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AWING/WATER COLOR

수채화 종이 feat. 보태니컬 일러스트 (발레리 옥슬리 저)

d0u0p 2019. 7. 17.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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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적으로 활동을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관심있는 분야이니까 카페에 가입을 해 두었더니 종종 유용한 쪽지를 받고 있어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최근에 받은 메시지는 보태니컬 일러스트라는 책의 공동구매 소식이었는데, 본격적으로 공부했던 분야가 아니라 누가 유명하고 어떤 책이 좋은지 잘 모르고 그동안은 서점에서 손에 집히는 대로 구미에 당기는 책을 골라서 보고 있었던 터라 책 소식이 더욱 더 반가웠다. 공동구매가 확실히 저렴하면 모르겠으나 이래 저래 번거로운 절차가 싫어 그냥 서점에서 따로 구매했다. 요즘 이론서를 사 모으는 재미가 쏠쏠해 책을 계속 사다 보니 포인트가 꽤 많이 쌓여있어서 포인트를 쓰는 편이 훨씬 유리하기도 했다. 

받아든 책을 순식간에 한 번 훑어 봤는데, 정말 처음에 꽃그림을 그려보고 싶다 생각하며 책을 찾으러 다닐 때 찾던 내용들이 나와 있어서 정말 반가웠다. 원서가 있는데, 올 해 번역서가 처음 나온 것이다. 주문할 때 원서에서만 느낄 수 있는 페이지 레이아웃의 미적 가치가 있고 그런 페이지를 보는 즐거움이 있어서 실은 원서를 구매할까 고민도 했는데 기술적인 부분이 조금 더 궁금해서 보는 책이니 번거롭게 영문 읽기 싫어서 번역서를 주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서의 내부 페이지가 매우 궁금하다. 지금 보고 있는 번역서 내지를 보고 있자니 30년 전 컬러 대백과 사전을 보는 느낌이라 흥미가 조금 반감된 것이 사실이다. 한글화 해도 유효적절하게 아름다운 타이포그래피로 유려한 페이지 충분히 뽑아낼 수 있을 것 같은데, 대체로 번역서가 만들어지는 순간 책이 못생겨지는 느낌이라 아쉽다. 

내용은 처음 보태니컬 아트 내지는 일러스트에 입문하고자 했을 때, 꼭 반드시 알아두어야 하는 내용들로 가득 차 있다. 삽화 예시도 많고, 전체적으로 이 분야의 개괄적인 내용을 파악하기에 충분한 훌륭한 선행조직자다. 특히 종이 부분에서 가려웠던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 주는 내용이 있었다.

2018/05/10 - [DRAWING/WATER COLOR] - 빌리샤월의 보타니컬 그리기 : 종이

 

빌리샤월의 보타니컬 그리기 : 종이

수채화에 사용하기 적합한 종이의 무게가 궁금해서 다시 책을 살펴 보았다. 빌리샤월은 보타니컬에 300gsm, 640gsm의 열 압축 코튼지를 사용한다. gsm=gram per square meter, 평량 이라는 단어가 처음에 떠오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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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17 - [DRAWING/WATER COLOR] - 수채화 기법서 안나메이슨의 모던 플라워 페인터

 

수채화 기법서 안나메이슨의 모던 플라워 페인터

​유투브에서 수채화 기법 영상을 몇 가지 보던 중에 눈길을 끄는 양귀비 그림이 있어서 알게 된 작가인데 기법서가 별도로 나와 있어서 냉큼 주문했었다. 영어로 된 책 읽다가 지치고 읽다가 지치고 하면서 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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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샤월의 책에는 열압축지와 평량에 대해서만 언급되어 있고, 안나 메이슨의 책에서는 열압축 용지가 부드러워 좋다고 되어 있는데 내가 가진 종이라고는 연습 삼아 쓰던 파브리아노 엽서 패드, 심지어 사은품으로 받았던 것과 플라잉타이거에서 판매하는 저렴한 수채화 패드, 그리고 하네뮬레 워터칼라북 정도였고 그 종이들 모두 핫프레스인지 콜드프레스인지 중목, 황목, 세목인지 그 어떤 것도 표기되어 있지 않았다. 사실 하네뮬레는 표기가 되어 있었을 것 같은데 커버를 벗겨내고 나니 세부 정보를 찾아볼 수 없게 만들어져 있어서 모르는 것이기도 하다. 

책을 세 권 정도 본 시점에서 종이에 대한 항목에서 물음표가 땅 뜨고, 종이를 새로 다시 사야 하는 것인가, 내가 가지고 있는 종이들은 다 무엇이었던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 황목, 중목, 세목이 뭔지도 궁금했었다. 

그 외에 수채화 물감 구매할 때 소소하게 구경하다가 그냥 정방형이 좋아서 함께 구매한 이름 모를 수채화 스케치북도 있긴 한데, 지금 보니 콜드프레스라고 써 있다. 

종이 개념을 언젠가 정리해 두겠다며 미뤄두고 있었는데, 발레리 옥슬리의 책에는 완전히 일목요연하다고 볼 수는 없니만 챕터 별로 종이에 대한 설명이 필요한 부분에서는 상세하게 설명해 주고 있어서 속이 다 후련했다. 

종이에 대한 내용을 책에서 훑어 보니, 황목과 중목 세목 구분은 종이의 표면이 매끈한가에 대한 구분이고, 열압축=핫프레스로 만들어진 종이가 가장 매끈한 표면을 갖는다고 한다. 그리고 작품용 보태니컬 일러스트는 세밀한 작업이니까 가장 매끈한 표면을 가진 열압축 종이, 세목을 사용하기를 권장하고 있다. 이 정사각 사이즈의 스케치북은 브랜드도 내가 잘 몰라서 그렇지 어지간히 쓸만한 브랜드일 수도 있고, 평량이 140lb (lb=파운드) = 300gsm인 중목 용지로 수채화하기에는 손색이 없고, 때로 물감의 흐름이 좋아 선호하는 작가들도 있으며 세목보다 물감이 더디게 말라서 넓은 면 채색에 좋다고 한다.  

플라잉타이거의 수채화패드는 평량이 애매한 단위고 300g으로 표기가 되어 있기는 한데, 때에 따라서 종이가 들 뜰 때도 있고, 매끄럽게 잘 발릴 때도 있어서, 굳이 구분을 해야 할지는 잘 모르겠다. 매끈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생각보다 물이 빠르게 마르는 느낌도 있어서 세목에 가까운 것 같으면서도 벗겨내는 작업을 하면 종이가 그냥 홀랑 벗겨진다. 이왕 산 거 비싼 종이에 말아먹기보다는 연습용으로 사용할까 싶어 써 보기는 했는데, 그냥 내가 수채화를 못하는건지, 종이가 나쁜건지 모르는 상황이다. 색연필도 그렇고 잎 표현을 너무 못하는 것 같아서, 이제 잎만 미리 좀 연습해 볼까 생각하고 있다. 그 때 다시 잘 써 봐야겠다. 

안나메이슨의 책에서 최선의 선택은 아르쉐의 세목 패드라는 내용을 보고 구매해 두기는 했다. 평량은 300g/m2(=gsm) = 140lb, 딱 책에서 권장한 규격으로 일단 구매했으나 가격이 만만치 않으니 일년이 지났지만 아직 개봉하지 못했다.   

가격도 가격이라 못 뜯은 것이라고 하기에는 게을러서 수채물감에 손을 대지 않았다고 하는 게 옳을 것 같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하고 집에 누워만 있었냐고 하면 또 그건 아니라서 내가 게을렀던 것도 아니다. 체력만 좋았으면 뭐든 다 할 수 있을 정도로 바쁘게 지냈는데, 대체로 피곤이 발목을 잡아 의욕만큼 작업을 못 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물론 무엇보다 이 종이에 바로 작품같은 무언가를 그려낼 실력이 아니다. 

처음으로 연습삼아 작업했던 파브리아노 패드는 모르긴 몰라도 황목에 가까운 거칠고 얇은 종이라 글레이즈 작업 할 때 벗겨지고, 휘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는데, 그 때는 몰랐다. 무식했다. 스트레칭 역시 얇고 압축이 덜 되어 있는 종이일 수록 물을 먹었을 때 수축을 더 많이 하니 미리 스트레칭해 두는 것이고, 두껍고 블록형인 종이는 꼭 미리 하지 않아도 괜찮을 수 있고, 휘고 나서 나중에 스트레칭 작업을 할 수도 있고 하니 굳이 스트레칭에 대해 스트레스 받을 필요는 없는 것 같다.  

2018/06/24 - [DRAWING/WATER COLOR] - 빌리샤월의 보타니컬 그리기 : 종이 스트레칭하기

2018/05/10 - [DRAWING/WATER COLOR] - 빌리샤월의 보타니컬 그리기 : 종이

2018/05/04 - [DRAWING/WATER COLOR] - 빌리샤월의 꽃 그리기 : 아네모네, 그리고 수채화 팔레트

 

빌리샤월의 꽃 그리기 : 아네모네, 그리고 수채화 팔레트

종이는 사쿠라코이 고체 물감 구매할 때 사은품으로 받았던 파브리아노 250mg정도(였나?) 되는 엽서형 패드를 사용했는데, 지난 번 수선화에 사용했던 코튼 느낌의 수채화 패드와 느낌이 확실히 다르다. 물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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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던 것 치고는 물감이 좋아서 그런가 핑크색이 지금 봐도 좋기는 하다.

수채화 팔레트를 만들던 하네뮬레 워터컬러북은 종이가 휘어지기는 하는데 바인딩되어 있는 상태라 그런지 열어 보면 그렇게 많이 휜 느낌이 들지 않았다. 컬러 팔레트도 적당히 만들다 그만 둔 상태인데, 장마철이니까 일단은 유성 색연필인 루미넌스 채색을 조금 더 열심히 해 보고 수채화 도구는 가을 쯤 다시 열어 보기로 한다.  

일반적인 다른 사람들보다 소묘만 조금 더 먼저 많이 했을 뿐이지 보태니컬 아트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문맹에게 발레리 옥슬리 선생의 보태니컬 일러스트레이션은 정말 필수 지침서 같은 책이다. 그 전까지는 거의 나는 앞을 못 보는 사람인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희미하게나마 뭔지 알 것 같은 상태가 되었으니 정말 감개무량하다. 출판사 편집자에게 밥 한 끼 사 드리고 싶다. 

그러나 나는 물감을 사기 시작한 지 일년이 넘도록 결과물이 없고, 실력도 늘지 않았다. 자랑이다?! 차근 차근 드로잉 연습 해야겠다. 책에 나와있는 드로잉 연습법이 꽤 흥미로웠는데, 실제로 많이 하다 보면 드로잉 실력이 쑥쑥 늘 법한 방법들을 안내하고 있어서 꼭 그대로 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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