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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컷 만들기 : 접착력 떨어진 매트로 졸업 축하 토퍼 만들기

d0u0p 2023. 12. 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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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그렇게 과하게 많이 사용한 것 같지도 않은데 두 개나 있던 매트 상태가 벌써 좋지 않았다. 어느 정도 끈끈해야 뭘 올려도 착 달라붙어서 칼날이 돌아다니는 동안 흔들리지 않고 바르게 잘리는데, 접착력이 떨어진 상태의 매트를 그대로 사용하니 종이가 계속 들리고 칼날에 딸려 다니면서 자른데를 또 자르고 찢어지고 난리가 났다. 

결국 그 오랜 옛날 판넬 작업할 때 사용하던 스프레이 접착제 중 임시고정용 접착제인 75번을 찾아 나섰다. 

집 근처에서 가장 규모가 큰 문구점인 교보 문고에는 강력 접착용인 77만 판매중이었다. 77은 정말 조심해서 사용하지 않으면 모든 종이가 다 찰싹 달라붙어서 다시는 절대로 뗄 수가 없는 놈이라 사용할 수 없다. 77도 요령껏 멀리서 아주 살짝 도포하면 사용할 수는 있지만 애초에 임시 고정용 스프레이가 있는데 굳이 77을 들고 고생할 필요는 없다. 임시고정용 스프레이 접착제인 75를 사용하면 적당히 포스트잇처럼 잠깐 붙였다가 떼낼 수 있는 상태가 되므로 꼭 75가 필요했다. 다행히 교보문고 다음으로 찾아간 알파문구에 있었다. 심지어 사이즈도 두 가지라서 얼마나 오래 사용할지 알 수 없으니 일단 작은 사이즈를 들고 왔고, 내친김에 마스킹 테이프도 넓은 놈으로 하나 구매했다. 

원래 크리컷 전용 매트도 모눈이 표시된 가운데 부분만 끈적거리는 상태이니까 다른 부분은 스프레이가 닿지 않도록 일단 마스킹했다. 가장 넓은 마스킹 테이프를 들고 왔더니 한 번에 딱 막을 수 있어서 좋았다. 마스킹 처리한 매트를 현관 밖으로 들고 나가 스프레이를 훠이훠이 뿌려 주고 다시 들고 들어와 테스트를 해보니 이제 종이를 고정하는데 더 이상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제 매트를 추가 구매하지 않아도 계속 재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신난다. 나중에 기회 되면 길이가 조금 더 긴 패드나 하나 더 사둬야겠다. 작은 매트 사이즈에 맞추느라 가꿈 한숨이 나올 때가 있었다. 

벌써 중학교를 졸업하는 첫째 조카둥이의 졸업식 축하용 꽃다발에 꽂아줄 토퍼를 신나게 만들어 보았다. 크리컷 전용 스마트 바이닐의 은색은 고상해서 좋기는 한데, 그래도 반짝이는 느낌이 더 좋은 다른 시트지로 작은 글씨인 'congratulations'를 다르게 표현하려고 했더니 역시 쉽지 않았다. 크리컷 전용 바이닐은 떼기가 어려웠고, 다른 시트지는 아예 자르는것부터 어려웠다. 글씨를 약간 도톰하게 바꿔줘도 모든 글자가 제대로 잘리지 않고 몇 글자는 날아가고 찢겨서 애초에 같은 문장 하나를 세 줄을 넣고 잘랐다. 세 줄 정도 자르니 줄마다 잘 못 잘린 글자들이 적당히 서로 달라서 이쪽 저쪽 조합해서 한 줄을 완성할 수는 있었다. 시트지를 떼내고 붙이는 과정도 생각처럼 단숨에 쉽게 되지는 않아서 힘들었다. 몇 번 더 해 보면 요령이 생길 것 같기는 한데, 어느 세월에 요령이 생길만큼 토퍼를 만들어낼지도 모르는 일이다. 

일단 디자인은 예쁘게 잘 나와서 만족스럽다. 얼른 꽃다발에 꽂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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