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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년 쯤 지난 것 같은 네스프레소 호환 웨이캡슐 한가할 때 써 보기

d0u0p 2019. 1. 27.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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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년 전 쯤 산 웨이캡슐을 커피를 내리는 데 써 보기는 했다. 어느 한가한 주말 온 가족이 모여 있는 아침에 호기롭게 새로운 도구로 캡슐을 내려 주겠다며 캡슐을 꺼내서 테스트를 해 보았다. 

일단 캡슐 사용 가이드 영상을 본 기억을 더듬어 보면 기본 필터 외에 다양한 종류가 함께 있으니 갈아 놓은 커피 상태나 담을 때의 압력에 따라 필터를 적합한 것으로 골라 쓰라고 하여 내가 내린 커피에 맞는 필터를 찾아 보기로 했다. 사무실에서 고장냈던 핸드밀이 지금은 콩을 넣으면 에스프레소로 내려 먹어야 할 만큼 가늘게만 나오는 상태였고, 어쩔 수 없이 그 핸드밀로는 에스프레소만 내려 마셔야 하고, 에스프레소 굵기의 커피가루로 커피를 내려 마실 수 있는 도구는 베트남 드리퍼와 집에 있는 네스프레소 머신이었으니 반강제로 테스트를 해 보게 되었다. 일단 가는 입자의 커피를 넣고 기본 필터로 내려 보았는데 템핑을 열심히 했다 해도 압력이 많이 들어가지 않는 상태인지 내려진 커피는 굉장히 묽었다. 홈의 개수가 가장 적은 필터로 바꿔서 내려 보니 그제야 원래의 네스프레소 캡슐과 비슷한 상태의 커피가 나왔다. 

원하는 상태의 커피를 내리는 것 까지는 괜찮았는데, 역시나 커피를 갈고 템핑을 해서 채우고 넣고 내리고 나서 쓰고 난 캡슐을 다시 수거하고, 찌꺼기를 빼고 세척을 해야 했다. 그나마 두 개를 샀으니 번갈아 바로 테스트를 할 수는 있었는데 온 식구가 모인 자리에서 다같이 상의하며 테스트를 하고 있었는데 모두들 입을 모아 이걸 어느천년에 내려 먹겠냐며 다시는 안 쓰게 될 것 같다고 했었다. 

역시, 그리고나서 해가 지나도록 잊고 있었다.

2018/09/06 - [SHOWPPING] - 네스프레소로 추출해 마시는 로네펠트 티 캡슐과 추가로 충동구매한 네스프레소 호환 웨이캡슐

새 해가 되고 나서야 차를 내려 마시겠다며 호환용 캡슐을 샀던 원래의 목적을 되살려 목적에 맞게 쓸 수 있는지 확인해 보기로 했다. 그러나 포트넘 메이슨의 산뜻한 딸기홍차를 다시 집으로 소환하여 테스트를 한 결과는 결론부터 말하자면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다. 

커피와 마찬가지로 적합한 필터를 고르는게 관건이었다. 로네펠트 호환캡슐을 기준으로 생각해 보면 그래도 커피를 넣을 때처럼 꾹꾹 눌러 담지는 않아도 될 것 같아서 수북하지 않게 적당히 담았고, 캡슐은 가장 많은 개수의 기역자 홈 필터와 가장 적은 개수의 기역자 홈 필터를 써서 내려 보았다. 필터 홈이 많았을 때는 풀 비린내가 더 섞여 있는 느낌이어서 바꿔 보았는데, 비린내는 가시긴 했으나 그렇다고 향이 더 풍부해진 느낌은 아니고 그냥 일반 필터로 우렸을 때랑 큰 차이를 느낄 수 없었다. 

이렇게 되면 오히려 캡슐로 내려 마시면 더 번거롭기만 할 것 같다. 템핑을 좀 더 꾹꾹 해 보면 바뀌려나 궁금해서 다시 테스트는 해 볼 생각인데, 집에서 뒹굴기 바빠서 차보다는 그냥 있는 캡슐커피 내려 마시는 일이 훨씬 간편하니 테스트는 또 언제 할 지 모르겠다. 

아마도 또 반 년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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