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TING 409

영등포 타임스퀘어 브런치, 성수동에서 온 멜라

별로 찾아 먹지도 않는 빙수집이 몇 년 간 자리를 차지하고 있더니 드디어 브런치 카페로 바뀌었다. 동시에 야외공간에 앉아 음료나 식사를 즐길 수 있게 테이블이 다시 생겨서 마음이 즐거워졌다. 이쪽 공간이 의외로 주말에도 여유가 있어서 자주 찾던 곳이었는데 빙수집이었을 때에는 야외 테이블을 치워 버려서 많이 섭섭했었다. 성수동에서 이름을 날려 지점까지 냈다니 메뉴는 뭐 믿고 먹을 수 있겠다 싶었는데, 첫 눈에 들어온 메뉴는 브런치가 아니라 라구떡볶이였다. 라구소스에 떡을 볶았으면 예상이 가능한 맛이긴 한데 그래도 궁금하니 먹어 보기로 했다. 빅토리아 프렌치토스트 17,000원 부라타 샐러드 볼 18,000원 아보카도 리코타 오픈토스트 16,000원 브런치 플레이트 16,000원 하몽 리코타 프렌치토스트 1..

EATING 2023.07.06

시흥 맛집 마실, 장어의 품격

아직 1kg에 44,900원인 장어구이집, 칠리지 저수지 옆 장어의 품격 1kg에 44,900원인 장어 구이집이 있었다. 없는 줄 알았는데 있었다. 그것도 농장과 지척인 칠리지 저수지 옆에 자리를 잡고 있었는데 몰랐더랬다. 다른 손님들 말씀으로는 이 가격도 오른 가격이라고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인적인 외식 물가 상승률에 비하면 아직 먹을만한 가격이다. 소금구이 1kg 44,900원 / 0.5kg 22,500원 + 상차림비 1인 3,000원 / + 초벌포장비 1인 3,000원 양념구이 1kg 48,000원 숯불닭갈비 고추장/소금 12,900원 장어탕 8,000원 물/비빔 냉면 5,000원 차돌된장찌개 6,000원 누룽지 3,000원 이제 곧 날이 무더워질테니 점심 호숫가 자리에 앉아 장어를 먹는 날은..

EATING 2023.06.24

휴직한 직장인 대학로 마실, 십 여 년 만에 다시 먹어도 여전히 맛있는 나누미 (구 맛나, 만나, HOT) 떡볶이

몇 년 만인지 셀 수도 없다. 거주지가 서울에서 경기도로 옮겨 가면서부터 서울 시내에는 발을 들이는 일이 거의 없다가 다시 서울로 돌아왔고, 그 후로도 한동안은 심신이 불안했는지 생활습관이 바뀐 탓인지 주말에 집 밖에 나가는 일이 드물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오래전에 다니던 맛집도 죄다 잊고 있었고, 잊고 있는 만큼 많이도 사라졌으리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떡볶이집이 아직 살아 있다며 맛집 리스트에 보였으니 안가볼 수는 없었다. 나누미 떡볶이 메뉴쌀떡볶이 5,000원찹쌀순대 5,000원김밥 5,000원부산어묵 1개 1,500원가격은 물론 한참 오른 가격이겠지만 김밥은 쌀냄새가 퐁퐁 올라오는 거 보면 5,000원은 약간 비싼 감이 있지만 어묵은 또 퀄리티가 자연스럽게 업그레이드된 느낌인데 비하면 비싸지 않..

EATING 2023.06.05

휴직한 직장인 여의도 마실, 여전한 카페콤마 그리고 오복수산

한 달은 지난 것 같은데 이제야 사진을 다시 꺼내 정리해 본다. 카페콤마는 내가 출근하지 않아도 그 자리에 잘 있었고, 모아 두었던 쿠폰으로 커피는 한 잔 마셨으니 오랜만에 히비스커스도 한 잔 더 주문해 마셨다. 너무 단정한 찻잔과 주전자라서 2층까지 들고 올라가기 무서웠다. 오후에 들어섰더니 2층 구석에나 겨우 자리가 있었는데 리클라이너 자리에 앉기까지 두 번이나 자리를 옮겨 앉았다. 그래도 리클라이너에 앉았으니 성공적이었다. 한참 책을 읽는데 갑자기 어수선한 분위기가 되었는데, 아마도 같은 빌딩에서 일하시는 분들인 것 같은 분들이 사무실에서 분노를 참지 못하고 뛰쳐나오신 것 같았다. 모두가 알고 있는, 모두의 공간에 존재하는 일정 질량의 또라이가 그 공간에도 존재하고 있었다. 책보다 이야기가 더 흥미..

EATING 2023.05.10

휴직한 직장인 한남동 마실, 마케팅의 끝판왕 W*차이나와 로얄멜팅클럽, 우연히 만나 반가웠던 아스티에 드 빌라트

인스타그램에서 맛집 리스타려 뿌려대는 마케팅에 그냥 넘어가지는 않겠다며 블로그를 두 번 세 번 교차 검열까지 하는데도 깜빡 넘어갈 때가 있다. 내돈내산임을 인증한 바는 없으나 광고에 의한 글이 아니라는 내용도 없고 대체로 고만고만한 나쁘지 않은 평들이라 괜찮겠지 생각했는데 막상 식당에 들어서고 보니 왜 그런 애매한 뉘앙스로 글을 썼는지 알 것 같았다. 당장 뛰텨 나가고 싶은 맛이었지만 좋은 경험이겠거니 하고 꾹 참고 나왔다. 정말 그들은 맛있는 딤섬을 먹어 본 적도 없고 맛있는 짬뽕을 먹어본 적도 없어서 그랬을지도 모른다. 사실 우육탕면을 추천한 글도 있었지만 외관상 느낌상 잘 못 주문하면 우육탕면을 한 젓가락도 못 먹을지도 모르겠다는 느낌에 짬뽕을 주문했다. 쇠고기가 들어있는 딤섬을 한 입 베어물자마자..

EATING 2023.05.02

휴직한 직장인 문래동 마실, 영일분식, 극락왕생, 서울 아트책보고까지

2023년 벛꽃이 절정일 무렵 문래동에 드디어 다녀왔다. 그간 궁금해 죽을뻔 했던 영일분식의 비빔칼국수를 점심으로 먹고 고척돔에 새로 생긴 아트책보고를 다녀오는 것이 그 날의 목표였다. 가까운데 애매하게 접근성이 떨어지는 문래역에 내리니 벚꽃이 흐드러진 공원에 부지런히 아침 운동을 하시는 분들이 계셨다. 신나는 음악에 맞춰 열심히 움직이시는 모습을 보니 신기하고도 재미있었다. 무려 1990년에 청소년 도서관이 있어서 가끔 다녔던 척박했던 문래공원 벚나무들은 이제 모두 아름드리가 되었고, 골목 골목마다 분홍색 꽃망울을 뽐내고 있었다. 영일 분식이 있는 그 골목에 들어서자 마자 기억 속에 묻혀 있던 친구들이 떠올랐다. 처음 기타를 잡았던 그 때 커팅 주법을 가르쳐 줬던 그 친구가 살던 골목 근처였다. 마냥 ..

EATING 2023.04.26

휴직한 직장인 여의도 마실, 카페콤마 그리고 원형들 딜케이크 접수

카페콤마에서 취향저격서적을 발견했다. 스티브킹이라니, 너무 반가워서 한 권 집어 들고 브렌디향이 난다는 커피 한 잔을 주문해 자리를 잡았다. 아침 일찍 들렀더니 구석에 있는 리클라이너를 차지할 수 있었다. 발끝까지 신나 보인다. 팀장님이 오시기 전까지 부지런히 읽었는데, 집에 돌아와서는 뒷 내용이 계속 궁금해서 다른 책이 눈에 들어 오지 않았다. 두 권 짜리던데 카페콤마에 부지런히 가야한다. 쓰디쓴 자기의 심장을 먹는 심정을 느끼는 순간이 죽기 전에 올까 모르겠지만, 영원히 모르고 싶은 순간이기도 하다. 심장의 맛은 모르겠고 나른한 봄에 자극이 될만한 칼칼한 매운 즉석 떡볶이를 점심으로 먹었다. 직장인 점심시간이 거의 끝나갈 무렵에 가서 오래 기다리지는 않았는데 먹다 보니 뒤에 또 줄이 생겨서 식겁했다...

EATING 2023.04.20

휴직한 직장인 압구정 마실, 오전부터 음주 가능한 올데이 개스트로텍 부베트서울

하필이면 비가 오는 봄 날이었지만, 비가 오면 오는대로 오다 그치면 그치는대로 좋은 날이었다. 마음 편하게 마실 나가서 즐거운 식사를 하는 날이라 마냥 기분이 좋았나 보다.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는데 한참 걸린 개스트로텍 부베트는 압구정 역 바로 앞에 있는 안다즈 호텔에 붙어 있었다. 같은 건물이겠지 싶어서 비도 피할 겸 호텔 로비로 들어갔으나 지도를 아무리 보아도 찾을 길이 묘연하고 위치를 확인하기 어려워 그냥 길을 물었다. 건물 밖으로 다시 나가서 코너를 돌면 안쪽에 보일 것이라고 했다. 건물이 붙어 있다고 하기엔 떨어져 있는 모양새인 별관 쯤 되는 곳 1층에 위치하고 있었다. 비가 그치고 날씨가 따뜻하면 자전거가 보이는 풍경을 바라 보며 바깥에 앉았겠지만 비가 오니 어쩔 수 없었다. 개스트로펍은 대충..

EATING 2023.04.17

편스토랑이 살린 휴직한 직장인 점심 집밥

1. 계획에 없었던 어남선생의 바삭한 멸치 볶음 멸치볶음이 시작이 될 줄은 몰랐다. 어남선생의 레시피 중 마음에 드는 것들을 추려서 재택근무를 시작했는데, 그 날 저녁 편스토랑에서는 어남선생이 멸치볶음을 보여주고 있었고, 바삭한 식감이 그냥 멸치 볶음과는 완전히 다르다는 이야기에 너무 솔깃해서 레시피를 다시 찾으며 멸치를 주문해 보았다. 아주 오래 전에 지금은 문을 닫아 버린 사무실 빌딩 지하에서 먹었던 눈알이 동그랗게 살아있던 맛있는 멸치를 떠올리며 죽방 멸치를 주문해 보았는데 생각했던 그 놈 눈깔은 아니라 약간 실망했다. 레시피는 파와 마늘을 센 불에 볶았어야 했는데 늘 그렇듯이 사방팔방으로 튈까 무서워서, 게다가 파가 냉동되어 있던 상태라사 약불에서 시작했더니 신선한 파기름의 느낌은 아니었고, 손에..

EATING 2023.04.10

휴직한 직장인 송리단길 마실, 고소한 고든램지버거, 쫄깃한 니커버커베이글, 고급진 미트파이가 있는 진저베어

송파구는 진짜 너무 멀다. 평일에 집에서 쉬고 있으니 갈 수 있는 곳이라 큰 맘 먹고 길을 나섰다. 아직 마스크를 써야 하니 마스크를 쓴 채로 지하철 안에서 갑갑한 숨을 몰아 쉬며 한 시간 쯤 졸다가 내렸더니 지하철 역사 안이 아직 너무 추웠다. 다행히 바깥 봄볕은 따뜻한 날이라 잠깐 벤치에 걸터 앉아 그날의 일행을 기다렸다가 석촌 호수를 가로 질러 건너편에 있는 니커버커 베이글로 향했다. 오픈한 지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았는데 테라스 석은 이미 만석이었던 니커버커 베이글 어차피 그날은 고든램지 버거를 점심으로 먹을 예정이라 미리 예약해 두었고, 햄버거 먹기 전에 조금 일찍 만나 베이글을 포장해 올 셈이었으니 자리가 만석이어도 상관은 없었다. 다들 부지런하시다. 포장 손님은 특별히 따로 기다릴 필요는 없었..

EATING 2023.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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