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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디카페인

d0u0p 2020. 7. 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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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의 진정한 소울메이트는 커피 뿐인데, 잠도 안오고, 속도 쓰리고, 빈혈에도 안 좋은 느낌이지만 안 마시고는 살 수 없으니 이제는 디카페인이다. 

진짜 오랜만에 판교에 일때문에 가게 되었으니 주차비용을 절약할 겸 일단 백화점에 주차를 하고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새로 나온 네스프레소 여름 캡슐을 구매하고, 그러고나서도 성에 안차 인텔리젠시아를 한 잔 하러 내려가 앉았는데 정말 천상의 맛이었다. 그동안 까맣게 잊고 스타벅스 따위나 다녔는데 눈이 번쩍 떠지는 맛이었다. 디카페인 아메리카노와 더블샷이나 마시던 나는 심봉사였나. 

조금 연하게 해달라고 부탁드렸는데도 불구하고 늦은 오후에 마시는 바람에 그 날 밤은 잠을 거의 못 잤다. 오후 늦게 커피를 마시지 않기로 한 지는 한참 지났고, 이제는 아침 점심에 마시는 커피도 최대한 줄이거나 디카페인으로 대체하려고 노력하고 있었는데 맛있다고 신나게 카페인 수혈을 했으니 피곤이 더한 밤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칼륨 및 철분 보충을 위해 꾸준히 착즙 주스를 마시려고 콜린스그린을 주문하면서, 배송비 경감을 위해 직장인 생필품인 커피를 추가주문하고자 카테고리를 훑어보니 인텔리젠시아의 커피들이, 더더군다나 디카페인 라인까지 준비되어 있었다.   

망설이지 않고 드립백과 콜드브루를 하나씩 주문해서 일주일 넘게 신나게 즐기고 있다. 더치는 병으로 되어 있어서 사무실 냉장고에 넣어 두고 조금씩 사브작 사브작 타서 필요할 때마다 호로록 조금씩 마시고 있다. 드립백도 과감하게 따뜻한 커피 즐기고 싶을 때 한 번 내렸는데 디카페인인데도 설명서대로 내려보니 진한 풍미가 좋았다. 사무실에서 원두를 갈아 마신지 오래 되었는데, 요즘들어 내려마실 수 있는 디카페인 커피는 없을까 궁리도 하고 있었는데 딱 좋았다.  

지시대로 세 번 넘게 물을 부었을 때부터 믈이 내려가는 속도가 확실히 달라졌다. 그렇게 내린 커피가 한 사발이 되었고 마시고 마시고 마시다 지쳐서 물을 더 넣고 또 마시고 마시다 보니 하루 종일 커피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고, 디카페인임에도 불구하고 속이 쓰릿, 혀 끝이 아릿한 느낌이 들었다. 드립백은 아주 가끔 튿어야겠다. 

콜드브루는 새콤한 맛이 꽤 강해서 콜드브루보다는 드립백이 조금 더 부드러워 좋은데, 한 번 개봉해서 1/3만 마실 수 있으면 딱 좋겠는데 나머지를 버리자니 아깝고, 다 마시자니 힘들고, 아히고, 어렵다. 디카페인도 어렵다. 일단 잠은 자야 사니까 노력은 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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