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KING

네버엔딩 숙제, 민들레 문진 만들기

d0u0p 2020. 7. 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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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끈하지 않은 얼음틀을 사용해서 반투명한 진귀한 물건을 만들어낸 이후 열정이 사그라들었는 줄 알았는데, 옆 뜰 화단에 벌레잡이 약을 치러 갔다가 불쑥 올라와 있는 민들레 홀씨들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2020/06/14 - [MAKING] - 곧 성공작이 나올 것 같은 레진 문진 만들기

 

곧 성공작이 나올 것 같은 레진 문진 만들기

굳이 파팅라인이 만들어지는 반반 구 타입의 몰드를 쓰지 않기로 했다. 우연히 들렀던 영풍 문고 내에 입점되어 있는 저렴한 가격대의 잡화 브랜드에서 팔고 있는 얼음틀이 실리콘인데다가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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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씨를 세는 단위는 뭘까, 두 개(인지 모르겠지만)를 꺾어 들고 오다 보니 한 놈은 안에서 벌레가 기어다니고 있어서 냅다 화단에 다시 던져 두고 하나만 들고 들어왔다. 

준비물은 제일 중요한 민들레와 아직 남아있는 레진과 경화제, 각각의 용액을 계량할 그릇, 혼합할 때 사용할 중탕용 그릇 그리고 저울, 자꾸 흘러 내리는 경화제를 닦아 낡은 냅킨, 지난 번에 쓰다가 곱게 보관하고 있는 고무장갑과 스틱이다.  

가지고 있는 구형 몰드 중에 가장 큰 몰드의 반만 채워서 반구형을 만들기로 하고 물을 넣어 무게를 달아 보니 33g이었다. 10:3 비율 맞춰 계산하기 딱 좋은 숫자라 정량을 계량하겠다고 욕심을 부렸지만 경화제는 또 그릇 밖으로 새 나가서 남은 경화제 무게를 다시 확인하니 모자라서 다시 추가해서 붓다가 숫자를 홀랑 넘겨 버렸다. 뭐 1g쯤이야 대범하게 섞으면서 적당히 덜 넣어 보기로 하고 혼합하기 시작했다. 

지지대가 필요한데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홀씨부터 넣었다가 나중에 부랴부랴 얼기 설기 작업하다가 홀씨들이 후두두둑 흩어져 버렸다. 또 망했다. 지지대를 3D 프린터로 만들어야겠다. 삼발이 형태로 만들면 두고 두고 쓰기 편할 것 같다. 

기온이 높고 습한 날씨에 더 빨리 잘 굳는다고 본 것 같은데 더디다. 다음 날 아침에도 점심에도 저녁까지도 말캉거렸다. 그나마 저녁 무렵에는 틀과 분리는 가능한 것 같아서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과감하게 분리를 해 보았다가 또 망했다. 

투명하게 나온 것만으로 일단 다행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아직 다 굳은 상태가 아니라 손을 대는 족족 손때가 덕지덕지 묻어 버려서 자꾸 뿌옇게 되었다. 마음만 먹고 조물조물하면 이 상태에서 별 모양으로 만들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다행히 아직 덜 굳은 상태라 손때 역시 열심히 문지르면 다시 매끈하게 지워져서 열심히 닦아내서 투명한 상태로 다시 양생중이다. 바닥에 묻은 손때를 너무 지우고 싶은데 바닥을 문지르다보면 다시 반댸쪽이 문드러져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일단 윗쪽만 깨끗하게 해 둔 상태이다. 조금 더 큰 사이즈의 반구형으로 만들고 싶은데 시중에 판매중인 몰드 중에서는 마음에 드는 사이즈가 없었다. 그래서 얼음틀을 대신 썼던 것이기도 했는데 얼음틀은 그냥 얼음틀이었다.

결국 몰드도 만들어야 하나 다시 새로운 고민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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