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KING

여전히 쓸 모 있는 3D 펜으로 그라인더 뚜껑 만들기

d0u0p 2019. 12. 7.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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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12 - [USING] - 베트남 커피 핀드리퍼와 스타벅스 드립 주전자로 커피 내리기

 

베트남 커피 핀드리퍼와 스타벅스 드립 주전자로 커피 내리기

팀장님의 바깥어르신이 베트남으로 출장을 가시는 덕에 얻은 핀드리퍼로 커피를 마셔 보겠다고 요즘 여러 모로 실험 아닌 실험을 하고 있다. 처음에 핀드리퍼를 가져 오셨을 때는 원두도 없고, 드립주전자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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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게만 갈 수 있는 망가진 그라인더는 베트남 핀드리퍼와 함께 집에 모셔두고 있다. 집에서는 대체로 네스프레소를 마시다 보니 특별히 사용할 일이 없어서 정말 모셔만 두고 있다. 엄마마마님께서 커피에는 취미가 없으신데 그나마 네스프레소로 커피 내리는 방법은 쉬워서 캡슐에 따라 이 캡슐은 이렇게 내리고, 이 캡슐은 이런 조합으로 내리면 된다고 알려 드리고 나니 별도로 커피를 달라 요청을 하기도 전에 커피를 내려주시는지라 오늘은 다른 커피를 마셔볼까 고민할 여유가 없다. 그냥 주시는 대로 받아 마신다. 

사무실에서 사용할 그라인더를 새로 살까 하였지만 친구찬스를 썼다. 카페를 마감하면서 처분하지 못한 물건들이 있다며 전에 그라인더 쓰겠냐고 했을 때, 이미 쓰고 있는 그라인더가 있으니 욕심부리지 않았었는데 이제는 그라인더가 고장이 났으니 혹시 남은 그라인더 있냐 다시 물으니 아직 있다고 해서 얻어 왔다. 진짜 쌩유베리감사했다. 

그렇게 받아온 그라인더를 잘 쓰고는 있는데 문제는 상단 커피 담는 곳이 오픈형이라, 사무실에서 매일 씻어내지도 않으면서 굴려가며 써야하니 먼지 쌓이는 것을 방지하고자 임시방편(이라고 하기에는 일년 넘게)으로 김밥집 봉투를 잘라 상단을 막아 놓았었다. 

이제는 나에게  3D펜이 있다.

저런 허섭스레기같은 비니루껍데기따위는 번듯한 PLA뚜껑으로 변신시켜주겠다는 각오로 작업을 시작했다. 

실패했다. 

어림짐작으로 직경을 재서 일단 얹어 봤는데 이쪽으로도 안맞고 저쪽으로 안맞고 두 개를 만들어서 포개볼 생각이긴 했는데 일단 한 개도 어정쩡하게 안맞아서 아예 속으로 집어 넣을까 해서 테두리도 잘라내 보았지만 맞지 않았다. 

일단 다시 김밥집 비닐을 잘 덮어 두고 일주일 쯤 지나서 다시 작업을 시작했다. 

이번에는 아예 종이로 판형을 확실히 만들고 실제로 맞춰본 후 나머지 작업을 했는데, 면채우기를 계속 하다보니 펜을 쓰는 요령이 생긴다. 실오라기같은 그 끄트머리가 안생기게 하려면 연속작업으로 눌러 작업하다가 정지해서 잠깐 기다리면 연속해서 돌던 모터 소리가 그쳤다가 다시 한 번 모터 소리가 나는데 그 소리가 날 때까지 잠깐 기다렸다가 펜을 떼면 실오라기 없이 잘 마무리된다. 일단은 침착하게 펜 동작을 관찰하면서 여러 가지 방법을 연습해봐야겠다. 

선을 그을 때에는 버튼을 누른채로 작업하는 것이 편하고, 면을 채울 때에는 속도를 적당히 조절해서 연속모드로 채우는 방법이 편했다. 버튼을 누른채로 면을 채우려다 보니 힘이 들어가서 어깨가 아팠다. 

그냥 동그라미는 밋밋할 것 같으니까 갑자기 태팅레이스인마냥 레이스를 짜 보았는데, 짜다 보니 또 지겨워서 결구구 남은 하나는 하다 말고 그대로 그냥 두었다. 

희한하게도 미련없이 그냥 그대로 만들다 만 채로인데 잘 쓰고 있다. 두 개를 합쳐서 포개 놓으면 빈틈없이 잘 막힌다. 이 놈을 굳이 인두로 매끔하게 해 줄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럴 거면 그냥 3D 프린터로 모델링만 잘해서 뽑으면 훨씬 그럴듯할 것 같은데 정말 프린터를 알아봐야 하나? 

일단 당분간은 이대로 쓰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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