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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 맛집 마실, 장어의 품격

d0u0p 2023. 6. 24.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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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1kg에 44,900원인 장어구이집, 칠리지 저수지 옆 장어의 품격

1kg에 44,900원인 장어 구이집이 있었다. 없는 줄 알았는데 있었다. 그것도 농장과 지척인 칠리지 저수지 옆에 자리를 잡고 있었는데 몰랐더랬다. 다른 손님들 말씀으로는 이 가격도 오른 가격이라고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인적인 외식 물가 상승률에 비하면 아직 먹을만한 가격이다. 

  • 소금구이 1kg 44,900원 / 0.5kg 22,500원 + 상차림비 1인 3,000원 / + 초벌포장비 1인 3,000원
  • 양념구이 1kg 48,000원
  • 숯불닭갈비 고추장/소금 12,900원
  • 장어탕 8,000원
  • 물/비빔 냉면 5,000원
  • 차돌된장찌개 6,000원
  • 누룽지 3,000원

이제 곧 날이 무더워질테니 점심 호숫가 자리에 앉아 장어를 먹는 날은 이 날이 마지막이었을 법하다. 여름에는 점심에는 실내에서 먹고, 선선한 저녁이나 되어야 야외 데크에 앉아 먹을 수 있겠다. 

과식하지 않는 4인 기준으로 장어는 소금구이로 2kg을 주문하고, 누룽지와 장어탕을 하나씩 더 주문했다. 블로그와 유튜브를 찍겠다고 법석 아닌 법석을 떨고 있어서 이름이 예쁘게 찍힌 버섯으로 가득 가져다 주셨다. 

https://www.youtube.com/shorts/e8gsWZ080JE

유투브 검색 대체 모르겠다. 영상 링크하려고 검색하면 내가 만든 영상은 검색 결과에 나오지 않는다. 대체 왜일까?

냄새와 소리가 아직도 생생하다. 고소한 장어는 두말 할 것 없이 맛있었고, 빨갛게 대충 끓인 장어탕을 사실 먹어본 적은 없었는데 이렇게 곱게 갈아 끓인 장어탕은 왠지 시도해 보고 싶었고, 시도해 보기를 잘했다. 맵지 않고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라 누룽지와 함께 술술 넘어갔다. 조만간 엄마마마님 모시고 다녀와야겠다. 

안먹고 그냥 왔다고 하면 엄마마마님께 잔소리를 한 사발 들었을 뻔 했던, 한 사람 앞에 하나씩 주어진 삼도 곱게 싸서 먹었다. 쌉사름하고 고소한 것이 보양식이 따로 없다. 이렇게 든든히 먹고 올 여름은 어지럼증 없이 무사히 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카운터 옆에 후식으로 아이스크림도 종류별로 준비되어 있어 입가심까지 잘 하고 잘 먹고 나왔다. 반구정 나루터는 가격도 어마무시하게 오른데다가 거리도 멀었으니 이제 장어구이집은 옮겨 다닐 때가 되었나 보다. 

 

 


십수년도 아니고 정말 수십년을 드나든 동네인데 이제야 근처를 돌아 보고 있다니 그간 각박하게 산 탓인지 수동적으로 산 탓인지 모르겠다. 멀지도 않아서 이 동네 전체가 주말에는 손님이 많은 편이라고 하니, 집에서 쉴 때 열심히 다녀야겠다. 

물왕 저수지가 내다 보이는 호젓한 카페, 커피와일드

자리를 옮겨서 또 다른 호수가 보이는 카페에 앉았다. 물왕리에 이런 카페가 있다고 하면 엄마마마님이 세월이 무상하다하시겠다. 격변해 버린 물왕 저수지 나들이도 좋았다. 

격변을 논하기에는 사실 가본 적은 없지만 이렇게 가까운 곳에 경치도 좋고 여유로운 곳이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꾸덕거리는 케이크는 생각만큼 즐거운 맛은 아니었으나 커피는 괜찮았다. 문제는 2층 의자가 벤딩 스틸 파이프 형태였는데, 꼬리뼈가 너무 걸리적거려서 오래 앉아 있을 수는 없었다. 크고 널찍한 의자가 좋아 보였는데 은근히 불편해서 힘들었다. 시원한 저녁에 나가 산책해도 좋을 것 같다. 

 

 

 

추석에는 산소에 성묘하러 갔다가 장어 구워 먹고 커피 한 잔까지 하고 돌아올 수 있겠다. 휴무일도 꼭 확인하고 출발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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