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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직장인 점심 : 건강한 점심 메뉴 곤드레나물밥과 사과케일 쥬스

d0u0p 2018. 10. 23.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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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식당가에 들어 갔을 때 제일 사람이 많고 줄이 길어서 영영 왜 맛있는 집인지 확인하지 못할 집일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하루는 마음 먹고 줄을 서기로 하고 갔다. 팀장님은 빨간 고추장 찌개에 버섯을 올려 주는 찌개는 왜 주는 지 모르겠다며 투덜대셨지만, 이렇게 빨간 찌개인데 자극적이지 않은 맛으로 곤드레밥과 굉장히 잘 어울린다. 

은이 버섯 씹는 맛도 오독오독하니 재미있고 맛있다. 반찬도 어느 한 가지 나무랄데 없이 밥과 잘 어울린다. 미묘하게 전체 구성된 메뉴의 맛들이 전부 조화롭고 부드러워서 기분이 좋다. 특히 아무것도 아닐 법한 두부 조림은 간간히 밴 된장 양념이 너무 맛있었고, 빨간 배추김치가 아닌 물김치 역시 너무 좋았다. 버섯찌개가 있으니까 아무래도 맵고 빨간 김치보다 물김치가 훨씬 잘 어울리는 느낌이고, 곤드레향도 더 살아나는 느낌이다. 

 

처음 갔을 때에는 제육 정식을 하나 추가시켜 보았는데, 중론은 짠 맛이었으나 왜 내 입 맛에는 괜찮았는지 아직도 의문이다. 고기반찬이 먼저 나와서 사실 내 곤드레밥에는 간장양념을 거의 하지 않았고 나머지 분들은 충분히 양념한 밥에 먹기 힘든 짠 맛이었던 것인지, 그냥 제육이 조금 짠 편이었는지 약간 미스테리하다.

처음 갔던 날 이후에도 몇 번 그 근처 식당에 가면서 둘러 보아도 늘 줄이 길어서 마음 먹고 일찍 가기로 하고 갔었는데 그 날은 또 한가해서 일찍 간 의미가 없었다. 너무 가깝게 앉아서 사적인 대화를 나누시는 다른 아저씨 일행들의 담소를 브금삼아 식사를 했다. 내용은 대충, 이 집이 왜 줄이 긴 지 모르겠다, 늘 사람이 많더라, 근데 이 쪽갈비는 내 입맛에 맞는다, 다른 빌딩에 수타 자장면집이 맛있더라 등등등, 그 분들도 늘 줄이 긴 식당을 보면서 궁금하셨나 보다. 게다가 입에 맞는다고도 시인하셨으니 그 분에게만 입에 맞는 것이 아니라 그 맛을 좋아하는 분들이 많으니 늘 손님이 많은 것일 것이다. 

메뉴 구상은 진짜 소박한 느낌이면서 묘하게 전부 잘 어울리는 조합이라 메뉴 만들어낸 사람의 정성이랄까, 내공이랄까 노력한 흔적이 보이는 흔치 않은 건강한 한식이 맛이라 좋았다. 가정식 한식을 콘셉트로 갖고 있는 솜씨보다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솜씨는 차려진 것도 많고 먹을 것도 많아 보이고 좋아 보이지만 막상 맛을 보면 뭔가 섭섭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는데 비해 곤누리는 차린 게 많지 않아 보이지만 먹다 보면 꽉 찬 느낌이 들었다. 밥알 한 톨 안 남기고 먹을 수 있는 몇 안되는 식당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다.  줄만 좀 짧으면 좋겠다. 


여의도 곤누리 점심 메뉴

  • 곤누리 반상 8,500원
  • 곤누리 제육정식 11,000원
  • 곤누리 쪽갈비 정식 12,000원
  • 곤누리 황게장 정식 15,000원


게다가 마이쥬스까지 열심히 가서 사과케일 쥬스를 사 마시고, 이 날은 완벽하게 건강한 하루가 되었다. 사과케일 쥬스 좋아하는데, 심지어 이석증 회복에도 좋다는 기사를 보자 마자 사과케일 쥬스를 마셔야겠다며 찾아 갔다. 저 보틀이 약간 재방문하게 되는 데에 걸림돌이랄까? 플라스틱 보틀 굳이 끼워서 제 값 받지 않고, 다시 가져가면 깎아주던가 했으면 좋겠는데 애매하다. 완벽하게 영원히 재활용 가능한 플라스틱 병은 또 아니고, 포장용으로 주문하면 무조건 저 병에 담긴 쥬스를 내 주는데, 갈 때 마다 저 병을 받아 오면 그 병은 또 어떻게 해야 할까? 내 병을 가져가려면 용량도 확실히 알아야 할 것 같은데, 몇 ml인지 표기되어 있지 않았다. 다시 매장에 가게 되면 꼼꼼히 확인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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