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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직장인 점심 : 십년이 지났는데 여전하고 천년만년 손님 많을 것 같은 진주집

d0u0p 2018. 6. 1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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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초부터 고대하던 집이었는데 이제야 겨우 가 보게 되었는데, 벌써 여름같은 날씨에 콩국수 손님이 빌딩을 삼킬 듯이 많다. 이미 여름철에는 대기가 엄청나다고 하여 무려 열 한시 반에 사무실을 나섰다. 그랬는데도 인산인해였고, 다행인 것은 그동안 확장의 확장을 거듭하시어 긴 줄도 생각보다 쉽게 줄어 들어 열 두시 전에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사람이 많아서 다른 분들도 한 동안 안 들르셔서 가격이 얼마나 올랐는지 모두 상상의 나래를 폈는데, 최근에는 안 오른 것 같다고 하셨지만 대신 양이 줄었다고들 하셨다. 

콩국수가 10,000원이고, 비빔국수와 닭칼국수는 8,000원이다.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약간 아쉬웠던 것은 원래 고명으로 올라가는 양념에 다진 양파가 꽤 많았고, 그 씹는 맛과 양파의 단 맛이 좋았었는데, 양파의 양이 확 줄었다. 양파 꼬랑지 같은 거 겨우 두 슬라이스 건져질 정도여서 진짜 너무 속상했다. 양파 요즘 많이 비싼가, 그럴리가 없는데 양파 인심 이렇게 박하면 진주집 비빔국수가 아닌데 이게 무슨 일인가 싶을 정도였다. 뭐 손님들이 양파는 싫다 해서 빼셨을 수 있나 상상해 보았지만, 그래도 양파 많이 주셔야 진주집이다. 양파를 덜어내고 양념에 설탕을 좀 더 쓰고 계시는 느낌이기도 했고, 유난히 오늘은 또 양념 조절 잘 못 하셔서 짜기까지 했었다. 뭐, 바쁘니 이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을 수는 있지만, 양파가득한 비빔국수를 좋아했던 사람으로서 안타깝고도 안타까울 뿐이다. 이 정도면 6천원이었던 망향 비빔국수가 훨씬 맛이 있다. 물론 콩국수를 안먹어서 이런 푸념이 불공정한 것 같기도 하다. 맛을 본 적도 없지만 그냥 콩국수라는 메뉴 자체가 내게 주어지면 아마 반의 반 정도 먹고 남길 것 같아서 시도해 본 적이 없다. 워낙 자극적인 맛을 좋아하기도 하고, 콩이나 팥을 먹고 났을 때의 그 텁텁한 뒤끝이 별로이기도 하다. 엄마마마님과 아빠는 콩국을 사다 드린 적이 있었는데 아주 맛있게 잘 드셨다. 그 때 생각 나서 이번 주에도 사들고 와서 조카들과 함께 먹어볼까 하였으나, 동생네 식구들 역시 콩국수가 별로라 하여 아쉽지만 다같이 콩국수 맛을 볼 수는 없었다. 

뭐, 그래도 강한 맛의 김치는 여전히 좋았다. 콩국수에 이 김치가 더 해진다면 꽤 맛이 있을 것 같다. 오돌오돌 씹히는 무의 느낌이 너무 좋고 마늘을 왕창 갈아 넣은 양념도 좋고(침 넘어 간다), 향긋한 굴젓이 들어있는 것도 좋고, 배추가 완전히 익지도 완전히 날 것도 아닌 그 상태인 것도 좋다. 집에 싸 오고 싶었다. 다음 번에 진짜 락앤락 들고 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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