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WPPING

리모콘이 필요한 이북 리더

d0u0p 2020. 7. 1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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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이북만 사면 되는 줄 알았는데, 리모콘을 또 사야 했다. 

2020/07/05 - [SHOWPPING] - 그래도 갈 길이 먼 이북 리더, 오닉스 북스 노바2

 

그래도 갈 길이 먼 이북 리더, 오닉스 북스 노바2

10년 쯤 지났을까, 세상에 처음 나왔던 아이리버의 커버스토리를 뜻밖에 얻어 아이리버를 열심히 응원하며 한동안 잘 사용했었다. 진짜 응원 많이 했었다. 그 전까지는 이북을 공식적으로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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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리모콘이 너무 편리하다고 하니 혹해서 리모콘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냥 전자책 리모콘으로 검색해서 나오는 거 아무거나 살 일은 아닌 것 같았다. 의외로 종류도 많고 브랜드도 많고 가격대도 천차만별이라 아무거나 주문했다가는 후회할 것 같으니 신중히 생각하기로 했다. 

처음에는 많이들 쓰고 있다는 Magic See R1이 궁금해서 찾아보니 반지형이었다. 와, 반지형, 전자제품인데 반지형이라니 그냥 싫었다. 이런 비정형 덩어리를 간수하기가 쉬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가방 속에 네모 반듯한 이북이나 독서대와 함께 넣으면 아귀가 맞지 않는 덩어리가 하나 더 추가될 것이고 이쪽 저쪽으로 굴러다니다가 다른 제품과 충돌을 일으킬 것이고 어느쪽이든 흠이 안날래야 안날 수가 없을 것 같다. 전자제품이라고 특별히 조심해서 사용하지 않는 나같은 사람에게는 좋은 제품은 아니다. 

그냥 반듯한 제품을 찾아 보기로 했다. 반듯한 제품이라고 하니 갑자기 예전에 사용하던 맥북 리모콘이 생각났다. 스테인레스 재질에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딱 떨어지는 그 리모콘이 집구석 어딘가에 있을텐데 설마 사용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착각을 해 보았다. 다행히 리모콘은 원래 있던 그 자리에 그대로 있어서 쉽게 찾을 수는 있었는데, 잘은 모르지만 아마도 적외선 통신으로 작동했었을 법한 리모콘이 블루투스를 지원하는 기계와는 연동될 것 같아 보이지 않아 제자리에 도로 곱게 넣어 두었다.

애플 리모콘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궁금해서 검색을 하다 보니 비슷한 형태를 가진 리모콘들을 찾을 수 있었는데, 대체로 이북 리더 전용은 아니었고 프레젠테이션 용 레이저 포인터의 진보된 형태의 리모콘들이었다. 잘생긴 로지텍 스포트라이트는 가격이 못생겼고, 애플의 구형 디바이스를 닮은 알루미늄 바디의 사테치 리모콘은 로지텍보다는 저렴했지만 해외배송만 가능한 모델이었다. 해외배송에 한 번 당하고나니 이제 해외배송은 탐탁치 않았다. 이 쯤 검색하다 보니 오닉스 사에서는 리모콘을 만들지 않나 궁금해져서 찾아 보니 역시 오닉스에서 만든 전용 리모콘도 있었다. 그렇다면 공식으로 기계를 수입해서 판매하고 있는 쇼핑몰에서는 리모콘도 함께 판매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것도 또한 그렇지 않았다. 오닉스 리모콘 역시 모두 해외배송만 가능한 상태였다. 심지어 디자인도 너무 평범했으니 쉽게 미련을 털어버릴 수 있었다. 

일본 제품인지 중국 제품인지 국적이 불분명해 보이는 사테치 리모콘을 찾다 보니 연관되는 제품으로 릿제로가 나왔다. 원형이긴 하지만 슬림한 형태라 이쪽 저쪽 사이에 끼워 넣고 다니기 쉬워 보였고, 다른 제품들처럼 버튼 구성이 아니라 이북에서 책 넘길 때와 마찬가지 방식인 슬라이드 터치로 책을 넘길 수 있게 만들어진데다가 다양한 디바이스와 사진 촬영 등의 다양한 어플과도 연동이 가능한 제품이었는데 심지어 국산이고, 가격도 3만원대라서 더 고민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 일단 바로 주문을 했다. 

물론 주문을 하고는 또 다시 고민하기 시작했다. 최근에 업그레이드된 모델이 출시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 주문을 한 것이었으니 사용 후기가 많지 않아서 걱정이 앞섰고, 아무래도 초기 물량이 완벽할 수 없으니 지금은 알 수 없는 오류가 분명히 있을 것인데 그걸 알 수 없으니 답답했지만 이미 주문을 했으니 기다려 보기로 했다. 

8Bitodo라는 저렴하고 귀엽게 생긴 게임패드 형태의 리모콘도 있었는데 혹시 릿제로가 영 탐탁치 않으면 나중에 재미삼아 써 보기로 하고 일단 저장해 두기로 했다. 

많지 않은 후기 중에서 플라스틱이 저렴하다는 평이 있었다. 역시나 사출 마감이 깔끔하지는 않았다. 천원짜리 중국산 장난감에서 볼 수 있는 마감과 비슷한 느낌도 있다. 앞에서 봐서는 슬림하고 나이스해서 잘 안보이는데 옆을 만져보면 깔끔하게 떨어지는 마감이 아니라 얇게 늘어진 느낌이 난다. 틀이 정교하지 않아서일까, 소재가 좋지 않아서일까 궁금하다.  제품 소개 홈페이지에는 ABS라는데, ABS 마감이 이렇게 후진 제품은 또 처음 본다. 너무 얇아서 잘 안나왔을까? 뭐 어차피 검정색이라 잘 보이지도 않고 사이드라 티도 안나니까 그러려니 하고 넘어간다. 

홈페이지로 연결되는 QR이 들어 있었지만 마음이 급하니 나중에 들어가서 확인해 보기로 하고 함께 들어 있던 작은 설명서를 보고 블루투스 연결하는 방법만 확인해서 일단 연결을 해 보았다. 지난 번에 노바2에 블루투스 이어폰 페어링하는 것도 하다가 그만둔 상태였는데 겸사 겸사 블루투스 페어링을 해보겠다며 이쪽 저쪽을 찔러 보다 보니 드디어 연결까지는 성공했다. 이어폰까지 연결하고 일단 교보문고 책을 확인하려고 하니 설명서에 표시된 방향과 각도가 다른 방향으로 슬라이드해야 책이 넘어가는 상태였다. 일단 앞 뒤로는 넘어가는 상태이고 디바이스와 맞게 뭔가 추가로 설정을 해 주면 되겠지 싶어서 문제의 다음 페이지 앱을 켜 보았다. 이북리더를 보면서 리모콘을 사야겠다고 생각한 가장 결정적인 때가 우에서 좌로 페이지를 넘겨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앱이 문제인지 손가락이 문제인지 좌에서 우로 넘길 때보다 작동 실패 비율이 훨씬 커서 세 번 쯤 움직여야 겨우 한 번 페이지가 넘어가는 힘겨운 상태였다. 

리모콘을 사용하면 이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했었던 것인데, 해결은 커녕 다음 페이지 앱에서는 릿제로를 통해서는 좌 우 그 어느쪽으로도 미동도 하지 않았다. 몇 안되는 후기에서 어느 앱은 잘 되고, 어느 앱은 잘 안되고 구분해서 적고 있었던 것 같았는데 그게 이렇게 부분적으로 앱에 따라 동작을 안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였나보다 하며 쿨하게 앱을 닫았다. 

일단 책은 넘어가니까 나머지 문제는 차차 다시 살펴 보기로 하고, 함께 들어있던 악세서리를 보기 시작했는데 대체 어느쪽으로 붙여야 할지 모르겠는 오묘한 형태라 한참 고민했다.  

둥근 형태의 찍찍이는 뒤에 스티커까지 붙어 있는데 앞면은 동작을 해야 하니 당연히 붙일 수 없을테고, 뒷면에 붙이자니 모드 변경 버튼 부분이 애매하게 가려진다. 피해서 붙일 수 있겠지만 정원의 중심을 맞출 수 없다는 것이 마음이 불편했으니 다시 생각해 보았다. 파팅라인이 있는 가운데 부분이 약간 오돌도돌하게 표면처리가 되어 있으니 설마 이 부분이 밴드에 붙을까 싶어 얹으니 아주 찰싹 잘 달라 붙었다. 밴드를 이용해서 원하는 곳에 연결해서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져 있었다. 그러면 남은 원형 스티커는 어딘가 내가 원하는 지정 장소에 붙박이로 붙이고 싶을 때 사용하라는 것이렸다. 활용 예시를 간단하(지는 않겠지만)게 그려 넣어 줬다면 훨씬 이해하기 쉬웠을텐데 탐구하는 자세를 길러 주기 위해 일부러 그랬을지도 모르는 일이라 생각해 본다. 

쇼핑몰 사이트에서 구매확정을 해달라는 리마인드 알람이 왔을 때, 허심탄회하게 이쪽 저쪽이 잘 안된다고 댓글을 달았더니 바로 펌웨어 업데이트에 대한 안내를 해 주셔서 바로 업데이트를 받았다. 일단 리모컨을 켜면 사이드 네 방향에서 불빛이 주기적으로 반짝거리는데 밤에 책을 보려니 이 불빛이 거슬렸었다. 슬라이드 방향 문제와 함께 불빛 문제도 펌웨어 업데이트 이후 해결이 되었었는데 그것이 또 오래가지는 않았다. 

이틀 뒤 다시 켜서 작동시켜 보니 예전 상태로 돌아갔다. 네 군데 등이 계속 점등되고 가로 세로가 뒤바뀐 상태였다. 구글플레이에서 릿앱을 검색해서 노바2에 설치하고 블루투스를 연결하려고 하니 구글플레이에서 릿앱이 검색되지 않아 임시방편으로 스마트폰과 연결하여 펌웨어 업데이트를 했고, 그 때는 제대로 작동하는 것 같았는데, 스마트폰과 연결을 끊고 며칠 뒤 노바2로만 연결을 하니 초기 상태와 마찬가지인 상태가 된 것이라 이제 다시 노바2에서 구글플레이를 통해 릿앱을 설치해서 다시 업데이트를 해 봐야겠다. 

그냥, 좀 한 번에 작동할 수는 없는 것일까.

주말에 조카들이랑 피아노치고 기타치고 우쿨렐레 치느라 지쳐서 쓰러져 있다가 글도 이제야 정리하고 있는데, 집에 가서 노바2 구글플레이에서 LITAPP을 검색했을 때 앱이 나타나지 않으면 화가 날 것 같다. 오타였을까, 대체 왜 검색이 안됐었던 것일까, 오늘 꼭 차분하게 앉아서 다시 찾아 보고 설치하자. 화내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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