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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 모 많은 3D 펜

d0u0p 2019. 9. 24.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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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에 전원을 연결하고 온도를 세팅하면필라멘트 종류를 표시해 주는데 처음에는 ABS라고만 나와서 뭐가 문제인가 고민했었다. 사용할 수 있는 필라멘트가 ABS와 PLA 두 종류인데 두 종류가 서로 녹는 온도가 약간 달라서 설정해 놓은 온도에 따라 ABS인지 PLA인지 표시가 되는 것이고, 초기 온도를 높게 설정해서 원래 조금 더 높은 온도로 사용하는 ABS라고 표시가 되었던 것이었다. 3D프린터를 사용할 때에도 원래 범용으로 설정하는 온도보다 초기에는 약간 높여서 필라멘트를 넣으면 조금 더 쉽고 빠르게 들어가니까 펜도 처음에는 조금 높게 설정해서 쓰고 있다. 작업 환경에 따라 필라멘트 상태에 따라 온도를 조절해 가며 쓸 수 있을만큼 능숙해지면 좋겠다. 

뭐라도 찍찍 그어볼까 생각하다가 작년에 깨먹었던 아이링 카드 홀더를 꺼내 보았다. 

링을 버리지 않았다면 아마 조금 더 신경 써서 곱게 마감해 보려고 노력했을텐데 일단 펜으로 메꾸고 인두질을 하는 게 어떤 과정인가 궁금해서 손에 잡히는 대로 시작했던 것이라 퀄리티야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노즐에서 필라멘트가 나오는 속도와 작업하는 속도가 쿵짝이 맞아야 하는데 뭐 아직도 잘 모르겠다. 토출되고 있는 상태에서도 온도가 낮아지면 또 덜 나오기도 하고, 다시 온도가 올라가면 또 많이 나오기도 하는 것이라 상태에 따라 순발력있게 조절해줘야 하는데, 해 보는 것이 우선인 마음 급한 상태에서는 어려웠다. 

인두는 아무래도 다시 사야 할 것 같다. 온도 조절하는 부분의 숫자가 정말 쌀알보다 더 작아서 잘 안 보이는 (노안이 오기는 했어도 아직 그 정도는 아닌데도 잘 안 보이게 정말 작은)데다가 200도 정도면 적당하겠다 싶어서 설정해 두면 10분쯤이나 지나서 인두를 쓸 수 있는 상태가 되고, 그나마도 정말 200도일까 싶게 PLA가 녹는 둥 마는 둥 하는데다가 높은 온도로 설정을 하면 연기가 폴폴 나 버리기도 하니 그 때 그 때 달라서 언제 어떻게 잘 못 될지 모르겠는 불안한 상황이다. 

적당한 온도가 되면 부드럽게 녹아서 깔끔한 면이 되려나 모르겠는데, 온도가 낮은 탓인지 꾸덕끈적한 상태에서 자꾸 다시 인두에 들러 붙어서 깔끔하게 다듬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어차피 버릴 물건이니 다시 던져 두고, 쓸만한 물건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예전에 한참 쓰다가 더 이상 쓰지 않아 서랍 속에 넣어 두었던 리라쿠마 캐릭터 티머니 카드를 리폼해 보기로 했다. 리라쿠마인 것 까지는 좋은데 열쇠고리형이라서 어딘가에 넣었다 뺐다 하면서 쓰기 불편하다고 생각했던 것인데, 이제 이 티머니를 손목에 차고 다니며 쓸 수 있게 바꾸고 싶었다. 

리라쿠마 이제 안녕, 일본 캐리터니까 더 안녕, 가운데에 들어 있던 칩만 있으면 작동할 것이라 생각하고 일단 저 칩을 감싸서 남아 도는 머리끈에 달아 보기로 했다. 

원 그리기도 쉽지 않았고, 사이즈 맞추기도 쉽지 않았다. 적당히 연습삼아 죽죽 원을 만들어서 쓸만한 놈으로 골라 붙였다. 얼기설기 튼튼하게 고무줄에도 연결해서 손목에 걸어 보니 딱 좋다. 

설마 인식이 안되겠냐 싶었지만 그래도 혹시 안되면 다시 뜯던가 해야 하니까 궁금해서 바로 지하철 역에 가서 충전을 해 보고 왔다. 아주 잘 된다. 그리고 장식을 하기로 했다. 

원래 하려던 것이 뭐였었는지 지금은 기억도 나지 않지만, 팀장님의 아이디어로 번거로운 작업이 시작되었다. 펜이 서너개쯤 되면 금방 하겠지만 펜이 하나뿐이니 필라멘트 색상을 바꾸려면 빼냈다가 바꿔 넣기를 반복해야 하니 세 가지 색상밖에 안쓰는데도 번잡했다. 별모양도 네 번쯤 그려서 그나마 나은 것으로 선택했다. 

좌 : 인두질 전 / 우 : 인두질 후

한 번 더 만들면 조금 더 곱게 만들 수도 있을 것 같기는 한데, 어느 세월에 또 만들겠나 싶어서 일단 인두로 적당히 깔끔하게 다듬어 주고, 버스에서 잘 찍히는지 확인하고 나서 다시 확실하게 접합시켜 주었다.

검정 동그라미 상태로 조카한테 자랑했었는데 얼른 새 버전으로 자랑해 주고 싶다. 찾아보면 의외로 쓸 수 있는 데가 많아 보인다. 아이링 깨졌을 때 있었으면 아마 잘 때워 썼을 것 같은데 아쉽다. 3D펜, 나름 쓸 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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