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KING

아트토이, 심슨 도넛 1차 원형 완성

d0u0p 2019. 11. 22.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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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님이 완성품을 궁금해 하시지만 여전히 베일에 가려 두고 보여 드리지 않고 있는 그 도넛 완성품이 일단 여기에 있다. 

2019/11/12 - [MAKING] - 아트토이 : 심슨 도넛 시작

 

아트토이 : 심슨 도넛 시작

2019/10/14 - [MAKING] - 아트토이를 배워 보기로 했다. 아트토이를 배워 보기로 했다. 만들어 두었던 캐릭터를 이모티콘으로 만드는 것보다 실물화하는 것이 더 재미있을 것 같아서 3D로 만들어 프린팅을 해 볼까..

d0u0p.tistory.com

원형을 얼추 다듬은 후, 최대한 원래 목적했던 기한 내에 끝내 보려고 실리콘 주형을 집에서 직접 떠 보기로 했다. 수업 시간에 시범을 보여 주셨고, 주의사항을 숙지한 후 집에 돌아와서 작업을 시작했다. 

1. 유토로 주형의 반 정도를 막고 그 위에 실리콘을 붓는다.

주의할 점 투성이였는데, 그 중 흘렸던 부분은 모형을 약간 경사지게 심어야 나중에 레진을 넣어 굳힐 때 골고루 잘 들어가게 된다. 거기까지는 생각하지 못하고 반듯이 넣었더니 까딱 잘못하면 아랫 부분이 고르지 않고 울퉁불퉁하게 나온다.

유토에 일단 모형 반을 심고, 조인트 구멍을 만들어 주고 바세린을 골고루 발라준다. 유토에 심을 때 모형과 되도록이면 직각을 유지하도록 해줘야 하는데 유토 다듬기가 쉽지 않았다. 

학원에서는 벽을 레고로 조립해서 세우기를 권했으나, 일단 집에는 남는 레고가 없어서 사무실에 굴러다니는 (제안서 마감 제본할 때 커버로 쓰는) OHP 필름을 가져다가 테이프로 감아 주었다. 나름 깔끔하게 고정도 잘 되고 나중에 떼기도 쉬워서 좋았다. 

문제의 실리콘이다. 실리콘 주 액체와 경화제를 10:1 비율로 섞어 부어 주어야 한다. 집에서 작업이 어려울 것이라고 쌤이 짐작했던 이유 중 하나는 정확한 비율을 재려면 저울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는데, 마침 집에 노는 저울이 있었다. 

물론 베이킹할 때 쓰던 전자 저울도 있었는데, 행방이 묘연했다. 베이킹을 그만 두면서 다른 사람 쓰라고 넘겨 줬던 것 같은 기억이 어렴풋하게 있었고, 사진에 보이는 덜튼 저울은 클래식한 이미지가 좋아서 요리할 때 쓰려고 사 두었다가 구석에 보관하던 것이었다. 그러고보니 저울과 세트로 클래식한 이미지의 타이머와 계량컵도 있었는데 컵이 어디 있는지 찾아봐야겠다. 

실리콘 액이 뭉텅 뭉텅 나와서 계량하기 쉽지 않았다. 조심스럽게 경화제와 섞어주고 유토에 심어둔 모형 위에 부었다. 여기에서도 사실 주의할 점이 하나 더 있었다. 실리콘 액을 모형과 최대한 밀착시켜 주어야 바세린을 바를 때 생긴 붓자국이 사라지게 되는데, 화실에서는 에어 컴프레셔를 쓰고 있었다. 쌤이 제일 걱정하셨던 부분이었다. 

드라이어로는 안되겠냐고 물으니 뜨거운 바람은 아니 된다 하셨고, 찬 바람으로 하면 안되겠냐고 물으니 바람의 세기가 중요하다고 하셨지만 집에 있는 드라이어는 다이슨 에어랩이다. 다이슨 바람 정도면 컴프레셔와 비슷한 세기일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라 찬 바람으로 열심히 밀착시켜 주려고 하니 실리콘이 춤추고 난리났다. 조심해야 한다. 실리콘보다 다이슨이 소중하다. 

애초에 실리콘을 1차로 넣을 때 최소한의 양을 넣어 주고 드라이어로 밀착시켜 줬어야 했는데 이 부분도 놓쳤다. 덤벙 많이 부어버려서 실리콘이 흥겹게 춤을 췄던 것이다. 

아무도 만지지 않겠지만 그냥 한 번 메시지 붙여 보았다. 겨울 철보다는 여름에 실리콘이 빨리 굳는다고 한다. 애매한 가을이었는데 생각보다는 빨리굳었다. 딱 하루 지나니까 떼어내도 될 만큼 잘 굳어 있었다. 

2. 유토를 제거하고 제거한 부분에 다시 실리콘을 붓는다. 

잘 떨어지라고 바세린을 바르는 거라고 했지만 너무 뚝 잘 떨어져서 깜짝 놀랐다. 단 번에 유토가 덩어리로 떼 졌고, 남은 실리콘 주형이 잘 만들어졌는지 너무 궁금했지만, 여기에서 모형을 분리하면 나머지 반을 접합할 때 틈이 생길 수도 있으니 떨어지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유토만 살짝 들어내고 남은 부분에 다시 OHP 필름으로 가벽을 세워준다. 그리고는 문제의 주입구와 공기구멍을 만들어 붙여 줘야 한다. 공기 구멍이 있어야 레진이 들어갈 때 꽉 차게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제품 디자인이었나 금속 공예였나, 도예였나 그 어디에든 캐스팅과 주형의 원리 단원에는 물줄기와 탕도 붙이기에 대한 내용이 있었다. 탕도를 어디에 붙일 것이며 주의점이 무엇인지도 역시 기출 문제에 있었던 것 같은데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게다가 이렇게 생긴 모형에서 어디에 붙이면 좋을지도 감이 잡히지 않아서 대충 붙였다.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을 보완해서 주형을 다시 만들 계획이긴 한데, 경사지게 기울인다면 탕도를 제일 높은 곳에 붙여 주고, 공기 구멍 역시 비슷한 수평을 유지하는 게 좋을까? 아래 쪽에 붙여도 괜찮을까? 기울이면 경사가 생기는데 그러면 탕도는 모형과 직각을 유지해야 할까 바닥면과 직각을 유지해야 할까? 교과서에 혹시 내용이 있을까? 검색해 보는 것이 빠를 수도 있겠다. 

탕도와 공기 구멍을 순간 접착제로 붙여 주었는데 실리콘을 붓고 드라이어로 밀착시키는 도중에 그 힘을 이기지 못하고 죄 쓰러져 버렸다. 망할 것 같은 예감이 들었지만 의연하게 공기 구멍 두 개는 살아 있으니 탕도를 살리는데 집중했다. 최대한 모형과 닿게 손으로 눌러 주고 나무 젓가락으로 부랴부랴 거치대를 만들어 주었다. 

실리콘이 끈끈해서 그런지 거치대를 만들어 준 이후로는 잘 움직이지 않고 그대로 잘 굳었다. 다행이다. 

3. 레진을 붓는다. 

다양한 합성 플라스틱을 대충 통틀어 레진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이 모형을 복제한 플라스틱 수지의 정확한 명칭은 폴리우레탄이었다. 액체 두 가지가 섞이면 화학 반응을 일으켜 폴리우레탄으로 경화된다. 정말 경이로운 과정이었다. 

주형을 잘 결합시켜 주고 액체를 섞어 부어 주면 2분 이내로 플라스틱으로 굳어 나온다. 

새하얀 플라스틱이 나왔을 때 진짜 너무 기쁘고 신기했다. 이제 후작업만 남았다. 

4. 후작업의 길은 멀고도 험하다. 

이렇게 다양한 사포를 써 본 적이 없다. 원형이 좋으면 손이 덜 가니까 원형 작업을 최대한 정교하게 해야 하는데 마음이 급해서 적당히 넘어 갔더니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너무 많았다. 

두 개 정도 복제를 하고 서페이서를 칠해 보니 고칠 데가 수두룩했다. 쌤이 사용하는 3M 퍼티는 번지면 더러워지는 카민 컬러 정도였는데 하비샵에는 흰 색밖에 없었다. 흰색은 또 마감이 잘 되었는지 눈으로 잘 안보이기도 하고 재질이 약간 다른 느낌인 것 같기도 했다. 퍼티를 사서 쓰게 되는 날이 올 줄은 정말 몰랐다. 

5. 면 수정을 거듭한 후 채색을 한다.

채색 과정으로 넘어가니 역시 교과서에서 보았던 내용들이 떠올랐다. 하도, 중도, 상도로 구분되어 있었던 것들이었는데 서페이서를 칠해서 면을 다듬어 내고 마무리하는 과정이 하도 도장 정도라고 보면 되고, 아크릴 컬러나 여타의 플라스틱 전용 도색제를 사용해 다양한 색을 입히는 과정을 중도, 칠이 벗겨지거나 흠집이 생기지 않도록 무광이나 유광으로 코팅하는 과정을 상도 도장으로 보면 될 것 같다. 

서페이서 > 아크릴 컬러 > 무광코팅+유광코팅 단계를 거쳐서 드디어 도넛이 완성되었다. 쌤의 조언을 받아 무광 스프레이로 전체 마감을 하고 글레이즈 부분만 광택있는 무색 에나멜로 칠해 마무리했다. 

완성품을 들고 서현동 베스킨라빈스에 가서 도넛 선데와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싶은데 아직 못 다녀 왔다.

유투브 촬영하는데 잠깐 사용해 보기는 했는데 그냥 플라스틱이라 문진으로 쓰기에는 너무 가벼워서 개량하려고 계획중이다. 글레이즈에 뿌려진 스프링클 역시 스컬피로 별도로 만들어 붙였더니 샌딩하면서 자꾸 떨어져 나가서 힘들었고, 따로 붙여서 모형을 떠내다 보니 글레이즈와의 연결부위가 매끄럽지 못해서 되도록이면 매끄러운 형이 나오도록 원형을 다시 수정하고 있다. 

아직도 모델링 중이라 개량 완성형은 언제 나올지 모르겠다. 

한참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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