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중고 서점에서 이 책 저 책 뒤지다가 한국미술사 101장면을 보자 마자 이 책이 읽어야 할 목록에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고 여기 있었다며 기쁘게 집어들고 사서 나왔는데, 저녁 내내 찜찜한 기운이 가시지 않다가 사무실에 나와 보니 새 책을 이미 사 두었던 것이다. 멍청이 같으니라고, 중고 서점에서는 이 백제 금동 향로는 도교를 상징한다며 조카에게 설명까지 해줘 놓고, 금동 향로에 대해 읽은 내용과 그림은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이다. 책을 읽다가 금동 향로를 두고 두고 기억하겠노라며 그림까지 그려놓고는 왜 메모리 깊숙한 곳에 가둬 놓고 책 살 때는 다시 한 번 확인하지 않았던 것인가 모르겠다. 대충 그려서 그런가, 이제 보니 반도 안 그려 놓았다. 심지어 옆 서가에 있던 창호와 문살 책도 사고 싶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