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태들러 연필과 똑같은 모양으로 만들어진 스타일러스를 와콤 원을 구경하면서 발견했었는데, 와콤 원을 마음 속에서 지워 버리면서 펜도 자연스럽게 잊고 지냈다가 우여곡절 끝에 노트 필기가 가능한 오닉스 북스를 들이게 되면서 스타일러스를 다시 찾아 보게 되었다.
2020/07/05 - [SHOWPPING] - 그래도 갈 길이 먼 이북 리더, 오닉스 북스 노바2
원래 사려던 이북 리더는 훨씬 작은 휴대용 사이즈라서 노트 필기는 불가능한 모델이었는데 해외 구매가 불발되면서 심란한 마음으로 안전한 배송제품을 찾다 보니 오닉스 북스 노바2를 선택하게 된 것이라 노트 필기 기능에는 흥미가 별로 없었다. 그 옛날에 사용하던 아이리버 스토리도 필기 입력이 가능한 제품이었지만 제대로 써 본 기억이 거의 없다. 입력 속도가 느린것은 물론이고 필기한 내용을 꺼내 쓸 일도 별로 없어서 노트 기능은 거의 방치했었으니 굳이 이북 리더에 노트 기능이 있어야 할 필요가 있을까 싶어서 필기 기능은 없는 작은 휴대용 모델을 사려고 했었던 것이었지만 정신 차리고 보니 내 손에는 필기가 가능한 북스 노바2가 들려있었다. 구성품으로 함께 들어 있던 까만 스타일러스를 꺼내 몇 번 슥슥 그어 보고는 보름 정도는 그대로 방치해 두었었는데, 어느 날 문득 잊고 있었던 스태틀러의 스타일러스가 생각났던 것이다.
아무 생각 없이 당장 주문하려다 보니 인식 가능한 모델이 있으니 꼭 확인하고 구매하시라며 디바이스 목록을 붙여 놓은 것을 보게 되었으니, 설마 또 못 쓰는 물건을 사는 것인가 싶어서 내가 무엇을 사야 하는지 뒤져 보니 오닉스 북스 노바2를 쓰시면서 팁이 닳아서 다른 팁을 구하시는 블로거님이 있었다. 비슷한 타입으로 만들어진 삼성 스타일러스와 라미 스타일러스의 팁을 바꿔 테스트를 해 보신 모양이었는데, 스태틀러 노리스 디지털은 없어서 원하던 바가 말끔히 해소되지는 않았지만 오닉스 북스 노바2의 스타일러스와 삼성펜, 라미 스타일러스는 와콤EMR 방식으로 만들어졌다는 단서를 얻었다.
스태틀러의 노리스 디지털 역시 와콤EMR 방식의 스타일러스였고, 오닉스 북스 노바2 녁시 와콤EMR방식의 스타일러스 펜과 호환이 가능한 디바이스였다. 만세! 쓸 수 있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애초에 와콤 원을 보면서 혹했던 부분이 스태틀러의 노리스 디지털과 호환이 가능하다는 부분이었는데 왜 호환이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다. 연필 모양이고 팁이 뾰족하니 정교한 작업을 만족스럽게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만 꽂혀 있었던 것 같다.
와콤 EMR 방식이 애플펜슬보다 좋은 점은 충전이 필요없다는 것이라, 펜 사이즈를 소형으로 만들 수 있으니 이렇게 연필과 똑같이 생긴 펜을 만들 수 있는 것이었다. 애플 펜슬은 오랜만에 쓰려면 연결도 해 줘야 하고, 중간 중간 배터리도 없다고 하고 은근히 불편한 포인트가 있었는데 그런 단점이 없는 펜인 것이다. 필압이나 기울기 인식에도 강점이 있다고는 하지만 와콤 태블릿으로 정교한 그림을 그릴 것이 아니라 가끔 글자나 끄적거릴 예정이니 그런 강점은 뭐 일단은 상관이 없다. 대신 이 방식을 사용하려면 디바이스 패널에 뭔가 더 적용해야 해서 디바이스 무게가 무거워진다고 하니 그 부분은 또 조삼모사인 것 같기도 하고, 연필의 형태를 구현할 수 있어서 이렇게 얇게 만들어졌지만 사실 이렇게 얇은 연필은 오래 쥐고 쓰기에는 손이 너무 아프고 힘들다는 면에서 또 너무 좋아할 일도 아니라는 생각도 들기는 한다. 그리고 충전 없이 아무 때나 바로 쓸 수 있다고는 하지만 북스 노바2를 켜서 노트를 열기까지는 정말 한참 걸려서 '아무 때나 바로'를 가져다 붙이기에는 멋적은 부분이 없지 않다. 어두운밤에 캄캄한 방에서 책을 읽으려고 켤 때마다 '내가 버튼을 잘 못 눌렀나'하는 의문을 품게 되는 시점이 있는데 디바이스는 시동이 느릴 뿐이지 버튼을 잘 못 누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인식하기까지 얼마나 더 걸릴지 모르겠다. 누른거야, 안누른거야, 답답해지기 시작하고도 조금 더 지나야 불이 들어 온다.
일단 택배를 받아서 테스트를 하는데, 필기는 부드럽게 잘 되어 좋았지만 팁이 정말 너무 부드러워 내가 뭘 쓰는지 마는지 느낌이 전혀 안나서 쥐죽은 듯 조용한 독서실에서 필기할 때에는 제법 쓸 모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ASMR 영상 촬영에는 전혀 쓸모가 없을 것 같았다. 주문할 때 팁을 선택할 수 있었나 그제야 궁금해서 찾아 보니 흰색과 회색, 검정색 세 가지 팁이 있는데 그 중 회색만 플라스틱이고 나머지 두 가지는 고무 팁이라고 한다. 그러면 팁을 바꾸면 되니까 회색 플라스틱 팁을 찾기 시작했는데, 스태틀러 노리스 디지털의 팁은 별도로 판매하는 곳이 거의 없었고, 있다 하더라도 고무 팁만 있어서 원하는 회색 팁은 구할 수 없었다. 독일 브랜드 펜이니 독일 아마존도 뒤져 보았지만 역시 소용이 없었다. 다만 팁을 검색하다보니 삼각 그립의 점보 디지털 펜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늦었지만 하나 더 살까 고민하게 되었지만, 일단 플라스틱 팁을 구하는 일이 먼저니 점보 펜은 뒤로 미뤄둔다.
회색 팁은 대체 어디에 있을까.
내친김에 촬영도 하고 유투브를 다시 재개하게 되었다. 가끔 스타일러스로 투덜거리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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