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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직장인 점심 : 한식, 팀장님 생일상 월향 그리고 솜씨

d0u0p 2018. 11. 17.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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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일년 전이었나, 어느 날 갑자기 이화주가 궁금하다며 막걸리 이야기를 꺼냈다가 월향에 가보자 하여 주말에 들렀다가 이화주는 구경을 못하고 뜬금없이 어복쟁반을 먹고 온 날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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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는 여의도로 출근하게 되었고 그 이후에도 까맣게 잊고 있다가 어느 날 갑자기 왠 일인지 떠 올랐다. 아마도 연안식당 다녀온 날이었었나, 하동관에 갔던 날이었었나, IFC 몰 근처를 지나다 문득 생각이 났고, 미리 사전 메뉴 탐색을 잠시 해 보고 돌아 왔었다. 

일반 점심 정식은 만오천원쯤 하고, 기본 돌솥밥과 기본 반찬이 나오고, 오천원을 추가하면 전복돌솥밥으로 바꿔준다. 메뉴를 확인하고 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팀장님 생일 무렵에 시원하게 생일상으로 전복솥밥을 내어 주셨다. 앗싸, 감사합니다.

​요즘 팀장님 전복 좋아하시는걸로 살살 놀려드리는 재미가 쏠쏠하다. (죄송해요 헤헷) 우리 집은 정말 어마마마님이 섬에서 자라신 분이라 해산물은 늘 넘쳐 나고, 질리도록 먹을 수 있는 편이다. 팀장님이 호기롭게 전복 올린 솥밥과 새우 낙지장이 함께 어우러진 밥을 사 주셨으나, 전 날도 게장에 전복장을 먹어서 아주 큰 감동은 없었다는 점에서 팀장님께 아주 조금은 죄송하지만 그래도 전복으로 아직도 가끔 놀려 드리고 있다. 전복 장 이제 다 먹었으니 그만 해야지. 어마마마님께서 늘 푸짐하게 게, 새우, 전복, 낙지를 자주 해 주시는 편인데 집에 그 반찬을 신나게 한꺼번에 많이 먹는 식구가 없고, 어쩌다 한 번 깨작대며 먹으니 사실 그 반찬들이 오래 가는 것 뿐이다. 다른 사람들보다 부쩍 입이 짧은 편이기도 해서 쉽게 질리기도 하니 남을 수 밖에 없다. 다음 주 쯤 연안식당 다시 가서 꼬막비빔밥 먹으려고 했는데, 오늘 저녁에 꼬막무침을 새로 해 주셔가지고 연안식당은 또 미뤄야 할 것 같다. 많기도 한 그 꼬막무침은 누가 다 언제 다 먹을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월향 점심은 특별히 좋은 날 특별히 인심써서 한 상 차려 먹기에는 괜찮았다. 새우 낙지장은 밥을 전복으로 안바꿨어도 좋았을 것 같다. 이미 전복이 있어서 새우까지 넣고 함께 먹기에는 과분하게 잘 먹는 느낌이 들었다. 매콤하고 새콤한 황태 참나물 무침이 딱 좋았는데 황태가 얼마 안 보이는 것이 좀 아쉬웠지만, 참나물을 사랑하니까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전라도 어마마마님이 집에 계시는 나에게는 그냥 집에서 밥 먹는 거랑 별 차이 없었고 어쩌다 한 번 생일상다운 생일상같은 개념으로 찾아 먹기에는 좋았다. 다음 번 내 생일에 팀장님 모시고 다시 가서 갈비찜 메뉴로 먹어봐야 겠다. 

그리고 솜씨도 역시 점심 정식 메뉴가 있어서 그 또한 궁금해하다가 회사를 오래 떠나계시던 분들이 마실 나오시는 날 함께 가서 정식을 먹었다. 가기 전에 식당 앞에 있던 메뉴를 미리 봤을 때 점심 정식이 종류가 두 가지였었는데 하나가 없어져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점심 메뉴는 불고기와 소프트쉘크랩이 메인이라고 볼 수 있고, 된장찌개와 반찬들로 구성이 되었었는데, 일단은 알배추 샐러드가 맛이고 뭐고 그냥 처음 내 주신다는 메뉴라고 하기에는 뭔가 만족스럽지 않았다. 

솜씨는 그냥 잘 모르겠다. 맛이 없다고 하기에는 애매하게 맛이 있고, 맛이 있다고 하기에는 가격 때문인지 뭔가 걸리는 느낌이 있고, 전체적으로 이 구성은 먹고 나와서 뭔가 인상깊게 남아있는 맛이 없다. 특징이 없는 것이 특징일 수도 있다. 또 먹고 싶다는 마음은 들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메뉴는 또 먹어보고 싶기도 하다. 처음에 먹었던 가지 튀김은 꽤 좋았었다. 정식 메뉴 구성 말고 단품으로 주문해서 먹는 편이 나을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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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향은 지금 다시 봐도 간장새우의 느낌과 따끈한 전복솥밥의 느낌이 생생한데, 솜씨 메뉴는 아? 응? 글쎄?의 느낌이라서 희한하다. 왜 안타까운지 모르겠지만 내 입맛이 슴슴한 솜씨의 맛에 어울리지 않아 안타깝다. 두 식당에 엄마마마님을 모시고 가면 아마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고 한 식당은 한 술 뜨시자 마자 야단맞을 느낌도 들지만 매운 맛 싫어 하시는데 오히려 솜씨를 좋아하실 수도 있다. 내 답은 나에게 있고, 엄마마마의 답은 엄마마마께 있으니 정답이 없다. 직접 가 보는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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