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KING

3D펜으로 부서진 플라스틱 손잡이 수선하기 feat. 3D 펜 수리

d0u0p 2020. 2. 3.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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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사용하고 있는 수동형 파쇄기 손잡이 연결 부분 플라스틱이 쪼개졌다. 이 손잡이를 돌리면 파쇄 칼날이 돌아가게 되어 있는데 이 부분이 깨져서 헛돌기 일쑤였고 손으로 꼭 붙잡아서 돌려야 파쇄가 되는 상황이었다. 자주 쓰는 물건이 아니니까 잊고 있었다가 이제 3D 펜이 있으니 이 정도 부분 수리는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작업을 시작해 보기로 했다. 

물론 마음 먹었던 시점은 12월 말이었지만 1월 말까지 손도 못대고 있다가 여유가 생겨 겨우 시작할 수 있었다.

오랜만에 펜을 꺼내서 필라멘트를 넣는데 문제가 있었다. 지난 번에 사용하던 필라멘트를 분명 다 뺐는데 빼는 과정에서 뭐가 잘 못 되었는지 애매한 상태에서 필라멘트가 끊어져 버리는 바람에 새 필라멘트를 넣었을 때 내부에 있는 저 톱니들이 새 필라멘트를 물지 못하고 계속 헛돌고 있었다. 애초에 넣었을 때 소리만 요란하고 필라멘트가 미동이 없어서 뭔가 이상하다 싶어서 부랴부랴 3D펜 분해하는 법을 찾아 우여곡절 끝에 열어 보니 이런 상황이었다. 소리가 어찌나 요란했는지 팀장님도 알아채실 정도였다. 펜 본체의 뚜껑을 열어 놓은 채로 새 필라멘트가 되도록이면 잘 물려 들어가도록 손으로 약간 힘을 줘서 밀어 넣으니 다행히도 물려 들어가기는 했다. 정말 다행이다. 남은 필라멘트 뺄 때 조심해야겠다. 이제 겨울이라 건조하기도 해서 새 필라멘트 넣을 때도 조심하지 않으면 툭 끊어져버렸다. 

손잡이의 깨진 부분은 일단 나사를 넣는 부분 바깥 쪽으로 PLA를 쌓아야 하고 안쪽은 육각 나사에 아귀가 맞도록 형태가 만들어져야 하니까 대충 서랍을 뒤져 지우개를 찾아 내서 육각형 모양으로 다듬어서 안쪽 형태를 유지할 수 있게 고정시켜 주었다. 

원래의 플라스틱과 분리되면 안되니까 원래 부품을 덮어 씌우다 시피 발라 주고 나서 지우개를 빼내려고 했는데, 지우개가 중간에 툭 끊어져 버렸다. 고무 지우개의 인장강도는 정말 터무니 없이 약한 것임을 미처 살피지 못했던 나의 불찰이다. 일단 남은 PLA 필라멘트로 열심히 퍼내서 겨우 지우개 찌꺼기를 다 파냈다. 나사를 넣고 하면 좋았겠지만 나사는 큰 파쇄기 본체에 붙박혀 있어서 뺄 수가 없었다. 이럴 때 다양한 육각 드라이버를 가지고 있었다면 조금 쉬웠지 않았을까, 공구 박스를 뒤져볼 걸 그랬다. 

그리고나서 제일 자신 없는 인두질을 시작했다. 미덥지 않은 중국산 인두기로 제대로 다듬을 수 있을까 걱정하며 최대한 꼼꼼하게 다듬어 보려고 노력하니 적당히 봐줄만한 정도로 마무리는 되었다. 내심 매우 기분이 좋았다. 인두기며 그라인더며 빨리 새로 사고싶다.  

신나게 집에 뛰어 가서 손잡이를 넣어 작동시켜 보았다. 너무 잘 돌아간다. 이렇게 비정형으로 부서져 버린 쪼가리 수리에는 프린터보다는 3D 펜이 훨씬 유용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프린터 구매 계획은 더 늦추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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