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TING

휴직한 직장인 대학로 마실, 십 여 년 만에 다시 먹어도 여전히 맛있는 나누미 (구 맛나, 만나, HOT) 떡볶이

d0u0p 2023. 6. 5.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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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만인지 셀 수도 없다. 거주지가 서울에서 경기도로 옮겨 가면서부터 서울 시내에는 발을 들이는 일이 거의 없다가 다시 서울로 돌아왔고, 그 후로도 한동안은 심신이 불안했는지 생활습관이 바뀐 탓인지 주말에 집 밖에 나가는 일이 드물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오래전에 다니던 맛집도 죄다 잊고 있었고, 잊고 있는 만큼 많이도 사라졌으리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떡볶이집이 아직 살아 있다며 맛집 리스트에 보였으니 안가볼 수는 없었다. 

나누미 떡볶이 메뉴

  • 쌀떡볶이 5,000원
  • 찹쌀순대 5,000원
  • 김밥 5,000원
  • 부산어묵 1개 1,500원

가격은 물론 한참 오른 가격이겠지만 김밥은 쌀냄새가 퐁퐁 올라오는 거 보면 5,000원은 약간 비싼 감이 있지만 어묵은 또 퀄리티가 자연스럽게 업그레이드된 느낌인데 비하면 비싸지 않은 것 같기도 하고 묘하다. 

일단 떡이 너무 말캉하고 쫄깃하고 부드러운 느낌이 살아 있는 신선한 떡인데다가 맵단짠의 조화가 너무 아름다운 맛인데 그 위에 쫑쫑 썬 쪽파가 화룡점정이랄까, 예전의 그 맛 그대로라 너무 놀라울 뿐이다. 

이름은 프랜차이즈 확장을 고려해서 바꾸셨을 법한데 언제 바뀌었는지 짐작도 못하겠다. 1989년에 생겼다는데 아마도 나는 1998년 쯤 처음 가본것 같다. 그 때 이미  HOT멤버들이 밤 늦게 찾아와 먹고 가는 맛집이라는 소문이 있었고, 연예인들 싸인이 벽에 가득했었다. 인터넷이라고는 하이텔 통신망을 쓰던 시절인데 어떻게 소문을 듣고 갔는지 모르겠다. 
떡볶이를 처음 딱 입에 넣었을 때 왠지 죠스 떡볶이가 생각이 났는데, 죠스가 훨씬 맵고 지금은 맛이 없어서 비교하기는 애매한데도 불구하고 생각이 났다. 떡의 느낌과 양념 비율이 비슷해서일까, 죠스떡볶이가 처음 나왔을 때는 또 지금보다는 훨씬 맛이 있었고 그 때의 맛과 조금 더 닮아 있는 느낌이지만 나누미는 나누미 만의 맛으로 훌륭하다. 신선한 쪽파의 향을 빼 놓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 

나누미에서는 김밥이나 순대보다는 어묵을 꼭 먹어야 한다. 담백하고 신선한 느낌이 그대로 살아 있는 맛있는 부산어묵이다. 넓지 않은 가게 곳곳에서 부산미도어묵 상자를 시그니처처럼 볼 수 있다. 떡볶이를 먹는 내내 한 접시를 더 먹기에는 늘어날 뱃살 걱정과 더불어 그렇게 많이 먹지도 못하는 작은 위장 사이즈 탓에 1인분만 먹고 나와야 한다는 사실이 안타까워 힘들었다. 집 앞에 프랜차이즈 생겼으면 좋겠는데 힘에 부치셨는지 예전에 추진하다 그만하신 것 같아서 정말 아쉽다. 

검색만 해서는 연결하기 어려운 유튜브 동영상 넣기, 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나누미 떡볶이 먹방

대학로에 오랜만에 나갔으니 대학로에만 있지만 의견이 분분한 라콜롬브에 가 보려고 했는데 월요일은 쉬는 날이었다. 평일에 노는 맛도 좋긴 한데 휴업하는 평일을 잘 비껴가야 하는 것이었다. 길가에 보이는 카페 중에도 문을 닫은 곳이 꽤 많아서 카페 찾다 지친 상황에서 결국 제일 가까운 곳에 있는 스벅에 갔다. 

커피 드시면 잠도 못 주무시는 분이 왜 꼭 사이즈에 욕심을 내시는지 그란데를 강요하시는 바람에 하는 수 없이 그란데를 1+1으로 주문해서 톨 사이즈만 마시고 남겨 드렸다. 디카페인이었지만, 요즘은 밖에서 커피 마시면 대체로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는 지경이라 그나마 디카페인 커피 맛은 적당히 보장이 되는 스타벅스에서 마시는게 나은 것 같기도 하다. 물론 다른 카페들 커피도 정말 다 너무 맛있고 좋은데, 잠은 자야 하니까, 못 자도 튼튼하면 모르겠는데 못 자면 어지럼증이 오고 밥을 못 먹고 여름 내내 괴로우니까 참아야 할 뿐이다. 세상에 맛있는 커피가 얼마나 많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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