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TING

여의도 직장인 점심 : 12월 점심 정산, 대체 오늘 점심 얼마니?

d0u0p 2024. 1. 3. 08:10
728x90
반응형

12월 5일 화요일
기소야 김치가쯔돈 10,000원 서울페이 가능

천 원이라도 오르지 않았을까 방문하기 전에 약간 망설였는데 왠일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던 기소야의 김치 가쯔돈은 아직 가격이 오르지 않아 만 원이었다. 다행이다. 서울페이도 사용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 즐겁게 먹었다.


12월 6일 수요일
더현대서울 냄비요리연구소 마라냄비 14,000원

백화점 식당가에서 그동안 빼먹었던 메뉴가 있었나 궁금해서 뒤져 보다나 마라 냄비를 먹을 수 있다는 매장이 있길래 찾아갔더랬다. 붐비는 점심시간이라 여지없이 대기가 있었다. 매장 앞 애매한 위치에 놓인 시스템에 대기 등록을 하고 상황을 보아 하니 한참 걸릴 것 같아서 다른 매장을 일단 둘러 보다가 자리가 있으면 있는대로 다른 메뉴로 식사를 하려고 했는데 다른 매장도 만만치 않아서 자리 찾아 헤매는 도중에 입장 알람을 받아서 냄비요리연구소로 다시 달려갔다.

마라 냄비를 먹기 바로 직전 주에 먹었던 온기 샤브샤브가 꽤나 인상 깊게 남아 있어 어쩔 수 없이 비교가 됐는데 온기 샤브에 비해 냄비요리연구소의 마라 냄비는 치트키인 마라를 사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크게 만족스럽지 않았다. 향이 그토록 강한 마라 양념 사이에서도 고기의 퍽퍽함이 감춰지지 않아 실망이었다.

맛있다는 칭찬 일색이었던 글들을 반추하게 만드는 맛이었다. 정말 까다롭지 않고 넉넉한 인심을 가진 분들인것이라 그럴까, 개인적으로 진심 궁금하다. 점심 먹고 백화점 앱에서 받은 쿠폰으로 마신 뱅쇼만 맛있게 잘 먹었다. 그나마도 오는 길에 비가 어찌나 내리는지 밥 한 끼 먹고 쫄딱 비를 맞은 상태가 너무 흥겨웠던 날이었다.


12월 7일 목요일
제일제면소 제일우동 9,000원

간이 강한 음식을 꾸준히 먹다 보니 밋밋한 맛이 궁금해져서 오랜만에 제일제면소에 들러 기본 우동인 제일 우동을 주문했다. 달달한 유부 한 장이 올려진 가볍지만 탄수화물 가득한 한 끼였다. 곁들이 음식으로 단백질을 추가하고 싶었는데 가격이 훌쩍 뛰어 오르는 것은 물론이고 양이 애매하게 많게 느껴졌다. 두 명이었다면 하나 정도는 추가해서 나눠 먹을 수는 있을만큼이지만 혼자 한 접시를 추가해서 먹기에는 약간 많은 느낌이었다. 그냥 닭강정 딱 두 입만 더 먹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12월 12일 화요일
코지마 히가와리 정식 12,000원 서울페이 가능

자차로 출근하는 날은 교통카드를 넣어 놓은 카드와 신분증 지갑을 통째로 잊고 출근하기 일쑤다. 이 날도 카드 지갑이 없었고, 가방에 비상금도 없어서 서울페이가 가능한 식당을 찾아야 했다. 실패하지 않고 서울페이로 계산할 수 있는 식당 중에 일본 가정식 식당 코지마가 있었으니 시간 맞춰 달려갔다. 늦은 시간에 가면 재료 소진으로 아예 밥을 못 먹을 수도 있고 붐비는 시간에는 하염없이 대기를 해야 할 수도 있어서 약간 서둘렀다.

그 날의 메뉴는 삼치 조림과 치킨까스였다. 우동은 바로 전 주에 먹었으니 다음 기회로 미루고 히가와리 정식을 주문했다. 일본식 조림이라 슴슴하고 담백해서 강렬한 느낌의 엄마마마님 버전의 조림보다 마음이 편했다. 강하게 양념하신 엄마마마님의 생선은 많이 먹고 싶어도 짜서 먹을 수가 없고, 부득불 많이 먹으면 물도 많이 마셔야 하고 밥도 많이 먹어야 해서 만족감보다 죄책감이 더 커져서 불편하다. 싱겁게 조려 달라고 부탁드려봤자 그걸 무슨 맛으로 먹냐 하실테니 그냥 가만히 먹을 뿐이다. 밖에서 이렇게 먹으면 된다. 미리 구매해 둔 서울 페이 덕에 따뜻한 밥 위에 삼치 조림 얹어 바삭한 김까지 싸서 잘 먹고 나왔다. 2024년에는 정말 할인 페이가 안나올 예정이려나 궁금하기 그지없다.



12월 13일 수요일
백합집 백합칼국수 11,000원

백합집은 사무실 근처를 어슬렁 거리다가 발견한 술집이었다. 점심에도 혹시 영업을 하나 궁금해서 찾아 보니 백합집이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백합 칼국수를 점심 메뉴로 내놓고 있길래 찾아가 보기로 했다.

해화동이었나 딱 한 번 찾아갔던 해물칼국수 집 이후로는 막 아주 그냥 만족스럽게 해물 칼국수를 먹어본 기억이 없어서 혹시나 맛집이려나 하는 기대를 품고 찾아갔는데 쉽지 않았다.

2023.02.02 - [EATING] - 여의도 직장인 점심 : 해물 칼국수와 바지락 칼국수

 

여의도 직장인 점심 : 해물 칼국수와 바지락 칼국수

붉은 살코기를 넣어 끓인 육수로 만든 칼국수만으로는 늘 모자람이 있었다. 너섬 칼국수의 얼큰한 칼국수도 구수한 황생가 칼국수도 맛이 있고, 김영삼 대통령이 즐겨 먹었다는 비싼 안동국시

d0u0p.tistory.com

칼국수 육수가 너무 슴슴하게 느껴졌는데, 저녁에 안주로 사용하는 백합탕의 국물과 동일한 염도일것 같고, 저녁에 사용하는 백합탕 국물은 아마도 화구에 얹어서 끓여가며 먹는 메뉴라 처음에는 슴슴한 맛인 것이 정답일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완성형으로 나온 칼국수의 국물이라고 하기에는 약간 맹탕인 느낌이 있었다. 짜게 먹는 편이라 그렇게 느꼈을 수는 있는데 백합 칼국수에 비해 제육볶음 간은 또 너무 강해서 이또한 정확히 안주용 제육볶음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서비스로 주신 홍가리비 맛은 아주 좋았고, 백합 자체 간은 아주 좋고 상태도 좋았지만 면과 국물의 간이 서로 다 따로 놀아서 이상한 나라의 따로따로 칼국수를 먹는 기분이었다. 혹시 다음에 다시 가게 되면 소금을 들고 가야겠다.

 

12월 14일 목요일
흑돈가 순두부정식 10,000원

흑돈가에서 늘 두루치기만 먹다가 처음으로 순두부 정식에 도전해 보았다. 이 정도 가격에 이렇게 푸짐하면서 맛있는 솥밥 한 상을 받을 줄은 생각도 못했다. 원래 오겹을 함께 구워 먹는 점심 정식에 솥밥이 나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점심에 고기까지 구워서 푸짐하게 먹는 것은 양도 가격도 부담스러우니 늘 두루치기를 가볍게 먹었을 뿐인데, 순두부 정식에도 솥밥이 나오는 줄은 모르고 있었다니 약간 억울한 기분도 들었다. 왜 몰랐을까.

순두부찌개에 넣는 날달걀도 따로 주시는데 원래 반찬으로 나오는 후라이가 또 있어서 진짜 단백질 넘치는 식단인데다가 윤기가 좔좔 흐르는 갓지은 솥밥을 함께 먹으니 정말 든든한 느낌이었다.  그동안 다른 메뉴에 눈길 한 번 안 돌렸던 것을 반성한다. 된장 찌개도 한 번 먹어봐야겠다.



12월 19일 화요일
하노이의 아침 양지쌀국수M 9,500원 서울페이 가능

이 날만큼은 만족스럽지만 또 만족스럽지 않았다. 딱 적정량이라고 생각하는 만큼만 먹을 수 있어서 그동안 즐겨 먹었었는데 그 날만 문제가 있었던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양지가 너무 뻑뻑해서 씹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무슨 일일까, 전에는 한 번도 이런 적이 없었다. 우연히 상태가 안 좋은 날 방문했었을 수도 있으니 한 번은 더 가 보기로 한다. 다른 메뉴도 작은 사이즈가 있으면 좋겠다. 언제나 양지 쌀국수만 먹으려니 그 부분이 늘 아쉽다. 

12월 20일 수요일
모담다이닝 솥밥정식 19,900원 

솥밥이 대유행인가 싶게 새로 생겼길래 들러 보았다. 솥밥은 점심 한정 메뉴일 뿐 원래 한정식이 메인인 식당이었고, 솥밥은 또 기대했던 것과는 다른 스타일의 돌솥 비빔밥이었다. 

기본 정식으로 주문하니 샐러드가 두 가지, 백김치와 백김치와 수육, 들기름 소면이 먼저 나왔다. 밥 먹기 전에 국수를 받아 먹으려니 약간 심란했고, 보쌈 김치도 백김치인데다가 유자 드레싱과 고소한 들깨(일 법한) 드레싱의 샐러드가 두 가지나 있으니 진짜 한식 밥상을 받았을 때보다는 흥미가 한참 떨어졌다. 

돌솥밤에는 양념된 고기와 채소 고명이 올라가 있었고 비벼 먹으니 담백하고 좋았다. 함께 나온 명란을 넣어 더 자극적인 맛으로 먹을 수는 있을 것 같지만 참았다. 

대체로 건강한 밥상인 느낌은 풀풀 났지만 황태 강정이라든지, 전이라든지, 조치라든지, 매콤한 더덕무침이라든지 강한 양념이 없어서 내내 아쉬웠다. 입맛이 그러니 어찌할 수가 없다. 담백 건강한 맛 즐기시는 분들에게는 훌륭한 한 상일 것 같기는 하다.  

후식이었던 커피 젤리는 너무 양갱을 닮아서 양갱을 생각하고 입에 넣었다가 깜짝 놀랐다. 혹시나 기회가 된다면 기본 모담 솥밥 정식 말고 더덕 직화 제육 정식으로 먹어봐야겠다. 더덕과 제육인데 더 말해 무엇하리, 옆 테이블에서 빨간 제육을 드시고 계시는 것이 한참 부러웠었다. 


12월 21일 목요일
오르조르브텀 화이트라구파스타 28,000원

점심 시간이 지난 시간에 먹었던 라구 파스타는 지난 포스팅으로 대신한다. 

2023.12.27 - [EATING] - 여의도 직장인 점심 : 화이트 라구 파스타가 맛있는 오르조 르브텀, 미원빌딩 새 식당

 

여의도 직장인 점심 : 화이트 라구 파스타가 맛있는 오르조 르브텀, 미원빌딩 새 식당

휴직을 마치고 돌아오니 아주 오래전부터 식물이 한가득 놓여 있던 커피숍이 대단원의 막을 내리고 그 자리를 미슐랭 식당이라는 오스테리아 오르조가 맡았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더랬다. 모

d0u0p.tistory.com

12월 25일 목요일
2023년의 마지막 점심, 예성가든 상추샤브샤브 18,900원

얼마만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던 예성 가든에 진짜 오랜만에 다녀왔다. 내 마지막 기억 속의 예성가든은 신영빌딩 지하에 있었는데, 그 신영 빌딩이 새로 빌딩을 지어 올린 지 벌써 5년은 지났을 것 같다. 

  • 상추샤브샤브 18,900원
  • 버섯소고기샤브전골 24,900원
  • 소고기샤브전골 21,900원
  • 해물샤브전골 34,900원
  • 버섯불고기정식 19,900원
  • 갈비탕(소고기) 16,000원 / 갈비탕(낙지) 19,000원 / 갈비탕(전복) 19,000원

기억 속에 희미하게 남아 있던 그 여전한 맛이 다시 살아나는 자리였다. 고소하면서도 새콤함이 있는 들깨소스에 잘 익힌 소고기를 살짝 찍으니 옛날 먹었던 그 맛이 확 떠올랐다. 국수 맛도 거의 그대로였다. 

원래 쑥색이었지 않았나 싶었는데 국수를 한 입 먹었을 때 그 국수에서 나는 특유의 향이 있는데 그 향이 그대로라서 원래 면에는 색이 없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저 맛있으면 그만이다. 색이야 아무렴 어떻겠는가. 기억에 오류가 없을 수가 없을만큼 오래전 기억이라 상관없다. 

고기가 다른 샤브샤브 식당보다 약간 도톰한 편이지만 씹는 맛이 좋고, 밥이 상추에 다소곳하게 싸여져 있어서 먹기도 편해 좋다. 그러고보니 엄마마마님 모시고 가기 좋은 식당이다. 너무 비싸지도 않고 적당한 한 끼 대접하기 딱 좋겠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