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트레이싱 영상을 다 만들었는데 아무래도 저작권 문제가 마음에 걸려서 과감히 포기하고 오지큐마켓에 올린 스케치로 영상을 다시 촬영했다.
처음 아무것도 모르고 수채화를 독학하기 시작했을 때, 무턱대고 수채화용지에 밑그림을 그리면서 지우개질을 하다가 종이를 다 망가뜨렸었다. 수채화는 종이가 아주 중요하다. 실제로 작품 작업할 종이는 특별히 손이 닿지 않게 별도로 보관하기를 권하기도 한다.
그것도 모르고 스케치를 따라 그리다가 다 틀렸다고 선을 벅벅 지우면서 종이가 일어난 상태에서 그 위에 물감을 칠하면서 뭔가 잘 못 되었다는 것을 깨닫고 다시 책을 펴 보았었더랬다. 괜히 트레이싱 작업에 대한 설명이 있는 게 아니었던 것이다. 그냥 훑어 보고 지나쳐 버렸던 꼭지였는데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었다.
심지어 이렇게 트레이싱을 하고 채색을 하는 과정에서 다시 연필선을 연하게 퍼티 지우개로 들어낸다. 2H 연필을 사용하는데도 종이 표면 재질 때문인지 상당히 진하게 올라가서 자연스럽게 완성하려면 연필선을 들어내야 한다. 그마저도 마음 급하게 그냥 칠하다가 낭패를 본 적도 있다. 차분한 마음을 유지하는 게 중요한데, 서두르는 마음만 없으면 색연필보다 훨씬 덜 수고스러운 과정으로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 것이 수채화인 것 같다. 아직 결과물의 질이 평준화되지 않아서 가끔 속이 터지기는 하지만 언젠가 상향 평준화될 그 날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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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로 이 정도 채색까지 하는 것도 쉽지는 않았는데 이 스케치로 실제 물감을 성공적으로 채색할 날이 언제쯤일지 궁금하다. 쾰러와 톨먼이 생각난다. 아이패드로 갑자기 채색이 가능하게 된 것처럼 이렇게 저렇게 계속 망치는 연습을 하다가 언젠가 갑자기 아하! 할 때가 오겠지. 아무것도 안되는 것 같아 보여도 사실은 그 동안도 학습이 이루어지는 것이고 때가 되면 미로 찾는 능력을 발휘하는 그 날이 오겠지.
아이패드 프로크리에이트 드로잉처럼 삼 년 후에 갑자기 좋은 그림을 그릴 수도 있으니 서두르지 말자.
오늘은 갑자기 이퀄라이저를 적용해 보았다. 심지어 오래된 라디오 효과가 있었는데, 베지어를 움직이면 정말 옛날 라디오 효과가 나기는 했는데, 연필이 가늘어서 그런지 고음영역대 소리가 너무 강한 것 같아서 그 부분만 좀 어떻게 해볼까 싶어서 넣어 보았다가 적당히 괜찮은것 같아서 써 보았다. 지난 번에는 룸톤도 깔아주고 정말 정성을 다해 만들었는데 저작권이 다 무엇이란 말인가, 양심이고 뭐고 그냥 올릴까 했지만 꾹 참았다. 여담인데 책상 두 개 놓고 화판 놓고 촬영하니 너무 좋다. 안정적인 드로잉이 가능하다. 글씨는 어떨지 아직 잘 모르겠는데 얼른 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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