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일찍 무거운 몸을 질질 끌고 학원에 가서 졸음과 짜증에 지쳐 폭발하기 일보직전인 상황에서 고소한 소바를 먹고 모든 피로가 가셨다. 이렇게 단순한 사람이었나? 소바집이 작고 불편했으면 어쩌면 더 예민해졌을 수도 있는데, 한가하고 여유로와서 참 좋았다.
원래 가로수길에서 목표로 했던 곳은 제주 고기국수집이었는데 몇 년 지나지 않았는데 사라지고 없었다. 점심시간이 너무 짧아서 샌드위치로 간단히 때우는 바람에 깔깔해진 입 안을 매콤새콤한 국수로 달래 주고 싶었는데 국수집이 사라져서 그동안 쭈욱 마음에 품고 있었던 미미면가를 갈 수 있어서 행운이었다.
2호점인 줄 몰랐다. 예전에 가 봤던 기억을 더듬어 갔던 것인데 확장 이전해서 2호점이 된 건지 원래 이 장소가 2호점인건지 잘 모르겠다. 전에 있던 장소와 거의 비슷했고, 그 때는 반지하 정도 되는 작은 공간이었는데 건물 분위기로 봐서는 같은 위치에 지하를 더 파내서 매장을 만들어 낸 신기한 느낌이었다. 넓고 조용해서 좋았다. 북적북적한 가로수길에서 파라다이스를 만난 기분이었다.
역시나 단새우 성게 소바를 먹고 싶었지만 단새우가 떨어진 저녁 시간이라 어쩔 수 없이 성게만 들어 있는 소바를 주문해서 먹다가 새우 맛이 탐나서 결국 새우튀김 토핑을 추가했다.
냉소바라서 기름 뜨는 토핑을 얹기에는 약간 애매했지만, 그런대로 괜찮았다. 친구는 가지튀김 온소바에 항정살 토핑을 추가했는데, 항정살 토핑 처음 먹어 본 것이었는데 고소하고 맛있었다. 나중에 온소바 먹을 때에는 꼭 항정살 토핑을 추가하기로 다짐하게 되었다. 온소바는 항정살과 대파구이 소바가 있는데, 지금 봤다. 일단 다음에 단새우를 못 먹으면 항정살 대파구이 소바에 도전하기로 한다.
온소바에는 아래 사진에서 보이는 튜브 속에 들어있는 유자 소스를 넣어 먹으면 좋다고 안내가 되어 있었는데, 향긋한 맛이 너무 좋아서 집에 들고 오고 싶었다. 유자 튜브 소스는 어디서 구할 수 있을까 궁금해 졌다.
친구의 친구분까지 함께 한 자리라 친구가 정산하기로 했는데, 뭔 계산을 어떻게 했는지 18,000원짜리 성게소바에 토핑까지 주문했는데 16,600원을 내라고 했다. 친구의 친구분이 왠지 손해 보셨을 것 같은데, 다시 갚을 기회를 노려 보겠다.
미미면가 메뉴
냉소바
성게알 (대) 28,000원
성게알 (소) 18,000원
단새우 성게알 18,000원
마즙과 성게알 19,000원
마즙 13,000원
항정살 구이 13,000원
붕장어튀김 15,000원
새우튀김 2p 12,000원
새우튀김 1p 10,000원
가지튀김 10,000원
어묵튀김 10,000원
우메보시 10,000원
냉소바 9,000원
온소바
성게알 (대) 28,000원
성게알 (소) 18,000원
고등어구이 18,000원
항정살과 대파 구이 13,000원
붕장어튀김 15,000원
새우튀김 2p 12,000원
새우튀김 1p 10,000원
가지튀김 10,000원
어묵튀김 10,000원
우메보시 10,000원
냉소바 9,000원
'EATI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의도 직장인 점심 : 더 이상 새롭지 않은 차별화된 식재료를 사용한다는 뉴오리진 (0) | 2019.03.08 |
---|---|
여의도 직장인 점심 : 지나친 배려가 부른 참사, 한옥집육곳간 (0) | 2019.03.08 |
여의도 직장인 회식 : 소고기 vs 돼지고기 (2) | 2019.03.06 |
종로진낙지와 익선동 동백양과자점 (0) | 2019.03.06 |
공짜 커피 마시기 (0) | 2019.03.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