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직장인 점심 : 새로운 식당들, 상도 낙지 한마리 수제비와 북창동 순두부, 라멘의 정석 하루미치

그간 문을 닫은 식당도 많았지만 모르는 새에 새롭게 문을 연 식당도 많아서 홀린 듯 찾아 다녀 보았다. 

낙지라고 하기에는 쭈꾸미만한 낙지가 한 마리 퐁당 들어있는 상도 낙지 한 마리 수제비 10,000원 

오픈 이벤트로 저렴하게 주신다길래 얼른 다녀왔는데, 정말 쭈꾸미만한 작은 사이즈의 낙지가 들어 있어다. 한 마리는 한 마리니까 뭐라 할 수도 없고, 낙지 철이 아니라 그런가 싶기도 하고, 요즘 물가가 너무 살벌하니까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기도 했고, 게다가 이벤트 가격이니까 더 이상 군 말 하지 않고 맛있게 먹었다. 

원래 건너편 여의도에서는 맛집으로 소문이 나 있다고 하는데 멀어서 가 본 적이 없으니 낙지 볶음 맛이 더 궁금했다. 포장해서 저녁에 먹어볼까 싶었는데, 아직 포장 준비는 못하셨다길래 일단 포기하고 돌아 나왔다. 낙지볶음 정식이나 한 번 먹으러 다녀와야겠다. 맛이 있었으면 좋겠다. 

눈 깜짝할 사이에 새로 생긴 북창동 순두부

중앙빌딩에서 사라진 지 십 수년은 족히 지났을 것이고, 그 이후에 다른 빌딩에서 문을 열었던 때가 있었다고 풍문으로만 들었는데 언제 열었는지 알 수 없지만 주택건설회관 빌딩 지하에 어느날 갑자기 뿅하고 나타났다. 꽤 넓은데 손님도 그만큼 많아서 어떻게들 알고 오셨는지 이미 줄을 서 계셨더랬다. 

• 핵매운라면순두부 10,000원
• 햄치즈순두부 10,500원 / 소고기 순두부 10,500원 / 북창동순두부 10,500원
• 해물순두부 11,000원 / 통영굴순두부 11,000원
• 해바랑청국장순두부 11,500원 / 소곱창순두부 12,000원
• 두부김치 1인 한상차림 13,900원
• 고등어 1인 한상차림 14,900원
• 고추장불고기 1인 한상차림 17,900원 / 떡갈비 1인 한상차림 17,900원
• 갈비맛양념구이 1인 한상차림 18,900원
• 두부보쌈 1인 한상차림 19,900원
• LA갈비 1인 한상차림 31,900원

힐끔힐끔 창 너머로 다른 손님들이 드시고 계신 상차림을 보니 다들 생선이나 고기가 상 위에 있길래 추가 주문해서 드시는 줄 알았는데 기본 순두부를 주문하면 가자미 구이는 자동으로 함께 주시는 반찬 중 하나였다. 

매끈매끈 갓지은 솥밥에 보글 보글 끓는 순두부 찌개와 가자미 구이까지 11,000원에 한 끼 먹을 수 있다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는 김은 별도로 준비되어 있는 반찬 코너에서 필요한 만큼 가져다 먹을 수 있어서 고마운 마음으로 잘 먹었다. 자주 가 보게 될 것 같다. 

나름대로 멘슈를 대신할 수 있을 것 같은 하루미치, 춘도

백반집 성하에 들렀다가 새로 생긴 식당이 있을까 궁금하여 한 바퀴 돌다가 라멘집을 발견했다. 소리 소문 없이 멘슈가 폐업을 해서 진심으로 많이 섭섭했는데, 멘슈를 이을만한 맛있는 라멘집은 아직 마음 정한데가 없던 터라 일단 한 번 먹어봐야겠다 싶었다. 

입장 안내문이 붙어 있다는 것은 그래도 손님이 많다는 뜻일 것 같고, 그렇다면 맛도 있을 것 같기는 한데 백상 빌딩 밖에 있는 하루미치의 입간판에는 정말 맛 없어 보이는 라멘 사진이 붙어 있어서 심란하기까지 했다. 

• 쇼유라멘 12,000원
• 시오라멘 12,000원
• 탄탄멘 12,000원
• 명란마요밥 5,500원
• 가라아게 5,000원

입장을 하고 보니 손님이 많지 않아도 점심 시간이 시작되는 순간 순식간에 테이블이 만석이 될 수 있을 정도로 작은 규모라 삼삼오오까지는 함께 식사하기 힘들 수도 있겠다는 느낌도 있었다. 

돈코츠가 기본이더라도 매운 맛의 라멘 하나씩은 꼭 넣어 주시던데 하루미치에는 '카라이'가 붙은 라멘은 없었다. 대신 아주 아주 약간 매운 맛이 날 수도 있을 것 같은 탄탄멘이 보여서 탄탄멘을 주문해 보았다. 끈적한 돈코츠 베이스에 적당히 칼칼하고 정말 아주 약간 마라 느낌도 솔솔 풍겼다. 멘슈와는 결이 약간 다르지만 오랜만에 끈적하고 칼칼한 국물의 라멘을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그림 좋고 풍성한 느낌과는 거리가 있지만 기본에 충실한 맛이었고, 생면일 법한 면도 부드럽고 쫄깃해서 맛있게 잘 먹었다. 일단은 라멘 생각날 때 제일 먼저 찾아가 보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