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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긴스 이터널 잉크 대참사

d0u0p 2024. 3. 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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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터널이라더니 명성대로 밝은 색 블라우스에 잉크 자국을 영영 남겼다. 패키지 자체에 중간 마개 따위 존재하지 않는데 전혀 괘념치 않고 부주의하게 뚜껑을 열어제낀 내 탓이기도 한데, 뚜껑을 열면서 이렇게 잉크 방울이 튀어나오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집에 돌아와서 물에, 과탄산소다에, 락스까지 사용해 보았지만 이터널 잉크는 영영 지워지지 않을 기세였던 터라 결국 블라우스를 검정색으로 물들이기로 했다. 면 섬유 전용 염료를 주문해서 오만 생쑈를 했는데 결과는 대참사, 일단 염료 한 봉지로는 원하는 만큼 진한 검정색이 나오지 않았는데 그와는 별개로 블라우스 재봉에 사용된 실은 면이 아니라 합성섬유사였기 때문에 실은 전혀 염색이 되지 않아서 희끗희끗한 실이 그대로 드러났다. 일렬로 쭉 나란히 박음질된 부분은 그나마 봐줄만 했는데 블라우스 디자인 특성상 프릴 부분이 일반 박음질이 아니라 거의 오바로크 수준으로 실이 박혀 있었던 것이 밝은 색일 때에는 전혀 몰랐는데 블라우스만 어두운 색으로 바뀐 상태라 정말 눈에 확 띄어서 더 이상 꼴도 보기 싫은 상태가 되어 버렸다. 

같은 디자인의 블라우스는 더 이상 판매하지도 않는다. 딥 펜 글씨는 잘 써지지만, 은근히 부아가 치밀어 오른다. 

잉크 진짜 조심하자. 뚜껑 닫힌 잉크도 다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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