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TING

어느 날 갑자기 뜬금없이 여의도 라무진에서 양갈비 생애처음 먹어 보기

d0u0p 2018. 6. 20.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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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꼬치는 몇 번 먹어 보긴 했는데, 아무래도 작은 조각이 꿰어진 것을 갖은 양념에 골고루 찍어 먹다 보니 아무래도 내 입맛에 맞는 것인지 확신할 수는 없었다. 더군다나 꼬치 구이는 배부르게 먹는 음식도 아니라 주로 2차로 맥주를 마시면서 곁들여 먹는 음식이니까 본격적으로 양의 고기를 먹어 본 적이 없다고 할 수 있다. 

우연히 여의도에 외근나왔다가 저녁에 갑자기 여의도에서 만나게 된 김선생이 마치 라무진 양갈비를 먹으러 여의도에 온 것처럼 너무 자연스럽게 양갈비를 먹자고 제안했다. 내가 아는 양갈비집은 지난 번에 가려다 실패했던 SK빌딩 디스트릭트와이에 있는 램브라튼밖에 없는데 어디를 가자는 거냐, 내가 양고기를 잘 먹는지 잘 모르겠으며, 냄새 나는 고기는 원래 잘 못 먹는데 괜찮은 거냐 투덜대며 따라갔다. 냄새도 안나고, 직접 구워 먹지 않고 구워서 주기 때문에 옷에도 냄새가 밸 일이 없으며 함께 곁들여 나오는 것들도 맛있으니 걱정말라 했다. 김선생은 대체 언제 와 보았던 것일까.

와인은 병으로만 판매가 되서 마실 수 없었지만, 하우스 와인이 있었다면 금상첨화였을 것 같다. 술을 과히 좋아하지 않고 잘 마시지도 못하므로 일단 칭다오를 주문하고, 양갈비 2인분을 주문했다.

테이블 건너편에 있는 화로 앞에 계시는 분이 갈비를 구워주는 작업을 대신 해 주신다. 굽기를 결정해야 하는데, 소고기 같았으면 레어였겠지만 처음 먹어 보는 것이라 확신할 수 없어서 질겨지려나 걱정도 되긴 했지만 확실히 익혀 먹기로 결정했다. 많이 구운 상태에서도 질기지 않고 맛있었다. 김선생 말대로 함께 곁들여 구워주는 숙주도 좋았고, 마늘볶음밥을 추가하면 같이 내 주시는 구운 김에 싼 밥을 소스에 살짝 찍어 먹으니 정말 맛이 있었다. 김 만으로도 너무 맛있어서 김은 두 접시 먹었다. 

옆 테이블에서 프랜치 랙을 주문하려 시도하셨으나 그 날 프랜치 랙은 이미 다 떨어져서 없는 것 같았다. 옆 테이블 구경이나 해볼까 했는데 아쉽다. 그러고 보니 램브라튼도 프랜치 랙이 뭔가 선착순인지 한정인지 그런 뉘앙스로 적혀져 있었던 것 같다. 

먹고 나서 몇 일 뒤에 집 근처에서 화로구이 양갈비집을 또 발견하게 되었다. 전에도 그 자리에 있었을 것 같은데 내 머리 속에 양갈비 화로구이라는 메뉴가 들어 있지 않을 때에는 보이지 않더니 이제야 눈에 들어왔다. 홋카이도식 화로구이라니 이제 화로구이 양갈비가 트렌드인가? 

살코기를 집어 먹고 나면 남은 갈빗대를 주시는데, 이 때쯤은 이미 배가 불러서 갈빗대는 제대로 먹지는 못했다. 김에 밥 싸 먹느라 정신이 나가서 고기를 다 못 먹은 것 같기도 하다. 소고기는 잘 못 먹으면 탈이 잘 나기도 해서 혹시 같은 상황이 될까봐 약간 조심스럽기도 했는데, 속은 편했다. 소고기보다는 양고기나 돼지고기가 잘 맞나 보다. 

먹을 수 있는 새로운 붉은 고기 메뉴가 인덱스에 추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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