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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직장인 점심 : 괜찮은 꼬막비빔밥, 연안식당

d0u0p 2018. 11. 4.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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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고 가끔 여유가 생기면 마호가니 커피에 들르는데, 어느 날 마호가니 커피를 가는 길에 같은 빌딩 연안식당 앞에 긴 줄을 보게 되었다. 왜? 언제부터? 이런 식당이 있었는데 사람이 이렇게나 많았었는지 호기심이 동했다. 

다만 생각해 두었던 것에 비해 찾아갈 기회가 그렇게 빨리 오지 않았고, 주변 친구는 같은 연안식당 다른 지점에 가 보았는데, 맛은 그냥 저냥 보통이라 해서 기대는 살짝 접어두고 한동안 잊고 있다가 드디어 황금같은 프리 런치 위크를 맞이하게 되어 호기심을 해결하러 갈 수 있었다. 

꼬막비빔밥은 만 천원, 해물뚝배기도 만 천원, 블로그 열심히 확인하신 팀장님이 보통 해물뚝배기를 함께 먹고, 게장이 무한리필인 것을 좋아들 하더라 하셨다. 우리도 똑같이 우선 제일 궁금한 꼬막비빔밥과 해물뚝배기를 주문했다. 

갑자기 오전에 비가 내리다 그친 날이어서 해물뚝배기가 너무 어울리는 환상적인 날이었다. 해물파전과 막걸리까지 하면 더 없이 좋았겠지만 점심이니까 참아야 했고, 무엇보다 줄을 설 걱정에 약간 서둘러 나왔는데 가게 문 앞에 그 많던 사람이 없었다.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나, 줄섰을 때가 이상했던 건가 의아해하면서 가게 문을 열었는데, 이미 만석이었고, 거의 만석 끝자락에 문을 열고 들어선 격이었다. 일단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나니 건물 밖이 아니라 건물 안쪽 복도로 가서 대기하라고 하셔서 가 보니, 줄은 안쪽에 있었다. 속았네, 끝자락에 들어서긴 했지만 줄이 안 보여서 금방 밥 먹을 수 있겠다 했는데 아니었다. 

뭐, 우체국이 옮긴 빌딩이기도 하고 제법 규모 있는 빌딩이라 로비에 소파도 있어서 적당히 멀리 떨어져 편하게 대기하다가 들어갈 수 있어서 괜찮았다. 웨이팅벨을 주시긴 하는데 그 벨이 소파가 있는 로비까지 울리는지는 잘 모르겠다. 소파에 앉아 있다가 벨이 울리기 전에 확인차 가게 앞으로 갔더니 바로 들어갈 타이밍이었다. 

꼬막비빔밥을 알게 된 건 인스타그램과 케이블 방송 덕이다. 다른 친구들이 올린 강릉 엄지네 포장마차 꼬막비빔밥을 보고 너무 궁금했었고, 다시 엄마와 함께 지난 겨울 매주 즐겁게 보았던 밤도깨비에서 나오는 걸 볼 때에는 그 긴 줄에 도전하기는 불가능해 보여서 지레짐작으로 포기하고 말았다. 그리고 오늘은 드디어 현대 백화점에서 팝업 스토어 이벤트로 엄지네 포장마차 꼬막비빔밥을 팔고 있어서 신나게 집으로 들고 왔다. 

그리고 실은 어제 팀장님이 속초에 놀러 가신다 하였고 가시는 길에 꼬막을 꼭 드시라 하여 꼬막을 드신 이야기를 살짝 들었는데, 비수기라 그런 것인지 사람이 너무 없고 휑해서 함께 한 가족들은 맛집이 아닌 거 아니냐고 의심할 정도였다고 하시며 아울러, 연안식당 꼬막 비빔밥 맛이 더 나은 것 같기도 하다고 하셔서 정말인가 궁금했는데, 오늘 이렇게나 우연히 확인하게 될 줄은 몰랐다. 

집에 들고 와서 먹어 보니 팀장님 의견이랑 별반 다르지 않다. 엄지네 꼬막이 삶아진 정도나 매콤한 청양고추가 들어간 것까지는 좋은데 밥으로 먹기에는 양념이 조금 단 맛이 강했다. 미묘하게 조금 더 달아서 내 입맛에는 연안식당이 조금 더 낫다 싶은 느낌이었고, 강릉까지 가서 두 시간 줄 서서 사 먹어야 하는 맛인지는 정말 모를 일인 것 같다. 

사실 전국적으로 꼬막비빔밥 열풍을 불게 한 공은 충분히 인정한다. 백화점 매대에서 간간히 비슷한 아류 브랜드 느낌의 꼬막 비빔밥이 자주 보였고 심지어 혹시 맛이 있나 싶어서 여러 번 사다 먹었는데 한 번도 만족스러운 적은 없었다. 몇 번 사 들고 왔더니 엄마마마님이 자동적으로 꼬막무침이 백화점에 나타나면 사들고 오셔서 이제는 그만 사 오시라고 당부드렸다. 맛이 없다고 강조해 드렸다. 백화점에서 팔던 것들은 일단 꼬막이 너무 크다 보니 잘라서 바로 무쳐 주시긴 하지만 뭔가 양념이 비었다는 느낌도 있었고 아무래도 큰 꼬막이라 그런지 질긴 느낌도 있었다.

​그랬던 것에 비하면 연안식당 꼬막비빔밥이 꽤 맛있는 편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에는 바지락 칼국수와 함께 먹어봐야겠다. 일단 이번 주는 엄지네 꼬막을 한가득 사왔으니 집에서 질리게 먹어야 한다. 혼자 먹는데 기본적으로 2~3인 분이라 몇 일은 두고 두고 먹어야 할 것 같다. 

인터넷에서 엄지네 꼬막비빔밥의 레시피를 찾아서 집에서 만들어 먹어 본적이 있는데, 뭐 내 입맛에 맞게 만들어서 그랬던 것이었는지 사실 제일 입에 맞고 맛있는 꼬막무침 레시피는 블로그 레시피대로 직접 만든 것이었다. 

꼬막을 직접 사다 손질하고 삶는 것까지는 하지 않았고, 계절어보의 큰꼬막을 사다가 썼다. 사실 이 큰꼬막 캔이 적당히 조미가 되어 있는 상태라 훨씬 더 맛있다고 느끼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저 캔 꼬막은 그냥 먹어도 맛있으니까 굳이 무쳐 먹을 필요가 없기도 하다. 집에 큰꼬막캔을 사들고 오니 엄마마님이 또 같은 꼬막이라며 다른 브랜드의 캔꼬막을 사오신 적이 있었는데, 되도록이면 먹던 계절어보 큰꼬막을 계속 먹기로 했다. 브랜드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비린맛은 확실히 기억난다. 

시도해봤던 레시피는 신짠짠님의 블로그에서 찾은 것인데, 양파와 부추를 원하는 만큼 충분히 넣으니 더 맛있어지는 것 같다. 그러고 보니 레시피 지금 보니 마늘이 들어있는데, 내가 좋아하는 맛이 마늘 맛인가? 엄지네에서는 마늘을 안썼나 싶은 느낌이 있었고 연안식당은 적당히 마늘이 들어갔다는 느낌을 받았다. 심지어 생마늘이 밥에 들어 있어서 팀장님은 조금 힘들어 하셨고, 나는 마늘과 함께 엄청 기분좋게 먹었다. 마늘이 답인가 보다. 

나중에 혹시 시간과 여유가 넘치면 집에서 해 먹어야 하니까 여기에도 레시피를 일단 박제해 두고, 이번 주 지나고 꼬막비빔밥 먹고 싶으면 당분간 연안식당이다. 

재료

꼬막 500g, 청양고추 2개, 홍고추 2개, 부추 1/2줌, 양파 1/4개, 밥 2공기, 참기름 1/2큰술


양념

간장 4큰술, 소금 약간, 고춧가루 2큰술, 설탕 2큰술, 다진마늘 2큰술, 다진 파 2큰술, 깨 1큰술, 식초 1큰술, 참기름 2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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