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점심 110

여의도 직장인 점심 : 십 년이 지났는데 같은 자리에 있는 쌀국수집 하노이의 아침

지금 근무중인 회사를 그만 두기 직전인 2004년 쯤에 새로 열었던 가게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때도 가격이 높은 편이라 자주 가지는 않았었는데, 아직까지 성업중이라니 맛을 잃지 않고 있으니 가능한 일일 것이고, 무엇보다 하노이의 아침이 좋았던 것은 고수를 추가로 달라 하면 듬뿍 가져다 주신다는 것이다. 일부 프랜차이즈 쌀국수 집에서 종종 고수 없이 쌀국수를 먹는 일이 있었고, 나는 고수를 너무 좋아하니까 고수를 주지 않는 쌀국수 집은 싫다. 십 년이 넘은 그 때에도 저렴한 가격이 아니어서, 비교해 보면 많이 오르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 때 가격은 기억 저편에서 찾을 수 없으니 모르겠고, 다행히 7,000원짜리 작은 쌀국수 메뉴가 있다. 큰 사이즈와 작은 사이즈로 나눠서 국수를 파는 집에서는 어김없이..

EATING 2018.06.01

여의도 직장인 점심 : 이화 육개장

결론부터 말하면 팀장님 나빠요, 엄청 맛있는데 한 달이 지나서야 데려가시다니요. 팀장님은 육개장이 싫다고 하셨어~팀장님은 육개장이 싫다고 하셨어~ 야이야이야아~ 그렇게 살아가고~팀장님은 파도 싫어 하신다. 파 싫어하시는 어르신들이 생각보다 많다. 그에 비하면 나도 똑같이 편식하지만 나는 파를 매우 좋아하는 게 틀림없다. 떡볶이에도 파가 안 들어 있으면 맛집으로 넣고 싶지 않다. 부민옥 육개장도 좋아하는데, 약간 더 칼칼한 맛이 있어서 좋았다. 다시 봐도 침 고이는 메뉴 등극하셨다.특이한 것은 맑은 육개장 메뉴가 있다는 것이지만 맑은 고깃국물은 전혀 내 취향이 아니라 패스할 뻔 했으나, 칼칼한 육개장 칼국수는 맛이 있고도 맛이 있었다. 8천원이지만 용서할 수 있다. 차병원 앞 홍익 육개장 보다는 부민옥이 ..

EATING 2018.05.31

여의도 직장인 점심 : 김치찌개 vs 부대찌개

단순하게 가격만 봐도 부대찌개가 이기는 게임이지만, 정성껏 준비한 태가 나는 반찬으로 보아도 부대찌개 집이 낫고, 밥 지은 쌀로 봐도 부대찌개 집이 낫고, 라면사리로 봐도 부대찌개 집이 낫다. 김치찌개는 장호왕곱창집이었는데, 여의도에서 먹는 김치찌개중 그나마 나은 집이라 하시어 따라갔다. 지하 실내에서 이런 날 것 같은 불판 기구를 보게 되다니 약간 기이한 느낌도 있었다. 무생채 한 가지와 콩나물 반찬을 주신다. 콩나물은 바로 찌개 냄비로 퐁당 들어가고, 라면 사리를 넣었다. 부대찌개집은 라면사리가 디폴트로 들어가는데 이 집은 천원 추가해서 넣을 수 있다. 문제는 면이 분명 유통기한 지났을 수도 있을 법한 냄새가 나는 것을 느꼈지만 봉지가 이미 쓰레기통에 들어가 버려서 확인할 수가 없었다. 다른 분들은 ..

EATING 2018.05.24

여의도 직장인 점심 : 기소야

오랜만이지만 한결같은 맛이었다. 김치우동과 김치가쯔돈 둘 다 너무 좋다. 여의도를 벗어나서도 그 메뉴가 좋아서 기소야를 찾은 적이 있는데, 삼성동에 있는 기소야의 김치가쯔돈은 여의도 기소야의 맛과는 너무 달랐다. 자매 브랜드인 신기소에 가 보아도 우동이나 다른 메뉴들이 여의도 기소야만큼의 맛은 아니어서 늘 실망했었다. 프랜차이즈인데 맛이 이렇게나 다르면 곤란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한 군데는 한결같아 다행이다. 비 오는 날씨에 딱 좋은 메뉴이다. 주말에 들러서 먹어도 되었을텐데 왜 잊고 있었나 모르겠다. 평일 점심에도 자주 가고 싶지만 가격 탓에 다른 분들 눈치 보느라 자주 갈 수 없어 아쉽다. 주말에 가서 몰래 먹어야겠다. 동생 가족을 데려가도 비싸다고 투덜댈 정도의 가격이기는 하다.기소야 메뉴냄비돈까스 ..

EATING 2018.05.23

여의도 직장인 점심 : 광화문 국밥 (여의도점)

광화문 국밥이 여의도에 생겼다. 양식쉐프가 만드는 돼지국밥이라니 궁금하기도 했고 이 식당이 생긴 건물이 리뉴얼된 건물이라 지하에 새로 생긴 식당들도 궁금했다. 이베리코산 흑돼지와 국내산 돼지의 살코기로만 만든다고 하지만, 처음 만나는 비주얼은 파가 둥둥 뜬 파국이어서 당황했다. 가득 떠 있는 파를 뒤집으면 고기를 찾을 수 있다. 누린내가 안 나지는 않지만 국물이 맑아 좋다. 밥 말아서 술술 먹었다. 냉면도 아직 만원이다. 이런 표현 이상하긴 하지만, 갑자기 냉면 가격이 파동이라도 난 듯 올라서 봉피양 냉면은 만 오천원이 되었다. 그에 비하면 아직 만원이다. 자주 가고 싶다. 메밀면 너무 고소하고 좋다. 사진을 다시 볼 때 침샘을 자극하는 음식이 몇 가지 있는데 전에 없이 냉면이 그런 편이다. 흠, 그 동..

EATING 2018.05.17

여의도 직장인 점심 : 흑돈가 두루치기

여의도에서 식사하실거면 그냥 포기하고 8,000원부터 식사 가능하다고 생각하시는게 정신건강에 이로울 것 같다. 회식으로 자주 가는 제주 흑돈가에 된장찌개, 김치찌개를 비롯한 여러가지 점심 메뉴가 있지만 거의 8,000원이다. 여러 번 드셔 보신 분들께서 두루치기가 제일 나으니 두루치기로 통일하여 먹게 되었고, 메뉴판 구경을 못해서 가격표는 작성을 못하게 되었다. 헤헷, 고기를 먼저 넣고 익기 시작하면 뒤집어 가면서 콩나물과 파채, 무채를 섞어 볶아야 하는데 잘못하면 타기 쉬워서 원래는 아주머니가 뒤집어 주시러 오시지만 이 날은 바쁘신지 너무 안 오셔서 그냥 열심히 잘 볶아 먹었다. 자주 가고 싶지만 비싸다. 삼겹살도 싸지 않지만 맛있어서 모두를 괴롭게 하는 집이기도 하다. 처음 회식으로 가 보고 제주에서..

EATING 2018.05.15

여의도 직장인 점심 : 강창구 찹쌀 진순대국

대체, 언제부터 내가 순대국을 먹기 시작한 건지 너무 잘 먹고 있다. 물에 빠진 고기도 좋아하지 않고 기름 냄새 나는 국도 싫어하는데 순대국은 잘 들어간다. 게다가 맛있다고 생각할 정도라서 가끔 깜짝 놀란다. 일관성 없는 입맛이 문제일까, 아마도 쇠기름 냄새를 더 싫어 하는 것 같고, 돼지를 넣은 국들은 대부분 고유의 누린내를 없애려는 노력을 한 국물이라 가능한 것 같기도 하고 국물과 고기를 먹었을 때 소고기 보다 돼지고기가 속이 더 편한 편이기도 하다. 남대문에서 6천원 짜리 할매 순대국은 점심 메뉴에 있어 먹긴 했지만 싸니까 그 맛이려니 하고 그냥 먹을 뿐이었지 즐거운 맛은 아니었다. 그리고 여의도에서 일하는 다른 분들이 진순대국은 정말 맛있다고 해서 궁금했다. 드디어 순대국을 먹게 되었고, 이름은 ..

EATING 2018.05.14

여의도 직장인 점심 : 수요미식회 갈비탕 배꼽집

2018/05/10 - [EATING] - 여의도 직장인 점심 : 피자와 돈가스 주는 쉐프의 부대찌개2018/05/09 - [EATING] - 여의도 직장인 점심 : 청석골위의 메뉴들과는 가격대가 확연히 차이가 있다. 특별히 그 날 기분 좋으신 팀장님이 사 주신다 하여 직접 선택하신 메뉴였다. 그러나 역시, 수요미식회의 맛집의 기준은 무엇인가 다시 생각하게 되는 집이었다. 방송을 열심히 보지 않아서 잘은 모르나 가끔은 같은 메뉴에 대해 패널들의 해석 엇갈릴 때도 있었으니 이 집 역시 그런 집 중 하나였을 것 같다. 문 닫기 전에 꼭 가야 하는 이유도 짚어주고 있지만 꼭 가야할 이유 외에 각자 느끼는 애매한 단점들도 있는데 방송에서는 크게 드러나지 않아 막상 가 보면 호불호가 갈리게 되는 것 같다. 일단은..

EATING 2018.05.11

여의도 직장인 점심 : 피자와 돈가스 주는 쉐프의 부대찌개

왜 굳이 피자와 돈가스를 더 주는지, 필요는 없지만 주신다니 고맙게 먹었다. 부대찌개 자체는 판교에서 먹어 보았던 이태리 부대찌개와 비슷했다. 판교의 이태리 부대찌개는 한국의 부대찌개에서 볼 수 없는 베이컨과 살라미가 추가되는 부대전골을 주로 주문하도록 권하고 먹을 때 밥과 함께 비벼 먹기 좋은 버터를 준다. 메뉴는 부대전골과 부대찌개 두 종류였던 것 같고, 그에 비해 쉐프의 부대찌개에서는 기본 재료에 변화를 주어 구성하여 메뉴가 좀 더 다양하고 버터는 나오지 않지만 아예 크림이 들어간 부대찌개 메뉴가 있다는 것 정도와 세트 메뉴를 주문하면 서비스로 돈가스나 피자를 추가로 주고, 라면 사리와 밥은 무한 리필이 가능하다. 이태리 부대찌개는 면사리가 별도 요금이었나? 양이 많아서 추가 사리가 필요 없었기 때..

EATING 2018.05.10

여의도 직장인 점심 : 청석골

여의도를 떠나 있을 때 제일 생각 났던 메뉴가 청석골의 순두부 찌개였는데 오늘 드디어 다시 맛 보게 되었다. 그러나 예전의 순두부 찌개와는 맛이 많이 달랐다. 테이블에는 이미 반찬이 모두 세팅되어 있고, 자리에 앉으니 메뉴를 가져다 주신다. 옛 기억을 더듬어 보면 누룽지 세트가 순두부와 끓인 누룽지를 같이 주고 밥이 있었나 없었나 너무 가물가물하지만 팀장님이 매우 애정하시던 메뉴여서 자주 먹었던 것 같다. 아마 2인분이라 15,000원인 것 같기도 하다. 오늘은 짬뽕해물 순두부와 계란말이를 주문했고, 계란말이는 큰 접시로 계란말이가 별도로 나오고 밥은 한 공기(1,000원) 추가하여 식사를 하게 되었다. 여의도에서 흔치 않은 7,000원 밥상이긴 한데, 나무로 된 좁은 테이블과 산만한 인테리어는 여전한데..

EATING 2018.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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