깜빡하고 올리다가 지쳐서 쉬어가면서 다시 TARE 버튼을 눌러가며 계량했다. 재료가 섞여 있어서 절대적인 정량을 계량한 것이 아니라서 앱에서 계산할 때에는 대충 근사치로 넣었다. 

오이와 연근이 20g,  달걀 지단만 40g, 달콤하고 시원하고 아삭한 양파가 20g
그릇 포함 전체 장국 무게 145g에서 마시고 남은 장국 무게 85g이라고 하면 마신 장국은 60g

이제 보니 장국의 양을 잘 못 계산해 넣었다. 뭐 국 20g 정도 오차는 그냥 넘어 가자. 마지막 주라고 어지간히 계산하기 싫었나 보다. 초절임도 15g으로 줄여 쓰고, 아주 잘 했다. 그래서 살이 덜 빠지나 보다. 

그릇 포함 전체 초절임 무게는 32g / 남은 초절임 무게는 16g이니까 먹은 양은 대략 16g 

가격도 가격이지만 포장 주문이라도 쉬우면 좋겠는데, 문 여는 시간에 맞춰 갔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포장 주문이 많아서 오래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오래 기다려야 한다는 안내에 낙담하였으나 기대했던 것 보다는 빨리 받아 나올 수 있었다. 주문 받으시는 분의 뉘앙스가 듣는 사람 기분에 따라 약간 애메하게 갈릴 수 있을 것 같다. 그 말투 그대로를 받아 들이자면 오래 걸리니까 주문하지 말아달라는 느낌인 것이 나만의 착각일까 궁금하다. 다른 전화 주문도 대체로 마찬가지 느낌으로 지금은 어렵다는 안내를 계속 하셨으나 적당히 30분 안쪽으로는 받을 수 있는 느낌이었고, 일찍 전화 주문 해서 열 두시에 맞춰서 픽업하는 것 까지는 괜찮아 보였다. 다음부터는 시간 지켜서 미리 일찍 주문해서 받아와야겠다. 

금요일 : 어지간한 메뉴보다 충분히 단백질 섭취가 가능한 치킨 버거, 맘스터치 불싸이 버거는 제로 콜라와 함께 487kcal

버거만으로는 481kcal라서 한 끼 각단히 먹기 좋고 그에 비해 단백질 양도 충분해서 좋은 메뉴였는데 여태 생각도 못했다. 이 날은 굳이 단백질을 더 챙겨 먹겠다며 간식으로 육포도 먹었다. 샐러리는 아마 도시락 그릇을 집으로 들고 갔다가 엉겁결에 다시 그 도시락에 다시 샐러리를 담아 나왔던 것 같다. 샐러리 정도야 섬유질도 풍부하고 상큼하고 향기로우니까 얼마든지 먹어줄 수 있다. 

불싸이버거는 생각보다 매워서 오후 늦게부터는 속이 불편했다. 그냥 싸이버거는 왠지 밋밋하려나 싸이 버거를 먹어봐야겠다. 육포가 아니라 삶은 달걀 흰 자 두 개 분량을 추가하면 부족함이 없는 메뉴일 것 같다. 근육 만드는데 도움이 될 정도로 단백질을 섭취하려면 체중당 하루 1.6g 이상을 섭취해야 한다고 하니 생각보다 꽤 많이 먹어야 하고, 그 양을 채워 먹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아무리 뒤져봐도 단백질 함량이 높으면서 저렴한 메뉴로는 달걀 흰자만한 것이 없는 것 같다. 집에서 미리 싸들고 가던지, 편의점에서 사 넣던지 해서 단백질 양 꼼꼼히 맞춰 먹어야겠다. 

열심히 챙겨 먹고 운동해서 올 여름에는 꼭 울퉁불퉁 멋진 몸매에 빨간 옷을 입고 새콤달콤 향기 풍기는 멋쟁이 토마토로 거듭날테다. 이제 단백질에 집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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