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TING

서울에서 애프터눈티 마시기 너무 힘들다.

d0u0p 2017. 12. 18.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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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홍콩쯤 가서 마시고 오는 삼단 트레이에 티푸드 올망졸망 올려주는 애프터눈티, 홍콩까지 안 가고 서울에서 그냥 마시고 싶었다.
가로수길에서 몇 년 전에 밀크티잼을 팔던 티하우스도 보았고 강남 고속버스 터미널에 라뒤레 살롱드떼도 있다고 해서 라뒤레를 찾아갔으나 허탕이었다.
지금은 새단장중이라며 공사중이었는데 다시 살롱드떼를 여는 것 같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가까운 가로수길에 가 보았으나 르쁘띠뻬르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고 메르시보니는 쿠킹클래스만 열고 차를 팔지 않았다.

세 번 헛걸음하고 마지막 남은 곳이 몽슈슈였지만, 가로수길 끝과 끝이라 찬바람에 지쳐 중간 길목에 있는 베질루르로 일단 만족해야 했고, 물론 차와 맛있는 티라미수 먹고 나서 신나게 잎차도 사들고 와서 맛있게 먹고 있지만 그래도 뭔가 의도했던 바를 이루지 못했던 것이 미해결과제 게슈탈트를 형성하여 계속해서 애프터눈티가 어른거리는 바람에 결국 다시 여기 저기 검색하여 영등포 메리어트 모모카페의 애프터눈티를 발견!!! 아니, 가까운데 있었는데 몰랐다.
심지어 처음 찾아보게 된 것도 영등포가 아니고 혹여 판교 메리어트 쯤에 있지 않겠나 했던 것인데 검색결과는 동대문 메리어트가 더 많았지만 내용으로 걸러보니 현재 찾던 것과 제법 일치하는 구성의 애프터눈티가 있는 곳은 영등포 메리어트 모모카페였다.

이 곳도 갈까말까와 예약을 할까말까를 고민하던 차에 다행히 오늘 폭설이(?) 내려 급회동이 성립되고, 네이버 예약에 걸려있어서 들어가보니 당일 예약은 일단 불가능해서 혹시 예약만 받나 싶어서 아침부터 전화를 하기 시작했는데, 전화를 오전에는 거의 안 받으시더라는?! 벨이 울리는데 안 받는 건 아니고, 그냥 전화 연결 자체가 끊어져 있는 느낌이어서 열한시 반 이후에 해 보고 아니면 말자했는데 열한시 반 이후에 통화가 가능했고, 예약따위는 필요없고 그냥 오시면 되고 저녁 여섯시 전에만 오시면 된다는 답변, 그거 들으려고 전화통을 부여잡고 힘들었었다니, 어디 좀 써 주면 덧나나,
네이버예약에 떡하니 시간대 별로 예약하게 걸어두셨길래 굳이 미리 확인해 보려 했던 건데 김 빠지게 ㅋ

뭐, 한가하게 잘 마시고 오긴 했지만 모두들 커피만 많이 마시는 건지 커피집은 계속 늘어나는데 홍차집은 이렇게 죄다 없어졌다니, 전에 없이 갑자기 커피보다 차를 더 즐기게 되었지만 상권이 죄 유행따라 너무 우르르 옮겨다니고 획일화되니 불편한 것 아닌가?!
뚝심있는 상점 주인이 필요하지만 그 뚝심마저 꺾여 버리고 마는 세상이니 안타깝다.



ALTHAUS 아쌈, 다즐링, 루이보스 세가지 티백과 올망졸망한 티푸드가 곁들여 나온다. 브런치 뷔페로도 인기 있어서 티푸드도 다 괜찮았으나 피자는 좀 ㅋㅋ 토마토향 강해서 차와 함께 하기엔 애매하지 싶지만 그래도 맛있게 잘 먹었고, 차는 뭐 그냥 종종 마셔본다 수준이라 어느정도 브랜드인지 잘 모르나,세 가지 다른 느낌이 다 괜찮았다. 티백보다는 잎차로 마시고 싶었지만, 뭐 이제는 주는 대로 마셔야지, ㅎㅎㅎ
알트하우스라니 대충 독일 브랜드려니하고 검색해보긴 했으나 국내에서는 잘 안 보이는 프리미엄티라는 것 정도 밖에 모르겠다.

뭐 자주 마시고 싶지도 않고,
여유롭게 애프터눈티 즐길 날도 이제 곧 얼마 없을 거고 해서 굳이굳이 힘들게 찾아 갔었는데, 좀 쉬운 길이면 좋았을 것을 힘들고 험난한 여정이었다.
우리는 여유와 거리가 먼 민족이라 그런건가 설마?! 그렇게 일반화하기 싫은데?!
아주 가끔 쉽게 여유부릴 수 있으면 좋겠는데, 그게 그렇게 힘든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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