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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에덴 프로젝트 보타니컬 일러스트레이션 코스 Botanical Illustration Course with the Eden Project

d0u0p 2024. 2. 14.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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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마음은 영국으로 유학을 훌쩍 가고 싶지만 여러 모로 겁쟁이인데다가 현실적으로 몸과 마음이 편한 직장 생활은 또 그만 둘 수 없어 나름대로 취미겸 독학으로 성취해 보겠다고 결심한 상태에서 일단 눈에 들어 오는 좋은 책은 부지런히 사 모으고 있던 차에, 다른 분들의 화실에서는 어떤 교재를 쓰고 있는지, 작가들은 어떤 책으로 공부했는지 궁금해서 이쪽 저쪽으로 뒤져보다가 찾아낸 책 중 하나가 에덴 프로젝트와 함께하는 보타니컬 일러스트레이션 코스였다. 

외국 서적이라 손에 넣는데까지 험란한 과정을 거쳤다. 국내 서점 사이트에서 주문을 했더니, 국내에는 당연히 재고가 없어서 영국으로 주문이 들어간 것 같았는데, 영국에서도 판매 재고가 없어서 결국 출판사로 다시 또 주문이 들어갔던 것 같다. 거의 한 달 만에 받아서 중간 중간 들어가서 주문 현황을 살펴 보니 그래 보였다. 우여곡절 끝에 받기는 받았고, 사실 제목만 보고는 이 책이 쓸 모 있는 책인지 확신하기 어려웠는데 살펴보니 꽤 만족스러웠다. 
책 제목에 에덴 프로젝트와 함께 하는 보타니컬 일러스트레이션 코스라고 딱 적혀 있으니, 에덴 프로젝트가 무엇인지부터 알아볼 필요가 있었다. 

에덴 프로젝트는 영국에 위치한 세계에서 가장 큰 온실이다.

비영리 기관에서 운영하고, 각종 다양한 환경 교육 프로그램과 실험을 진행하고 있고, 원래 폐광이었던 곳을 온실로 다시 건축했고, 지속 가능성에 대한 선구적인 실험 건축물이라 다양한 분야에서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식물원이니까 식물원에는 식물을 안내하는 그림이 필요하고, 그 작업을 위해 작가들이 모였고, 더 나아가 식물 삽화 트레이닝 과정을 만들어서 그 과정을 바탕으로 한 교재 격인 책이 출판이 되어 판매중인 것이었다. 실용 예술 서적 중 올 해의 책으로도 선정된 적이 있다 하니 더 듬직해 보였다. 
실제 작화 작업에 익숙해지기 전 까지 필요한 연습들로 구성이 되어 있어서 정말 실용서다운 면모를 보여준다. 적극적인 관찰을 통해 묘사하는 방법도 그렇고, 기초적인 형태를 기하학적 도형으로 보는 법도 그렇고, 여러 모로 챙겨 봐야 할 내용이 많다. 무엇보다 삼원색의 혼합과 올바른 녹색의 혼합에 대한 부분이 크게 유용했다. 
어중간하게 훑어 보기만 했지만, 실제 연습으로 옮겨내야 할 내용이 꽤 많았고 동영상 강의에 지쳐 가고 있었던 상황이었는데, 보타니컬 수채화는 잘 조직화되어 있는 지적 예술 형식의 하나이니 수채화가 어려워 보이겠지만, 선택하기 나름이고 연습에 달려 있다는 글귀가 확 와 닿았다. 매 챕터마다 하루 아침에 터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거듭되는 연습을 통해 얻는 경험이 가장 좋은 선생이라고 강조하고 있어서 다시 한 번 수채화에 익숙해질 때까지 더디더라도 조급해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면 언젠가는 아름다운 그림을 완성하는 날이, 그 날이 팔순 생일일지라도 오긴 오지 않을까 희망을 가져 보기로 했다. 
꽤 오래 전에 썼던 글을 다시 옮겨 오는 중인데, 이번 주말에는 꼭 기본 워시 연습과 혼색 연습을 해 보자고 다짐했지만 실천에 옮기지 못했음을 다시 한 번 반성하면서 이번 연휴에 연습을 해 보았는데, 진짜 기본 중의 기본 채색인데도 쉽지 않아서 또 좌절했다. 

플랫 워시는 연하고, 붓자국이 없어야 하는데 다섯 개 중 딱 하나가 괜찮았고, 그레이디드 워시는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워시로 이어지지 않았고, 그나마 웻온웻은 색이 칙칙해서 그렇지 그럭저럭 빌리샤월 강의 덕에 연습이 되어 있는 상황이러 부드럽게 색이 섞이는 표현은 가능한 것 같았으나 두 가지 색이 서로 자연스럽게 섞여야 하는 블렌디드 워시는 매우 심란한 상태였다. 물감과 물의 농도가 어때야 하는지 일단 모르겠고, 중간에 색을 섞어서 칠해주는 것인지 양쪽에 각각의 물감을 찍어 주고 서로 이어 주는 것인지도 잘 모르곘다. 어느 방법으로든 깔끔하고 고운 색이 나오면 그만이겠지만 그렇지 않으니 문제였다. 다양한 워시를 혼합해서 연습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기본 플랫 워시마저도 엉망인 상황을 인지하게 되었으니 플랫 워시부터 차근 차근 하나씩 연습해 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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