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직장인 회식 : 소고기 vs 돼지고기

​사내 여론은 돼지고기가 우세하다. 여의도는 특별히 직영점이라 그런 것인지 흑돈가의 오겹살이 정말 맛이 있어서 전체 사원이 모이는 회식의 기본은 흑돈가이며, 혹시 다른 메뉴를 1차로 정해도 삼삼오오 모여 2차로 흑돈가에 꼭 가신다. 삼성동에 있는 흑돈가도 가 본 적 있지만 확실히 여의도 지점과는 고기 맛이 다르다. 심지어 제주도에서 대충 먹은 흑돼지들보다 여의도에서 먹은 이 돼지고기가 더 맛이 있다. 제주에서도 흑돼지 맛집 좀 가 보고 싶다. 

그리고 아주 잠깐 외도하여, 소고기로 회식한 적이 있었다. 2인분을 주문하면 2인분을 더 주고, 4인분을 주문하면 4인분을 더 주는 황소갈비에 갔었다. 토시살과 갈비살이 세트로 나오는데, 정육식당 스타일이어서 그런지 먹는 내내 그냥 정신이 혼미하고 산만했다. 

​토시살이 훨씬 마음에 들었다. 갈비살도 생각보다 질기지 않고 고소하게 잘 먹긴 했는데 토시살이 더 좋았다. 처음에 2+2나 4+4로 주문하고 나면 원하는 메뉴만 추가해서 주문할 수 있어서, 나중에는 토시살을 주로 먹었던 것 같다. 그러고보니 한우였나? 모르겠다. 뭐 그냥 소고기라는 것만 반가워하며 먹었는데, 모두들 흑돈가보다 많이 먹지 못했다. 풍부한 기름진 맛이 오히려 식욕을 떨어뜨렸다고나 할까? 가끔 소고기 생각날 때 가면 좋을 것 같긴 한데 추가양념이나 야채를 직접 가져다 먹어야 하니 번거롭기도 하고 대체로 전체 식당 분위기가 번잡해서 정신이 없었다. 

흑돈가는 예전에는 이 정도 규모까지는 아니었는데 점점 매장이 확장되어 지하와 1층, 2층까지 공간이 늘어났고, 대규모 단체와 소규모 단체 모두 적절하게 분리된 공간에서 회식을 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그러고 보니 꼭 좋은 고기 많이 먹고 싶은 욕구만으로 회식 장소가 정해지는 것은 아닌가 보다. 다음 회식으로 양념 돼지갈비를 먹고 싶다고 외쳐 보았으나 알 수 없다. 이번에 흑돈가였으니 다른 메뉴가 되겠지만 1차를 간단히 하시고 다시 흑돈가에서 2차를 하시게 될텐데, 그럴 거면 그냥 1차부터 흑돈가를 가도 되지만 그래도 다양성을 추구하시는 팀장님을 응원하고 싶다.