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딩 점심 9

여의도 직장인 점심 : 즉석 떡볶이 오락

어느날 갑자기, 난데 없이 팀장님이 떡볶이를 드시겠다며 아재들을 물리시고 데려가셨다. 즉석떡볶이 집인데, 저녁에는 가볍게 맥주를 파시는 것 같았고, 여의도는 어디나 줄을 많이 서고 있는데, 떡볶이집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나마 우리가 갔던 날은 두 팀 정도 대기중이어서, 안 기다리는 편이라고 하셨다. 뭐, 요즘 떡볶이 다 비싸니까 포기하고 먹기로 했다. 떡볶이의 적정한 가격은 아직 1인분에 3,500원이라고 생각하지만, 치즈 떡 사리로 바꿔 넣을 수도 있고, 셋트로 주문하면 나중에 밥을 볶아 먹으면 충분히 식사가 되니 8,000원이지만 가격은 괜찮았다. 다만 볶음밥이 입맛에 맞지 않았다는 것이 제일 큰 문제라고 할 수 있으나, 원래 칼국수 등 끓여 먹고 남은 국물에 밥 볶아 먹는 그 맛을 별로 좋아 하지 ..

EATING 2018.06.13

여의도 직장인 점심 : 교동 전선생

기름냄새 싫다 하시는 분 덕에 미뤄지다가 오늘에서야 가 볼 수 있었다. 물론 점심 메뉴가 인기가 있는 편이라 늘 사람들로 북적대서 일찍 가거나 아예 느지막히 가거나 선택해야 하는 그런 집이라 쉽게 갈 수 없기도 했다. 점심 메뉴가 네 가지 정도 되고, 골고루 주문하고 나면 전을 한 접시 내 주신다. 기름냄새 안 좋아하기는 마찬가지라서 집에서 전 부치는 일이 드물어서 오랜만에 따뜻한 전을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김치찌개와 고추장불고기, 해물계란찜을 주문했는데, 김치찌개는 지난 번 장호 왕곱창의 김치찌개 보다 내 입맛에는 오히려 좋았다. 적당히 익은 김치의 새콤함과 칼칼함이 느껴지는 맛이었다. 계란찜에는 해물도 적당히 들어 있어서 씹히는 맛이 좋았지만, 개인적으로는 아무것도 들어 있지 않은 계란만의 계란찜..

EATING 2018.06.12

여의도 직장인 점심 : 유일한 육천원 점심, 망향 비빔 국수

가격표 필요 없고, 그냥 잔치국수 육천원, 비빔국수 육천원, 게다가 맛이 있어서 줄이 길다. 사무실에서는 거리도 꽤 멀어서 한참 걸어서 다녀오는 바람에 더위를 먹은 건지, 후식으로 먹은 디저트 와플이 과했는지, 그냥 그 날 외근 다녀온 게 힘들었는지, 점심 시간 이후에 거북한 속이 가라앉지 않아 약국을 찾았다. 둘 다 맛있다. 저 국수 면발은 왜 집에서 삶으면 저런 면발이 안나오는지 모르겠다. 쫄깃하고 통통하며 부드러운 면발 너무 좋다. 와장창 들이 부어져 있는 깨도 함께 씹히면서 고소하고 좋았다. 서현동 먹자촌 근처에도 있었는데 거리가 애매해서 한 번도 안 가보았던 것을 이제야 후회하며 맛있게 먹었다. 지금도 가까운 거리는 아니고 손님이 많아서 자주 갈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올 해 열무김치 이 곳..

EATING 2018.06.04

여의도 직장인 점심 : 십 년이 지났는데 같은 자리에 있는 쌀국수집 하노이의 아침

지금 근무중인 회사를 그만 두기 직전인 2004년 쯤에 새로 열었던 가게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때도 가격이 높은 편이라 자주 가지는 않았었는데, 아직까지 성업중이라니 맛을 잃지 않고 있으니 가능한 일일 것이고, 무엇보다 하노이의 아침이 좋았던 것은 고수를 추가로 달라 하면 듬뿍 가져다 주신다는 것이다. 일부 프랜차이즈 쌀국수 집에서 종종 고수 없이 쌀국수를 먹는 일이 있었고, 나는 고수를 너무 좋아하니까 고수를 주지 않는 쌀국수 집은 싫다. 십 년이 넘은 그 때에도 저렴한 가격이 아니어서, 비교해 보면 많이 오르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 때 가격은 기억 저편에서 찾을 수 없으니 모르겠고, 다행히 7,000원짜리 작은 쌀국수 메뉴가 있다. 큰 사이즈와 작은 사이즈로 나눠서 국수를 파는 집에서는 어김없이..

EATING 2018.06.01

여의도 직장인 점심 : 이화 육개장

결론부터 말하면 팀장님 나빠요, 엄청 맛있는데 한 달이 지나서야 데려가시다니요. 팀장님은 육개장이 싫다고 하셨어~팀장님은 육개장이 싫다고 하셨어~ 야이야이야아~ 그렇게 살아가고~팀장님은 파도 싫어 하신다. 파 싫어하시는 어르신들이 생각보다 많다. 그에 비하면 나도 똑같이 편식하지만 나는 파를 매우 좋아하는 게 틀림없다. 떡볶이에도 파가 안 들어 있으면 맛집으로 넣고 싶지 않다. 부민옥 육개장도 좋아하는데, 약간 더 칼칼한 맛이 있어서 좋았다. 다시 봐도 침 고이는 메뉴 등극하셨다.특이한 것은 맑은 육개장 메뉴가 있다는 것이지만 맑은 고깃국물은 전혀 내 취향이 아니라 패스할 뻔 했으나, 칼칼한 육개장 칼국수는 맛이 있고도 맛이 있었다. 8천원이지만 용서할 수 있다. 차병원 앞 홍익 육개장 보다는 부민옥이 ..

EATING 2018.05.31

여의도 직장인 점심 : 김치찌개 vs 부대찌개

단순하게 가격만 봐도 부대찌개가 이기는 게임이지만, 정성껏 준비한 태가 나는 반찬으로 보아도 부대찌개 집이 낫고, 밥 지은 쌀로 봐도 부대찌개 집이 낫고, 라면사리로 봐도 부대찌개 집이 낫다. 김치찌개는 장호왕곱창집이었는데, 여의도에서 먹는 김치찌개중 그나마 나은 집이라 하시어 따라갔다. 지하 실내에서 이런 날 것 같은 불판 기구를 보게 되다니 약간 기이한 느낌도 있었다. 무생채 한 가지와 콩나물 반찬을 주신다. 콩나물은 바로 찌개 냄비로 퐁당 들어가고, 라면 사리를 넣었다. 부대찌개집은 라면사리가 디폴트로 들어가는데 이 집은 천원 추가해서 넣을 수 있다. 문제는 면이 분명 유통기한 지났을 수도 있을 법한 냄새가 나는 것을 느꼈지만 봉지가 이미 쓰레기통에 들어가 버려서 확인할 수가 없었다. 다른 분들은 ..

EATING 2018.05.24

여의도 직장인 점심 : 피자와 돈가스 주는 쉐프의 부대찌개

왜 굳이 피자와 돈가스를 더 주는지, 필요는 없지만 주신다니 고맙게 먹었다. 부대찌개 자체는 판교에서 먹어 보았던 이태리 부대찌개와 비슷했다. 판교의 이태리 부대찌개는 한국의 부대찌개에서 볼 수 없는 베이컨과 살라미가 추가되는 부대전골을 주로 주문하도록 권하고 먹을 때 밥과 함께 비벼 먹기 좋은 버터를 준다. 메뉴는 부대전골과 부대찌개 두 종류였던 것 같고, 그에 비해 쉐프의 부대찌개에서는 기본 재료에 변화를 주어 구성하여 메뉴가 좀 더 다양하고 버터는 나오지 않지만 아예 크림이 들어간 부대찌개 메뉴가 있다는 것 정도와 세트 메뉴를 주문하면 서비스로 돈가스나 피자를 추가로 주고, 라면 사리와 밥은 무한 리필이 가능하다. 이태리 부대찌개는 면사리가 별도 요금이었나? 양이 많아서 추가 사리가 필요 없었기 때..

EATING 2018.05.10

직장인 점심메뉴 : 남대문 시장 극과극 체험

어쩌다 보니 다시 직딩이 되었고 남대문 시장 근처에서 근무할 것이라고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남대문 시장 근처에서 넉 달 간 근무하게 되었다. 남대문 시장 근처의 사무실을 상상해 본 적도 없고 짐이 많아 첫 날은 택시로 가게 되었는데 택시기사님도 그런 빌딩이 남대문 근처에 있었냐며 의아해 하셨지만, 막상 서울역 근처에서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게 간판이 붙어 있었다. 과연 남대문 시장 근처에서는 어떤 점심을 먹게 될까 궁금했다. 갈치조림을 먹을 수 있는 걸까 기대했는데, 현실은 갈치정식 한 끼는 팔천원이라 비싸서 못먹는다는 아재들과 함께 식사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갈치는 구경도 못 하게 되어 억울한 마음에 집에 돌아와 남대문 시장 옆에 일하러 갔는데 갈치를 못 먹었다 하소연하여 결국 엄마에게 갈..

EATING 2018.05.09

여의도 직장인 점심 : 청석골

여의도를 떠나 있을 때 제일 생각 났던 메뉴가 청석골의 순두부 찌개였는데 오늘 드디어 다시 맛 보게 되었다. 그러나 예전의 순두부 찌개와는 맛이 많이 달랐다. 테이블에는 이미 반찬이 모두 세팅되어 있고, 자리에 앉으니 메뉴를 가져다 주신다. 옛 기억을 더듬어 보면 누룽지 세트가 순두부와 끓인 누룽지를 같이 주고 밥이 있었나 없었나 너무 가물가물하지만 팀장님이 매우 애정하시던 메뉴여서 자주 먹었던 것 같다. 아마 2인분이라 15,000원인 것 같기도 하다. 오늘은 짬뽕해물 순두부와 계란말이를 주문했고, 계란말이는 큰 접시로 계란말이가 별도로 나오고 밥은 한 공기(1,000원) 추가하여 식사를 하게 되었다. 여의도에서 흔치 않은 7,000원 밥상이긴 한데, 나무로 된 좁은 테이블과 산만한 인테리어는 여전한데..

EATING 2018.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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