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이 굵고 러프한 그림만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오일파스텔을 다시 보게 된 그림들을 정말 우연히 신도림 디큐브 현대에 갔다가 보게 되었다.
열심히 그리지는 않지만, 투박한 재료라고 생각했던 오일파스텔로 이렇게 작교 정교한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것이 새로운 자극이었다. 그러면 가지고 있는 오일파스텔을 꺼내들고 그림을 그려봤을성도 싶은데, 그러지 않았다. 그냥 새 오일 파스텔이 또 사고 싶어서 참고만 있을 뿐이다. 언젠가 한 번은 나도 오일파스텔로 르두테의 장미를 그려봐야겠다.
노들섬에 갔다가 작은 전시 공간이 있길래 들어갔다가 또 새로운 자극을 받았다.
캔버스라는 틀을 깨고 오브제의 외곽에 맞게 잘라낸 패널에 칠해진 작품들이 대번에 눈에 들어왔다. 내 방 벽 한 쪽에 걸어놓고 싶을 정도로 깜찍하고 유쾌한 작품들이었다.
다른 한 쪽 벽에 걸려 있던 색연필화 마저도 매우 새로웠다. 색연필의 맛이 살아 있는 작품들이었는데, 내가 색연필을 손에 쥐었을 떄에는 왜 미처 이런 생각을 못했을까 싶어 부끄러울 지경이었다.
색연필을 사용하면 원하는 만큼 색면을 만들기 위해 부지런히 손을 놀려야 하고 그 과정이 참 괴롭다고만 생각해왔는데, 그 성글성글한 색연필 선이 주는 느낌이 차분하고 부드럽고 안정적이라 너무 좋았다. 아트보드 하나 사서 무언가라도 그려 보고 싶은 욕구가 샘솟았다.
전시 공간 건너 편에 있는 공간으로 들어가니 편하게 책을 볼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나 오후 늦은 시간이라 이미 만석이었고 다른 한 쪽에는 공예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아름다운 비취글라스에 홀려 지갑을 열 뻔 했다. 혼자 생활하는 집이었다면 후련하게 하나 사들고 갔을텐데, 엄마마마님의 잔소리가 귓전에 맴돌아 차마 살 수 없었다.
좋은 작품 보고 다니니 즐겁고 좋았다. 이제 부지런 떨기만 하면 되는데, 그게 왜 안되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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