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TING

여의도 직장인 점심 : 오징어덮밥이 먹고 싶을 뿐

d0u0p 2018. 11. 11. 20:27
728x90
반응형

​매콤한 양념을 한 단백질 덩어리가 올라간 덮밥이 가끔 먹고 싶다. 특별한 반찬이 없이 숟가락 하나만 들어도 편하게 먹을 수 있어서 좋고 매콤 달콤한 양념과 흰 밥이 잘 어울려서 기분이 좋기 때문인데, 거의 일년 동안 이 곳 저 곳 찾아 보았으나 이 곳은 정말 맛집이구나 생각되는 곳은 없었다. 

그래도 그나마 그 중 편하게 갈 수 있고 단 맛이 강하기는 해도 괜찮은 집은 마지막에 우연히 들렀던 용용조개찜의 점심메뉴인 것 같다. 

그동안 들러서 먹어 보았던 메뉴들은 다음과 같다. 

  1. 중앙빌딩의 오삼볶음집의 오삼볶음과 계란찜
  2. 신영증권 빌딩의 솜씨의 낙지덮밥
  3. 여의도 우정낙지의 낙지덮밥
  4. 용용조개찜 오징어볶음 

너무 요란하게 광고지를 돌리거나 대문짝만하게 현수막을 내건 낙지집은 가지 않았다. 

중앙빌딩 오삼볶음

중앙빌딩에 있는 오래된 맛집(으로 소문난 집)인 오삼볶음집은 반드시 두 명 이상 가야 오삼볶음을 먹을 수 있다. 손님이 많아서 늘 기다려야 하는데 그에 비하면 굳이 기다려서 또 먹어야 하나 싶은 느낌이 조금 있었다. 오삼볶음 하나는 2인용으로 나오고 세 명이 가면 계란찜을 하나 추가해서 적당히 나눠 먹을 수 있긴 한데, 계란찜보다는 오삼볶음이 더 먹고 싶은데 셋이 먹으면 충분히 못 먹은 기분이기도 하고 직화임을 강조하고 정신없이 불로 볶아주시긴 하는데 요즘 직화는 정말 직화이겠는가, 목초액으로 만든 직화향이겠는가를 생각하다 보니 이것이 가짜 향일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만 너무 좋은 느낌은 아니었다. 기분 탓일 것이다. 맛은 둘째치고 일단 줄이 긴 것과 점심을 먹는 구성원이 일정 수의 성원이 되지 않으면 갈 수 없기 때문에 다시 가지 못했다. 

솜씨의 낙지덮밥

한정식 식당이고 마찬가지로 늘 줄이 길고 요즘은 예약하지 않으면 제 시간에 밥을 먹을 수도 없는 곳인데, 막상 먹다 보면 또 딱히 이것이 정말 솜씨좋은 집이라 비싸고 인기가 많은 것인지, 뭔가 유기농 식재료를 쓴다든지 내가 모르는 뭔가 유명한 이유가 있을 법한 곳이다. 솜씨의 낙지가 심드렁했던 이유는 맵지 않아서였던 것 같다. 대체로 모든 음식의 간이 자극적이지 않고 슴슴한 편이라 나쁘지 않지만 자극을 안 받아서 맛있다고 느낄 수 없는 것 같다. 그냥 나의 자극적인 입맛과 한식당 솜씨가 만들어 내는 맛이 서로 맞지 않아서 그런것 같다. 

여의도에 있는 우정낙지

국수를 먹고 돌아 오는 길에 길 바깥에 서 있는 엑스배너를 보고 낙지집이 있다는 것을 알았고 점심으로 칼국수와 칼칼하고 매콤한 낙지 덮밥을 먹는 것이 소원이었던 나는 원하던 식당을 찾은 것 같아서 기쁜 마음으로 갔는데, 빌딩에 들어서면서부터 느낌이 좋지 않았다. 바깥에 있는 낙지집 간판은 분명 우정낙지였고 네이버에서 검색했던 결과도 우정낙지였지만 빌딩 안에 있는 간판은 유정낙지였고 막상 가게 앞에 도착하니 다시 우정낙지라는 데에서 이미 어둠의 그림자를 느낄 수 있었지만 이왕 발걸음했으니 주문을 했고, 주문을 했으나 역시 기대와는 사뭇 다른 맛이라 적잖이 실망을 하였고, 솜씨나 중앙식당의 오삼덮밥집은 기회가 되면 다시 갈 수도 있고, 또 주문해서 먹을 마음은 있지만 그와는 달리 우정낙지는 다시 가지 않는 것으로 결론지을 수 있었다. 원래 우정낙지는 고추가루도 매운 걸 쓰고 마늘도 가득 들어간 뭔가 깊은 기운이 느껴지고 생각만해도 이렇게 군침이 도는 맛인데, 이 집은 전혀 그 맛과 상관없는 맛이었다. 양념 아마 그냥 낙지볶음양념이라고 써있는 거 사다 볶으면 비슷한 맛이 나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들었고, 칼국수는 분명 낙지 한마리라고 했던 것 같지만 낙지의 발가락 끄트머리 몇 개 본 게 다인 것 같다. 

​마지막으로, 오징어볶음을 먹으러 내 발로 다시 찾아간 집은 용용조개찜인데 사실 조개찜과 해물탕을 주로 하는 술집이고 오픈한지 얼마 안됬을 때 바깥에 붙은 점심메뉴 오픈 할인 광고를 보고 궁금해 하던 집이다. 가보자해 놓고 실제로 가 보기까지는 한 달이 넘게 걸렸다. 점심에 부지런히 점심메뉴로 장사하시는 것 같은데 주변 식당들보다 많이 저렴하다. 순두부는 6천원이고 오징어 볶음 7천원, 그리고 칼칼한 키조개해장국도 7천원이다. 처음에 오징어볶음과 키조개해장국, 순두부를 주문하고 순두부는 어르신이 드시는 거라 맛을 볼 수 없어서 묻기만 했는데 생각보다 괜찮다 하시길래 그 다음에 생선구이(7천원)와 함께 주문해 보았는데 진짜 맛이 없어서 깜짝 놀랐다. 메뉴 별로 맛에서 차이가 나는게 문제이긴 한데 생선은 그냥 굽기만 하는 거니까 당연히 괜찮았고, 오징어 볶음이 약간 달기는 해도 그나마 일반적이고 전형적인 오징어 볶음맛이라 먹기에 나쁘지는 않은데다가 제일 좋은 부분은 칼칼하게 쳥양고추를 넣어 먹을 수 있는 키조개해장국이다. 관자살이 동동 떠있고 국물을 푸짐하게 주시는 편이다. 처음엔 싱겁다는 인상도 있지만 칼칼하고 시원해서 흐릿한 날씨에 찾아가서 한없이 국물을 들이켜 마실 수 있는 맛이라 적당히 매콤달달한 오징어볶음과 먹기에 딱 좋다. 반찬구성이 늘 제육볶음이 있고, 원하면 마음껏 더 먹을 수 있고 두 가지정도는 늘 나물을 챙겨 주시는 편이라 더 좋다. 오픈한지 얼마 안되서 열심이신 것인지는 더 다녀 봐야 알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저렴한 가격으로 즐겁고 여유롭게 점심을 먹을 수 있는 식당이다. 매장이 꽤 넓어서 손님들로 많이 북적대지 않는 편이다. 너무 넓어서 때로는 저녁에 장사 잘 되시는 건가 쓸데없이 걱정을 보태 보기도 한다. 전복이 들어간 된장찌개는 9천원이라 아직 먹어보지 않았지만 다음 번에 먹어보기로 결정하고 왔으니 곧 확인해 보겠다. ​

음, 매콤달콤한 덮밥!하면 생각나는 메뉴가 하나 더 있기는 한데, 그 집은 아직 메뉴 몇 가지를 더 먹어 보고 싶으니까 포스팅은 일단 키핑해 둔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