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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엔 모밀, 그것도 성게알 듬뿍 올린 모밀, 신사 미미면가와 문래 몽밀

d0u0p 2023. 8. 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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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새우가 있지만 단새우는 언제나 품절이라 새우튀김을 곁들여 먹은 신사 미미면가, 성게알 냉소바는 23,000원

오래전부터 신사동 맛집이었던 미미면가를 오랜만에 찾아 갔다. 이왕 나선 길 본점으로 가보려고 했는데, 무더운 여름 날 평일 저녁이었는데도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고, 내부를 살짝 들여다 보니 만석도 아닌 것 같은데 줄은 줄어들 기색이 보이지 않아서 하는 수 없이 전에 몇 번 가 보았던 미미면가 신사역점으로 발길을 돌렸다. 이런 더위에 바깥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은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모두에게 해로운 일이다. 

신사역점은 다행히 바로 앉을 수 있었는데 여전히 언제나 그렇듯이 단새우가 함께 들어 있는 성게알 단새우 냉소바는 품절이라 먹을 수 없었다. 차선으로 일단 성게알 냉소바를 주문하고 새우튀김 토핑을 추가했다. 성게알 냉소바는 23,000원에 새우튀김 토핑은 3,000원이었다. 저녁 한 끼에 26,000원이라니 정말 호사스러운 느낌이었다. 

고소하게 튀긴 메밀면을 씹으며 소바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바로 옆에 있는 키오스크 앞에서 다음에 오신 손님들이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려서 잠깐 봤더니 주문할 때 넣었던 카드를 챙기지 않았었나 보다. 예전에 다른 식당 키오스크 앞에서 다른 누군가의 카드를 보고 어떤 사람이 이렇게 정신 없이 놓고 갔을까 한참동안 궁금해했었는데, 그런 어떤 사람이 따로 있는 게 아니었다. 아찔한 더위에 정신이 나갔었나보다. 

오래 전, 한 때는 신사동에나 가야 성게알 모밀을 먹을 수 있는 줄 알았는데 신사동 사무실을 떠나온 다른 사무실 근처에 성게알 모밀을 먹을 수 있는 식당이 생기면서 잊고 지내다가 어쩌다 기회가 생겨 다시 찾아 보았던 것인데 생각 보다는 감흥이 덜했다. 단새우가 없어서 새우튀김으로 폼을 잡아봤지만 아주 만족스럽지는 않았고, 담백하고 시원한 맛으로 그냥 먹었다. 본점은 뭐 좀 더 맛이 있을까 궁금해지기는 했는데 굳이 더운데 모험을 더 하고 싶지는 않았다. 시소 잎이 들어 있었던 것만 마음에 쏙 들었다. 새우튀김이 크지도 않았고, 튀김옷이 아주 나이스한 편도 아닌 것도 한 몫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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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직장인 점심 : 7월 점심 비용 정산, 최고가 점심은 솜씨 우니 모밀국수

2022년 7월 점심 월요일 화요일 수요일 목요일 금요일 7/4 청춘꼬마김밥 라볶이 4,500원 멸치김밥 4,300원 납작만두 3,500원 총계 12,300원 1인 6,150원 7/5 백소정 머슈롬 포크 카레 8,900원 7/6 청담동 마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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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사무실에서 가까운 한식당 솜씨의 성게 모밀은 작년 기준 19,900원이었는데 올 해는 얼마인지 아직 모른다. 9월에 복귀하면 한 번 가야겠다. 솜씨의 성게 모밀은 국물이 조금 더 간간하고 진해서 맛있다. 여전한지 궁금하다. 

달콤한 단새우장을 함께 곁들여야 하는 문래 몽밀 성게알 냉모밀

그리고 또, 오래 전에 김숙의 유튜브를 보다가 마음 속에 보관해 두고 있었던 맛집 중 하나가 문래동 몽밀이었는데 드디어 이번 여름에 찾아가 먹을 수 있었다. 신사 미미면가에서 먹을 수 없는 그 단새우는 정말 희미한 기억을 더듬어 보면 생새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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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수길 국수 맛집 : 미미면가

주말 일찍 무거운 몸을 질질 끌고 학원에 가서 졸음과 짜증에 지쳐 폭발하기 일보직전인 상황에서 고소한 소바를 먹고 모든 피로가 가셨다. 이렇게 단순한 사람이었나? 소바집이 작고 불편했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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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가 한정적이라 늘 품절인 것인지, 생새우를 먹을 수 있는 시기가 한정적이라 늘 품절인 것인지, 본점에만 있는 것인지는 알 수가 없는데, 이러저러한 이유 때문에 문래 몽밀에서는 생새우 대신 장을 담근 단새우장이 여러모로 편리해서 단새우장을 사용하고 있지 않을까 유추해 본다. 

새우장은 덮밥에도 올릴 수 있고 하니 유용하게 쓸 수 있어 괜찮은 조합인 것 같지만, 기본적으로 생새우의 단맛을 좋아하는 내 입에는 달큰한 간장에 담궈 놓은 새우가 너무 반갑지는 않았다. 새우를 몇 마리 얹어 주는지 모르겠지만 가격도 27,000원이고 이미 성게알로도 충분한데 단새우장까지 올려 놓으면 버거울 것 같은 느낌이 있었는데, 단새우장 3마리를 추가하면 6,000원이라고 적혀 있는 것을 보고 기본적으로 단새우장&성게알 냉모밀에 단새우장이 3마리가 올라간다고 생각해서 버거울 것 같다는 착각을 한 것 같기도 하다. 

문래 몽밀 메뉴

  • 냉모밀 11,000원
  • 단새우장 냉모딜 16,000원
  • 성게알 냉모밀 22,000원
  • 단새우장&성게알 냉모밀 27,000원 
  • 토핑추가 (단새우장 3마리 6,000원, 성게알 11,000원) 
  • 명란덮밥 11,000원
  • 단새우장덮밥 15,000원
  • 성게알덮밥 27,000원
  • 새우튀김 기본 2마리 8,000원 / 1마리 추가 시 3,500원(최대 2개 추가 가능)
  • 청양고추튀김 기본 2개 6,000원 / 1개 추가 시 2,500원(최대 2개 추가 가능)

메뉴 가격을 보면 성게알 냉모밀에 5,000원이 추가된 가격이 단새우장&성게알 냉모밀인데 토핑 추가할 때에는 3마리 6,000원이니 기본으로 3마리는 올라갈 것 같은 느낌이 맞을 것 같기도 하다. 달짝지근한 새우 세 마리는 역시 버거울 것 같다. 

결국 남편님의 카드를 들고 나오신 일행님께서 단새우장 덮밥을 주문하시고 성게알이 한가득 올려진 성게알 냉모밀을 하나 주문해서 단새우장 하나만 추가해서 맛을 보기로 했다. 

일단 성게알의 양이 미미면가와 현격하게 차이가 났고, 조명 탓인지 그림도 먹음직스럽고 예쁘게 나와 즐거웠다. 점심 시간이 시작되는 열 두시 근처에 도착하는 바람에 줄을 서려나 걱정을 했는데, 세 명, 네 명 오신 다른 분들은 자리가 없어 기다리고 계셨지만 두 명 자리는 마침 남아 있어서 기다리지 않고 바로 앉을 수 있어서 그또한 좋았다. 이 날도 역시 더운 날이라 다녀온 다음 날은 하루 종일 정신 없이 졸았다. 

맛은 크게 차이가 없었지만 곁들임으로 준비된 반찬에서도 정성이 보이는데다 맛이 있었고, 달콤하게 절여진 토마토가 상큼달콤해서 좋았다. 단새우장 덮밥은 생각했던것 만큼 달짝지근해서 아마 앞으로도 먹지는 않을 것 같지만 성게알 모밀이라면 이제 더이상 머나 먼 신사역까지 찾아갈 필요가 없겠다는 결론을 내리고 가벼운 마음으로 돌아왔다. 

식당이 크지는 않아서 그나마 평일이라 괜찮았을 수는 있다. 이래 저래 쉽지만은 않겠지만, 그래도 생각날 때 고민하지 않고 찾아갈 수는 있을 것 같다. 날씨가 좀 선선해 지면 한 번 더 다녀와야겠다. 기본 모밀에 새우 튀김을 먹어도 좋을 것 같다. 

몽밀은 극락왕생 바로 건너편에 있다. 사실 지난 번에 문래동 마실을 나섰을 때 몽밀의 위치가 궁금해서 확인차 찾아 나섰다가 에그타르트 맛집인 극락왕생을 우연히 발견하고 타르트와 커피를 마시고 왔었던 터라 이번에는 몽밀에서 점심을 먹고 바로 극락왕생으로 이동할 심산으로 길을 나섰던 터라 빼놓지 않고 다녀 왔다. 

2023.04.26 - [EATING] - 휴직한 직장인 문래동 마실, 영일분식, 극락왕생, 서울 아트책보고까지

 

휴직한 직장인 문래동 마실, 영일분식, 극락왕생, 서울 아트책보고까지

2023년 벛꽃이 절정일 무렵 문래동에 드디어 다녀왔다. 그간 궁금해 죽을뻔 했던 영일분식의 비빔칼국수를 점심으로 먹고 고척돔에 새로 생긴 아트책보고를 다녀오는 것이 그 날의 목표였다.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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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그타르트는 여전히 맛있었고, 시그니처인 밀크티를 주문해 보았는데 내 짧은 식견으로는 아마도 팔각일 것 같은 향이 아주 진하게 나서 다른 분은 거의 못 드셨다.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음료였다. 팔각이 감기에 좋은 향신료이기도 해서 감기약에도 많이 들어간다고 알고 있는데, 그 코푸시럽 등의 물약을 마실 때 나는 알싸한 그 향이 팔각의 향일 법 하고 그와 비슷한 향이 아주 진하게 퐁퐁 올라오는 밀크티였다. 왠지 절에서 맡을 수 있는 향 냄새와 비슷한 느낌도 있는데 카페 이름에 어울리는 향을 만들려고 노력한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일반적이지는 않아서 향신료를 개의치 않으시는 분들에게만 권할 수 있을 것 같다. 

디저트까지 완벽하게 먹고 올 수 있어 좋긴 했는데, 식당과 카페가 너무 붙어 있어서 소화시킬 수 있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아 힘들었다. 이렇게 먹고 다니는데 살이 안찔래야 안찔 수가 없다.다음엔 극락왕생과 최대한 멀리 떨어져 있는 곳에서 점심을 먹고 천천히 걸어가기로 한다. 그또한 날씨가 선선해 지면 움직여 보기로 한다. 진짜 너무 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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