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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직장인 점심 : 중국집

d0u0p 2018. 8. 1.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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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하노 (중)신희궁 (우)스타차이나

그동안 모아 두었던 중국집을 드디어 정리해 본다. 열빈과 면을 팔지 않는 작은 물만두 중국집도 함께 넣고 싶었으나, 면을 팔지 않는 그 곳은 많이 낡았고, 여의도 사무실에 출근하자마자 한 번 갔었는데 감흥이 없었다. 열빈은 고전스타일이긴 하지만, 이제는 삼겹살집에 종방연 손님을 모두 뺏겨서 아직 영업이 잘 되고 있는지 확인을 못 했다. 

홍우빌딩보다는 미원빌딩이 가깝기도 하고, 신희궁 메뉴가 나쁘지 않아서 보통은 신희궁에 많이 가는 편이었다.  

짬뽕밥이 괜찮다는 신희궁은 원래 자주들 가시다가, 짬뽕 가격이 오른 후 역시나 오른 만큼 오징어가 더 들어 있어도 갈까 말까인데, 오히려 오르기 전보다 오징어가 덜 들어 있어서 한동안 멀리 하셨다고 한다. 짬뽕 메뉴와 상관없이 마파두부가 커짜이라이보다는 낫다시며 마파두부밥을 드시는 다른 분 보고 마파두부밥을 시켜 먹었다가 본메뉴인 마파두부는 너무 평이해서 별로였는데(중국 가서 먹고 싶다. 마파두부), 곁들여 나오는 짬뽕국물 맛을 보고 긍정적인 느낌을 받았었다.  

신희궁보다 먼저 가 보았던 곳은 커짜이라이(손님다시와?!)였는데, 쟁반자장이 꽤 괜찮았지만 밥을 드시는 다른 분들 입에는 맞지 않았던 것 같다. 가격을 비교해 보면 차라리 신희궁이 낫다며 그 다음부터는 신희궁에 가게 되었는데, 사실 그 정도 가격에 그 정도 맛이면 이 동네에서 꽤 손님이 많을 법 한데 아무 생각 없이 점심시간에 들렀고, 결국 줄을 섰어야 했다. 다시 한 번 본격 짬뽕을 먹게 되었고, 오늘 또 스타차이나에서 짬뽕을 먹고 보니 7,000원 신희궁 짬뽕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물론 물냉이를 올린 짬뽕보다는 청경채가 올라간 짬뽕이 마음에 들지만 간이 문제였다. 약간 짜게 먹는 편인 나에게는 신희궁 짬뽕이 더 맛있게 느껴진다. 스타차이나는 사실 10년도 더 된 중국집인데 예전에 자주 먹던 메뉴들이 생각나서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이었다. 메뉴판을 보고는 예전에 먹던 메뉴가 뭐였는지 딱히 기억이 나지 않았고, 신희궁과 비교하기 좋은 기본 메뉴를 주문했는데, 먹다 보니 사천탕면과 라마면을 자주 먹었고, 볶음밥 중에는 지금 메뉴에는 바베큐볶음밥이라 적혀있지만 아마도 그게 예전에 먹던 XO볶음밥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용케 스타차이나가 아직 있다고 생각하고 들어갔지만, 사실 식당 안은 손님들로 가득했고, 남은 자리는 구석진 곳에 에어콘 바람이 닿지 않는 곳 뿐이어서 뜨거운 날씨에 뜨거운 짬뽕을 힘들게 먹게 되었다. 계산하면서 매우 미안해 하시기는 했는데, 원래 스타차이나는 대체로 늘 여름에 냉방이 잘 되지 않았던 것 같기는 하다. 

저렴하고 맛있는 중국집을 찾으신다면 그냥 신희궁 가시는 게 좋고, 어려운 분이라 할까 굳이 격식을 차려야 하는 식사 자리거나 다른 곳에 없는 라마면 같은 메뉴 필요한 날은 스타차이나를 가는 것이 좋겠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노는 원래 맛집으로 유명했던 밍1956이 이제는 문을 닫았고, 밍에 계시던 주방장님이 작게 새로 차린 중국집이라고 한다. 소공동 밍1956도 없어졌는지 김선생이 계속 궁금해 하시지만 거기까진 알 길이 없다. 사실 소공동에도 있는지 몰랐다. 예전에 밍이 문을 열었을 때 꽤나 뻔질나게 갔었다. 

원래 밍이 있던 빌딩에서 조금은 멀리 한강 둔치에 가깝다고 할 만한 곳에 있어서 사무실에서도 가려면 꽤 걸어 가야 하고, 가도 늘 언제나 줄이 길어서 가기 전에 각오 좀 해야 한다고 했는데 사실 두 번 모두 다행히 줄을 서지는 않았다. 다 먹고 나왔을 때 지나가던 사람들이 '여기 매일 길게 줄 서는 중국집이 있었는데?'하며 줄이 없는 하노의 위치를 찾지 못하고 있어서 재미있었다. 

처음 갔을 때는 통문어가 올려진 짬뽕과 수 년 간 잊고 있었던 꿔바로우를 작은 사이즈로 먹었는데, 너무 맛있어서 그동안 왜 꿔바로우를 안먹고 지냈나 싶을 정도였는데 사실 그간 꿔바로우 맛있는 식당을 못 가봤던 탓이다. 먹자마자 신나서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싶은 그런 맛이었다. 실제로 엄청 자랑 좀 했다.


그 다음 찾아 갔을 때에는 날이 약간 더울 때라서 사천자장면과 꿔바로우를 먹었는데, 사천자장도 실망시키지 않는 맛이었다. 이제 넘어야 할 산은 매일 길게 늘어서 있을 줄과 한 여름 더위에는 찾아가기 먼 거리 정도랄까? 힘들게 갔는데 줄이 길면 다시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되니까 냅다 갈 수가 없다. 가게가 작기도 하고, 미닫이 문인거 보면 냉난방이 완벽하지도 않을 것 같아서 일단 여름에는 참을 수 밖에 없다. 신기하게도 하노는 치킨 메뉴가 몇 가지 있는데, 저녁에는 맥주에 마늘치킨 즐기시는 분들이 꽤 있었다. 우리도 사실 칭다오를 한 병 주문했었다. 바람 솔솔 불 때 치맥하러 또 가야지.

하노 메뉴


      • 자장면 6,000원
      • 짬뽕 9,000원
      • 사천자장면 7,000원
      • 쟁반자장면 16,000원(2인)
      • 볶음짬뽕 16,000원(2인)
      • 볶음밥 7,000원
      • 잡채밥 8,000원
      • 짬뽕밥 9,000원
      • 꿔바로우 9,000원(소) 16,000원(대)


커짜이라이 메뉴


      • 자장면 5,500원
      • 짬뽕 7,000원
      • 삼선 간자장 8,000원
      • 삼선 짬뽕 9,000원
      • 고추 짬뽕 9,000원
      • 차돌 짬뽕 10,000원
      • 새우볶음밥 7,000원
      • 게살볶음밥 8,000원
      • 마파두부밥 8,000원
      • 잡채밥  9,000원
      • 짬뽕밥 9,000원
      • 잡탕밥 13,000원


신희궁 메뉴


      • 자장면 5,000원
      • 짬뽕 7,000원
      • 삼선쟁반자장 8,000원
      • 삼선간자장 8,000원
      • 삼선짬뽕 9,000원
      • 삼선고추짬뽕 9,000원
      • 사천탕면 9,000원
      • 볶음밥 6,000원
      • 새우볶음밥 7,000원
      • 게살볶음밥 8,000원
      • 마파두부밥 7,000원
      • 잡채밥 9,000원
      • 짬뽕밥 8,000원
      • 삼선짬뽕밥 10,000원
      • 희궁특밥 8,000원


스타차이나 메뉴


      • 볶음자장면 9,900원
      • 삼선자장면 7,700원
      • 삼선짬뽕 9,900원
      • 사천탕면 11,000원
      • 우육탕면 13,200원
      • 라마면 13,200원
      • 새우볶음밥 11,000원
      • 게살볶음밥 12,100원
      • 마파두부밥 11,000원
      • 잡채밥 11,000원
      • 잡탕밥 18,700원
      • 바베큐볶음밥 12,100원


아, 신희궁은 정말 희한한 위치에 있다. 생각 외로 줄도 서는 인기 식당이지만 입지가 썩 좋지 않다. 그 건물 지하도 아닌 그 층에 왜 룸살롱들이 그렇게 많은지 모르겠다. 어른들의 유희공간이라 할 만한 가게들과 나란히 있고, 물론 점심시간에 가면 주변은 다 문을 닫은 상태이지만 그게 더 이상하고 괴이한 느낌이라 중국집 가는 길이 유쾌하지는 않다. 지도 검색도 안되는데 뭔가 업종 변경을 아직 안 하신 상태인지 뭔지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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