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KING

곧 성공작이 나올 것 같은 레진 문진 만들기

d0u0p 2020. 6. 14.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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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파팅라인이 만들어지는 반반 구 타입의 몰드를 쓰지 않기로 했다. 우연히 들렀던 영풍 문고 내에 입점되어 있는 저렴한 가격대의 잡화 브랜드에서 팔고 있는 얼음틀이 실리콘인데다가 사이즈가 커서 크고 무거운 문진 만들기에는 좋을 것 같아서 사 두었었는데 이 정도 사이즈면 구형으로 다 채우지 않고 반구로만 만들어도 적당히 문진 역할은 할 수 있을 것 같고, 접합 부분이 지저분하게 나올 일도 없으니 써 보기로 했다. 

비좁은 구멍으로 레진을 넣을 필요는 없으니 그릇 두 개로 충분했다. 지난 번 작업 과정 중에서 적극적으로 바꿔 볼 수 있는 변인은 중탕할 때 사용하는 물의 온도일 것 같아서 이번에는 너무 뜨겁지 않게 찬물을 조금 섞어서 중탕을 했다. 레진의 온도가 중탕 그릇에 있는 물의 온도에 영향을 받아서 과하게 높아졌고, 과하게 높은 온도의 레진이 굳을 때 실온과 차이가 많이 나서 중간에 기포가 발생한 것이 아닌가 하는 가설을 바탕으로 적당히 경화제와 레진이 잘 섞이면서 너무 뜨거워지지 않게 조절을 해 본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반구를 사용하니 레진의 상태를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어서 기포가 생기면 털어주거나 찔러서 없애 주기도 쉽겠다 생각했는데, 부어 놓고 보니 기포가 전혀 없다. 엄마마마님이 극진히 아끼시던 수국도 이제 시들시들해 지고 있는 상태라 몰래 한 송이를 가져다 넣고, 팀장님이 부탁하신 네잎 클로버를 넣었다. 맨 처음 장식한다고 넣었던 흰 가루가 아래로 다 가라앉아 버렸던 것 처럼 클로버나 꽃도 아래로 가라앉을까봐 레이어링하려고 액체를 조금씩만 부어놓고 기다리고 있으니 수국은 순식간에 녹색으로 변해 버렸다. 

좌 : 약 네 시간 경과 / 우 : 약 열 두시간 경과 

세 시간 쯤 지나서 확인하니 지난 번처럼 빨리 굳지 않고 거의 액체 상태 그대로라 또 망치나 싶어 클로버를 다시 꺼내 보려고 했는데 들어 올릴 때 이미 아랫 부분이 조금 굳은 느낌이라 그대로 두기로 하고 수국을 하나 더 넣어 보았는데, 희한하게도 이 때 넣은 수국은 색이 멀쩡하다. 온도를 조절한다고는 했지만 초기의 액체가 뜨끈해서 생화인 수국의 색이 변한 것일까? 다음에는 꽃을 나중에 넣어봐야겠다. 심심하니까 일단 반짝이를 뿌려 보았다. 그냥 지켜 보기 심심해서 뿌렸다. 

다행히도 잠들기 직전에 확인했을 때도 말캉한 상태라 걱정하면서 잠들었는데 아침에 확인하니 잘 굳어 있었다. 만세! 

지난 번 안개꽃 레진은 농장 열무 꽃병 옆에 두고 왔다. 해가 들어 오니 반짝여서 보기에는 좋았다. 이번에 성공하면 농장에 지천으로 피어 있는 개망초들을 수거해서 써야겠다.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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