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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한우 : 도쿄등심과 창고43

d0u0p 2018. 9. 20.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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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면 나에게는 창고43이 더 낫다. 노릿한 고기냄새 싫어하는 나는 고기 먹을 때 마늘이 필수라고 생각하며, 한국식으로 쌈싸먹는 것이야 말로 최고의 고기궁합이라고 생각하는데, 도쿄등심은 차별화를 위한 구성이겠지만 고기만으로도 괜찮은데 트러플오일이 들어 있는 치즈와 파마산 치즈로 버무린 시금치와 겨자가 곁들여 나오는 구성이라는 데에서 물음표가 떴고, 그렇게 함께 곁들여 먹어서 정말 맛있다 느껴지면 모르겠는데, 이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나보다 싶은 심드렁한 느낌이었다. 

도쿄등심의 오마카세 런치 3인분

두 집 모두 일인분에 오만원 정도는 각오하고 먹어야 하는데, 도쿄등심 가는 날은 하필 또!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이었지만 고기의 풍미가 어쩌고 하기 이전에 전채로 나오는 모찌리 도후와 연어 샐러드, 크림새우 고로케에서 이미 다시 안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고기 전에 먹는 음식들이라기에는 모두 달았다. 흡사 디저트를 먼저 먹는 느낌이라서 고기가 나왔을 때 입 안이 즐겁지 않았다. 도쿄등심이라더니 일본식 스끼다시로 구성해서 도쿄 등심인가 생각이 들었던 부분이기도 한데, 그래서 이렇게 달게 만들었나 의아하기도 했다. 가뜩이나 컨디션도 별로인데 입맛을 돋워 주는 전채가 아니라서 조금 더 힘들었던 것 같다. 

오마카세 런치 세트로 등심과 안심 살치살이 나오고, 살치살을 살짝 익혀서 쇼쿠사쿠처럼 먹을 수 있게 밥을 준비해 주었다. 지금 생각해 보니 밥이 이게 다였나? 아, 아니다. 성게알 미역국과 한 주먹도 안되는 밥이 나중에 나왔다. 

먹고수님들은 한 입에 털어 넣을 정도의 밥

식사 전체를 종합해 봤을 때 고기의 부족한 양을 채울 수 있게 다른 구성을 많이 나름 정성껏 곁들여 보았노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지만 종류와 양이 아무리 많아도 이게 다 함께 어우러져서 즐거운 식사가 되었느냐고 하면 대답하기가 곤란하다. 

창고43의 안심과 깍두기볶음밥

같은 값이면 고기를 더 맛있게 잘 먹는 게 좋은 것 같고, 고추장 쌈장 마늘과 먹는 고기가 최고인것 같다. 도쿄등심처럼 야채 구성을 많이 추가한 것보다 담백한 감자 한 가지가 노릇노릇 익은 것이 더 풍미가 좋고, 깍두기 국물에 볶은 밥이 더 꿀맛이다.

도쿄등심은 굳이 돈을 또 쓰러 가기에는 망설여 지지만, 창고는 사실 얼른 돈 많이 벌어서 많이 사먹고 싶은 맛이다. 도쿄등심에서 고기는 많이 안 먹어서 맛을 논할 자격이 있겠냐 싶지만 고기 본연의 맛 역시 창고가 좋다. 창고도 등심과 섞어 먹는 것보다 사실 안심이 좋아서 안심만 먹기는 하는데, 뭘 먹어도 맛이나 보나 싶을 정도로 적게 먹으니 다행이지, 잘 드시는 분들과 양껏 먹으려면 한 재산 털어야 하지 않나, 창고에서 김선생이 양껏 먹을 수 있게 안심을 사줄 그 날이 빨리 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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