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TING

양념 갈비에 숯 불 향을 제대로 입히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부일 갈비

d0u0p 2024. 5. 30.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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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단단히 먹고 테이블링으로 예약을 넣고 뛰다시피 걸어가 회식을 했다. 미리 예약을 하지 않으면 마감 시간 전에 테이블에 앉지도 못할 정도라길래 내심 긴장했었는데, 사무실에서 예약을 미리 넣고 나니, 대기 순서가 너무 빨리 줄어 들어서 오히려 더 긴장할 수 밖에 없었다. 퇴근 시간 직전까지 좌불안석이었다가 부리나케 달려 나갔다. 대기 순서를 확인하면서 거의 뛰다시피 찾아 갔더니, 여섯 시 반 언저리에 가까스로 전전전 대기 번호를 호출하실 때 쯤 도착했고, 현장 테이블링 대기는 마감되어 있었다. 잠시 두리번 거리고 있으니 대기 번호를 바로 확인하시고 자리로 안내해 주셨다.   

테이블에는 기본 찬이 미리 준비되어 있었고 벌겋게 타오른 숯이 이글거리고 있었으며 한 쪽 벽에는 갈비를 맛있게 굽는 방법이 붙어 있었는데, 구체적이면서도 자세하게 깨알같이 써 놓으셨지만 글로 이해하려니 어려웠다. 

그러나 맛있는 갈비를 잘 못 구워서 맛 없게 먹을까봐 두려움에 떨고 있는 그 때, 갈비를 들고 나타나신 어르신께서 일단 시범을 보여 주셨고 첫 번 째 고기를 맛있게 먹고 나서 다음 고기를 구울 때에는 앞서 보았던 기억을 살려 요리조리 데굴데굴 잘 굴려가며 숯 향을 입혀 주었더니 성공적으로 구워낼 수 있었다. 

옆 테이블을 도와주시다가 힐끗 보시더니 잘 구웠다고 칭찬도 해 주셨다. 어찌나 뿌듯하던지, 숯불 양념 갈비 굽는 능력을 하나 더 얻어 천하에 두려울 것이 없는 사람인 것 마냥 좋았다. 

300g 1인분이 18,000원이고 갈비를 주문하면 된장과 껍데기는 서비스로 먹을 수 있으니 착석하기가 그렇게도 어려운 식당이었던 것 같다. 껍데기 굽는 법도 적혀 있었지만 불판 위의 껍데기만큼 무서운 놈이 또 없으니 긴장해야 했다. 

심지어 그 콜라겐 냄새를 좋아하지 않으므로 내게는 전혀 득이 되지 않았지만, 팀장님이 한 입이라도 더 드셨으니 다행이다. 오랜만에 성사된 급작스러운 회식은 시원한 디카페인 아메리카노 한 잔으로 마무리되었다. 사무실에서는 거리가 꽤 멀어서 또 찾아 갈 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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