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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중고 서점에 까다롭고 까다롭게 책 팔아 보기

d0u0p 2019. 8. 14.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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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정돈은 빠를수록 좋다.

책꽂이에 꽂혀만 있으면서 먼지 쌓여가던 책을 정리하기로 결심했는데, 서점에 들고 나가보니 너무 늦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가까운 곳에 알라딘 중고 서점이 생긴 지 오래 되지 않았다. 아직 반 년도 지나지 않았고, 서점에 들어가 본 적은 서 너 번밖에 되지 않았으며 책을 팔 수 있고, 집에 이제 더 이상 읽지 않는 책을 팔 수 있다는 생각을 미처 하지 못했었는데 엄마마마님께서 집을 비우신 그 어느 날 느닷없이 대청소를 하기 시작했고, 책상과 책장을 정리하다 보니 조카들이 영유아기 때 읽는  둥 마는 둥 하던 책들이 눈에 들어왔다. 

지금은 서점에서도 도서관에서도 취향에 맞는 만화책이며 쉽고 재미난 책들을 알아서 골라 보고들 계시니 예전 책들은 다시는 안 들여 볼 것 같다는 확신이 드는 책 몇 권과 최근에 구매했던 유투브 관련 서적을 들고 나섰다. 여유 있는 날 한꺼번에 일을 처리하고 싶어서 책 뿐만 아니라 더 이상 사용하지 않을 법한 가방과 가지고 있어 보아야 의미 없는 물건들 몇 가지를 함께 챙겨서 아름다운 가게까지 들를 요량으로 기부물품이 될 가방에 책들을 넣어 길을 나섰다. 

접수 번호를 받고 잠시 기다려서 안내 데스크에 서니 일단 회원임을 확인하고 도서 등급을 분류하셨다. 한 권은 곰팡이가 슬어 있어서 매입이 어렵고, 다른 책과 함께 두면 곰팡이가 번지니까 분리하시라고 알려 주신다. 책장에 꽂혀 있는 책들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장마철이기도 하고 오래된 책들에 이미 충분히 곰팡이들이 행복하게 터를 잡아 서식하고 있을 것 같다. 

곰팡이가 핀 책은 제외하고 나머지 책은 가격을 조회하기 시작했는데, 의외로 대부분의 동화책을 살 수 없다고 했다. 이미 재고가 많은 책들이 두 권이었고 외국 서적은 정보 조회가 불가능하니 매입이 안된다고 했다. 결국 최근에 사서 휘리릭 넘겨 읽고 만 유투브 관련 서적 두 권만 매입되었다. 

필기를 해 놓은 책도 있었는데 책 상태는 좋은 편이라 두 권다 좋은 가격으로 매입이 되었고, 판매 금액은 현금 수령할 수도 있지만 포인트로 넣을 수도 있다고 하여 종종 알라딘 문고에 들러 볼 생각으로 포인트로 넣어 놓기로 했다. 다시는 지난 번처럼 산 책 또 사는 우를 범하지 않으리. 

2019/07/10 - [SHOWPPING] - 책을 또 샀지, 진짜 또 샀지, feat.멍청이

 

책을 또 샀지, 진짜 또 샀지, feat.멍청이

알라딘 중고 서점에서 이 책 저 책 뒤지다가 한국미술사 101장면을 보자 마자 이 책이 읽어야 할 목록에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고 여기 있었다며 기쁘게 집어들고 사서 나왔는데, 저녁 내내 찜찜한 기운이 가시지..

d0u0p.tistory.com

이것도 다시 팔아야 하려나? 요즘 정신 팔리는 일이 너무 많아서 책에는 정신을 못 넣고 있다. 얼른 돌아와라, 정신아, 제정신아!

매입이 불가한 다른 책을 다시 챙겨 들고 나와, 아름다운 가게에도 책을 기부할 수 있으니 알아봐야겠다 생각하며 가 보았는데, 아름다운 가게에서도 까였다. 출판년도를 확인하신다고 한다. 7년 넘은 책은 아예 기부도 할 수 없었다. 큰 조카가 이미 초등학교 5학년이니까, 진즉 정리했어야 했다. 그런 것도 모르고 곰팡이 창궐하는 책장에 신주단지처럼 고이 모셔만 두었더랬다. 아직 애매한 책들이 많이 남아 있는데, 조카님들이 볼 때도 있고 안 볼 때도 있고 해서 다 처분할 수가 없어서 여전히 그냥 꽂혀 있다. 얘들아, 할머니네 집에 오면 책 좀 읽지 그러니? 

알라딘과 아름다운 가게에서 까인 책들은 폐품처리했다. 비 오는 날이라 바로 내 놓을 수는 없었고, 마른 날 내 놓았다. 어차피 많은 금액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고, 정리차원에서 들고 나섰던 것이었는데, 아름다운 가게에서는 책을 넣어간 가방을 기부해 버려서 남은 책만 끌어 앉고 돌아와야 했다. 다른 볼 일을 일단 미뤄 두고 책을 집에 다시 들여 놓고 다시 나섰다.

여유있는 날이었지만 여러모로 번거로운 날이었다.

정리는 빨리 빨리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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